성진은 잔뜻 쌓인 서류더미를 이리저리 쳐다보더니 일이 손에 안잡히는 듯 펜을 놓고는 자신의 의자에 기대었다.
-띠리리-
“이사님, 어느 여자분이 이사님 만나뵙기를 원합니다.”
“누구지?”
“이혜림양 이라고 합니다.”
“들어오라고해”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 긴장을 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맞을 준비를 했다.
몸상태까지 안좋은데도 그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걸 보면 무슨 중대한 일이 있으리라. 그것도 아주급한..
-탁-
혜림이 들어오자 성진은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서와. 몸은...”
“이사님.. 당신이 그렇게 잘난 사람인지 몰랐네요..”
증오로 가득찬 혜림의 시선에 당황한 성진이 뒤쪽으로 물러났다.
“도대체 무슨일이지?”
“몰라서 묻나요? 당신이란 사람 참 뻔뻔하군요. 그래요. 당신이 원하는걸 줄께요.”
아직까지도 그녀의 말을 이해못한 성진이 어리둥절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갑자기 혜림은 자신의 코트를 벗기 시작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곧바로 이어서 그녀의 실크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시작했는데 그 사이로 그녀의 하얀 브래지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야?”
혜림의 행동에 놀란 성진이 그쪽으로 다가와 그녀의 두손을 움켜쥐었다.
“왜이래요. 방이 아니라서 싫은가요? 당신 집으로 갈까요?”
“이혜림”
화가 난 성진은 여전히 그녀의 팔을 붙잡은채 였다.
“무슨 일인지 말을 해.. 나에게 이러는 이유를 말이야”
갑자기 그의 팔을 뿌리친 혜림은 얼굴을 감싸쥔채 울부짖으며 그에게 소리쳤다.
“돈으로 절 샀잖아요. 흐흐흑. 아버지에게 돈을 준 사람 당신 맞잖아요.”
“그건...”
성진은 잠시 할말을 잃고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기만 하였다. 어떤식으로든지 그의 아버지에게 돈을 준
건 사실이였다.
“그렇게해서라도 저와 자고 싶었나요? 당신을 거부한 여자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거죠”
“아니야. 난....진심으로 당신을...”
성진은 순간 말을 멈추었다. 사실은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여자에게도 그런말을 해본적이 없었기에 그말이 쉽게 나오지가 않았다.
“난 혜림 당신을 좋은여자라고 생각해.. 그리고....진심으로 원해”
그는 아직까지도 울고있는 혜림에게 다가가 살며시 그녀의 옷을 올리고는 단추를 채워주었다.
“미안해. 난 당신을 도우려고 한거였어. 이렇게 당신에게 상처줄지는 몰랐어.”
“제가 어떻게 하길 바라죠.”
성진은 잠시동안 그녀를 쳐다보고는 손을 들어 혜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 신부가 되어줘. 단 한나밖에 없는 내 아내 말이야”
“영광이군요. 돈의 댓가로 결혼이라니..후훗”
비웃는 혜림의 얼굴을 본 성진은 아직까지 오해를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답답해하며 바라보았다.
“아직까지도 날 못믿는건가?”
“아뇨. 그 당신의 믿음까지도 제가 믿어야 한는거 아닌가요? 결혼하도록 하죠.”
뭔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결혼식날짜는 그쪽에서 통보해줘요. 그럼 저 가볼께요.”
“이혜림”
돌아서는 그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지금 성진이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나가고 나자 성진에게선 절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주일뒤-
신영은 자신의 고급스러운 화장대앞에서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다. 몇시간뒤면 혜림과의 만남이 있기 때문이였다.
오늘 신영은 혜림과의 만남에서 그녀와 자신의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을 손수 보여줄필요가 있었다. 일부러 그녀는 값비싼 명품들만 걸쳤는데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오늘 저녁 주인공은 혜림이 아닌 그녀가 될터이니..
30분이 훨씬 지난시간임에도 신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혜림은 짜증스러운 듯 시계를 계속 쳐다보았다. 이런 만남은 두 번다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혼과 관계된 일이라 어쩔수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더 흐른후 화려하게 차려입고 등장한 신영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안녕하세요.”
“사실대로 말하면 안녕하지 못하군요.”
차가운 신영의 말에 벌써부터 기분이 상한 혜림은 앞으로의 시간이 두려웠다.
“오늘 왜 보자고 하셨나요?”
“후훗. 당신같으면 남의 남자 뺏아간 여자 안보고 싶겠어요? 저 담배한대 피죠.”
신영은 자신의 핸드백에서 담배를 뽑아내더니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연기가 혜림의 쪽으로 날라들자 그녀는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냥 앞으로 명심해줬으면 하구요. 그와 전 오랜시절부터 서로의 섹스상대였어요.”
신영의 말을 듣고 있는 혜림은 가슴이 아파오는걸 느꼈다.
“그..그게 어쨌단 말이죠?”
“그가 결혼하던 말던 상관없어요. 우리 사인 변함 없을테니까요.”
“마음대로 해요. 어차피 그의 부인은 그쪽이 아니라 제가 될테니까요.”
혜림또한 지지않겠다는 듯이 신영을 쳐다보며 아무렇지 않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괜히 열만 내봤자 자기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자신감이 아주 넘치는군요.. 후훗. 근데 뭘 착각하시는 것 같아서 말해주고 싶어요. 그 남자가 왜 결혼
하려는지 아나요?”
“......”
“그가 언젠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결혼하는 이유는 아이를 갖고 싶을뿐..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라구요..
혜림씨는 평범해서 좋다고 그러더군요. 그말은 바람을 펴도 잘 참아줄수 있는 여자처럼 보인다는 말이
죠.”
또박또박 얘기하는 신영의 말은 비수처럼 혜림의 가슴에 꽂히기 시작했다. 성진과는 돈 문제 때문에 결혼한다는 생각은 하고있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싶었다. 그런데 그동안 자신의 착각이였다.
“상..상관 없어요. 어차피 그와 결혼한다고 결심해으니 다 상관 없다구요. 나와 결혼해서도 둘이 만나던
말던 난 상관안한다구요?”
“당신 참 바보야. 내가 이렇게 설명을 해줘도 모른단 말이야? 그는 내 남자라구..네 까짓게 넘봐선 안돼
는 사람이라구?”
격분한 신영이 혜림을 향해 온갖 욕설과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고 그래도 반응이 없는 혜림이 얄미운지 그녀쪽으로 손이 올라갔다.
“도대체 이게 무슨짓이야”
혜림을 올려부치려던 신영의 손은 누군가에 의해 제지당했다.
성진은 화가난 듯 신영의 손을 꽉 잡고 있었는데 그녀가 아픈지 소리를 지르자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여기 자기가 왠일이야?”
신영이 놀란 듯 성진을 쳐다보았다.
“저 먼저 가죠. 두분이서 얘기하세요.”
혜림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곧바로 커피숍을 나가버렸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소릴 한거야”
“사실대로 말해준 것 밖에 없어. 내가 언제 거짓말 하는거 봤어? 그냥 자기와의 잠자리선배로써 한마디
충고해줬지.. 별 반응없던데?”
성진을 경멸이 담긴 눈으로 신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분명 그녀에게 함부로 굴지 말라고 일렀던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은여자 만나면서도 나는 잊지 않았잖아. 근데 저년이 등장하고부터 당신은 내 오피스텔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구...."
"잘된 것 아닌가. 앞으로도 찾아가지 않을테니 말이야...그리고 절대 나타나지마라“
그는 자신을 노려보는 신영을 멀리하고는 혜림이 나간 문쪽으로 걸어나가더니 잠시 멈춘체 마지막으로 신영을 쳐다보았다.
“아 그리고. 자기란 호칭을 앞으로 쓰지 않는게 좋을 것 같군. 내 신부가 될 여자가 들으면 기분나빠 하니깐 말이야"
혜림은 급하게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왠일인지 오늘따라 택시잡기가 힘이 들었다.
오늘 그녀는 당당하게 행동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와 결혼하는 사람은 그녀자신이라고 내가 승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성진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관심이 있었기에 결혼을 원하는줄로 그녀는 알고있었지만 그는 단지 2세를 얻기위해 우둔한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한것이었다.
“미안해”
어느새 다가온 성진이 그녀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자 그녀는 관심없다는 듯이 어깨짓을 해보일뿐이었다.
“상관없어요. 그리고 원한다면 그 여자 계속 만나세요.”
“아니 내가 원하는 여자는 당신밖에 없어”
“한성진씨 제발 부탁인데요. 결혼하는 날까지 절 그냥 내버려 두시면 안될까요? 부탁이에요. 이렇게 당
신 마주하고 있는것도 저에겐 너무나 힘이 든다구요.”
“오늘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 내 어린시절 얘기...."
"다음에 들을께요. 그럼“
성진의 말을 자르고나서 혜림은 때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고는 그 차에 올라탔다.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며 성진은 언젠가는 자신의 진실을 그녀에게 털어놓을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빌고 있었다.
-딩동-
“누구세요?”
“저 혜림이에요.”
-철컹-
현관문이 열리고 나자 추리링차림의 현승이 나왔다.
“어서와요. 오늘 안그래도 일찍 퇴근했길래 궁금했었는데..들어와요.”
“아뇨. 그냥 술생각이 나서 들렀어요. 저랑 길가 포장마차에서 술한잔 하실래요?”
“좋죠. 잠시만 기다려요.”
현승은 부리나케 방쪽으로 뛰어가더니 자신의 외투를 껴입고 나오기 시작했다.
“저 현승씨 좋아해요.”
난데없는 그녀의 말에 현승은 한참동안 기침을 해대었다.
“저도 혜림씨 좋아해요. 큭큭 아주 많이요.”
“그래요? 제가 어디가 좋은가요? 난 그렇게 이쁘지도 않고 제 멋대로고 가진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혜림의 모습을 본 현승이 진지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혜림씨만 쳐다보면 그냥 웃음이 나오는 걸요.”
“바보에요. 현승씨는...나도 그렇지만”
“그러게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녀가 달아날까봐 고백하지 못하는 바보 멍충이죠”
그의 말에 혜림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현승씨 미안해요.”
“아뇨.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혜림씨 잘못이 아닌거잖아요.”
“난...난...그사람을....”
“알고 있어요. 혜림씨 그사람 사랑한다는거요.”
“근데.....”
말을 잇지 못하고 참고있던 혜림의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그거 알아요? 사랑하는 여자가 울고 있으면 그 남자의 속은 미칠 듯이 타버린다는거요.”
“흐흐훗. 누가 그랬어요”
반은 웃음으로 반은 울음으로 혜림은 현승을 쳐다보았다.
“제가요. 이제 더 이상 울지 말아요. 앞으로 새신부가 될텐데 눈물 흘리면 남들이 흉본다 말이에요.”
그들은 몇시간뒤 포장마차에서 나왔는데 이미 술에 취한 혜림이 비틀거렸고 옆에서 현승이 부축하고 있었다.
“안되겠어요. 혜림씨 업혀요.”
현승은 그녀의 앞으로가 그 자리에 앉았다.
“아뇨. 걸을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업을수 있게 해줘요. 이때가 아니면 언제 업어보겠어요.”
극구 혜림은 사양했지만 현승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그녀는 어쩔수 없이 그의 등에 업혔다.
“나 무거울텐데...”
“이게 뭐가 무겁단 말이에요. 많이 먹어야하겠구만..”
혜림은 가만히 현승의 어깨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조금있으니 현승의 체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제 지금 소원이 뭔지 알아요?”
“뭐에요?”
“이렇게 혜림씨 업고 날이 샐때 까지 걸어가는거요.”
“후훗.. 그러다가 현승씨 다리 무사하지 못할걸요.”
“하하....걱정말아요. 튼튼합니다. 아 그리고 저번에 혜림씨가 좋아한다던 노래 외웠어요.”
“정말요? 불러봐요.”
“쿡쿡..음치라고 놀리기 없습니다.”
혜림은 알수 있었다. 현승이 비록 웃으며 얘기하더라도 자신 때문에 가슴이 많이 아파한다는 것을...
그는 나의 백마탄 왕자님 -13-
한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은...
성진은 잔뜻 쌓인 서류더미를 이리저리 쳐다보더니 일이 손에 안잡히는 듯 펜을 놓고는 자신의 의자에 기대었다.
-띠리리-
“이사님, 어느 여자분이 이사님 만나뵙기를 원합니다.”
“누구지?”
“이혜림양 이라고 합니다.”
“들어오라고해”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 긴장을 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맞을 준비를 했다.
몸상태까지 안좋은데도 그를 만나러 여기까지 온걸 보면 무슨 중대한 일이 있으리라. 그것도 아주급한..
-탁-
혜림이 들어오자 성진은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서와. 몸은...”
“이사님.. 당신이 그렇게 잘난 사람인지 몰랐네요..”
증오로 가득찬 혜림의 시선에 당황한 성진이 뒤쪽으로 물러났다.
“도대체 무슨일이지?”
“몰라서 묻나요? 당신이란 사람 참 뻔뻔하군요. 그래요. 당신이 원하는걸 줄께요.”
아직까지도 그녀의 말을 이해못한 성진이 어리둥절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갑자기 혜림은 자신의 코트를 벗기 시작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곧바로 이어서 그녀의 실크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시작했는데 그 사이로 그녀의 하얀 브래지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야?”
혜림의 행동에 놀란 성진이 그쪽으로 다가와 그녀의 두손을 움켜쥐었다.
“왜이래요. 방이 아니라서 싫은가요? 당신 집으로 갈까요?”
“이혜림”
화가 난 성진은 여전히 그녀의 팔을 붙잡은채 였다.
“무슨 일인지 말을 해.. 나에게 이러는 이유를 말이야”
갑자기 그의 팔을 뿌리친 혜림은 얼굴을 감싸쥔채 울부짖으며 그에게 소리쳤다.
“돈으로 절 샀잖아요. 흐흐흑. 아버지에게 돈을 준 사람 당신 맞잖아요.”
“그건...”
성진은 잠시 할말을 잃고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기만 하였다. 어떤식으로든지 그의 아버지에게 돈을 준
건 사실이였다.
“그렇게해서라도 저와 자고 싶었나요? 당신을 거부한 여자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거죠”
“아니야. 난....진심으로 당신을...”
성진은 순간 말을 멈추었다. 사실은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여자에게도 그런말을 해본적이 없었기에 그말이 쉽게 나오지가 않았다.
“난 혜림 당신을 좋은여자라고 생각해.. 그리고....진심으로 원해”
그는 아직까지도 울고있는 혜림에게 다가가 살며시 그녀의 옷을 올리고는 단추를 채워주었다.
“미안해. 난 당신을 도우려고 한거였어. 이렇게 당신에게 상처줄지는 몰랐어.”
“제가 어떻게 하길 바라죠.”
성진은 잠시동안 그녀를 쳐다보고는 손을 들어 혜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 신부가 되어줘. 단 한나밖에 없는 내 아내 말이야”
“영광이군요. 돈의 댓가로 결혼이라니..후훗”
비웃는 혜림의 얼굴을 본 성진은 아직까지 오해를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답답해하며 바라보았다.
“아직까지도 날 못믿는건가?”
“아뇨. 그 당신의 믿음까지도 제가 믿어야 한는거 아닌가요? 결혼하도록 하죠.”
뭔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결혼식날짜는 그쪽에서 통보해줘요. 그럼 저 가볼께요.”
“이혜림”
돌아서는 그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지금 성진이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나가고 나자 성진에게선 절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주일뒤-
신영은 자신의 고급스러운 화장대앞에서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다. 몇시간뒤면 혜림과의 만남이 있기 때문이였다.
오늘 신영은 혜림과의 만남에서 그녀와 자신의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을 손수 보여줄필요가 있었다. 일부러 그녀는 값비싼 명품들만 걸쳤는데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오늘 저녁 주인공은 혜림이 아닌 그녀가 될터이니..
30분이 훨씬 지난시간임에도 신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혜림은 짜증스러운 듯 시계를 계속 쳐다보았다. 이런 만남은 두 번다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혼과 관계된 일이라 어쩔수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더 흐른후 화려하게 차려입고 등장한 신영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안녕하세요.”
“사실대로 말하면 안녕하지 못하군요.”
차가운 신영의 말에 벌써부터 기분이 상한 혜림은 앞으로의 시간이 두려웠다.
“오늘 왜 보자고 하셨나요?”
“후훗. 당신같으면 남의 남자 뺏아간 여자 안보고 싶겠어요? 저 담배한대 피죠.”
신영은 자신의 핸드백에서 담배를 뽑아내더니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연기가 혜림의 쪽으로 날라들자 그녀는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냥 앞으로 명심해줬으면 하구요. 그와 전 오랜시절부터 서로의 섹스상대였어요.”
신영의 말을 듣고 있는 혜림은 가슴이 아파오는걸 느꼈다.
“그..그게 어쨌단 말이죠?”
“그가 결혼하던 말던 상관없어요. 우리 사인 변함 없을테니까요.”
“마음대로 해요. 어차피 그의 부인은 그쪽이 아니라 제가 될테니까요.”
혜림또한 지지않겠다는 듯이 신영을 쳐다보며 아무렇지 않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괜히 열만 내봤자 자기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자신감이 아주 넘치는군요.. 후훗. 근데 뭘 착각하시는 것 같아서 말해주고 싶어요. 그 남자가 왜 결혼
하려는지 아나요?”
“......”
“그가 언젠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결혼하는 이유는 아이를 갖고 싶을뿐..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라구요..
혜림씨는 평범해서 좋다고 그러더군요. 그말은 바람을 펴도 잘 참아줄수 있는 여자처럼 보인다는 말이
죠.”
또박또박 얘기하는 신영의 말은 비수처럼 혜림의 가슴에 꽂히기 시작했다. 성진과는 돈 문제 때문에 결혼한다는 생각은 하고있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싶었다. 그런데 그동안 자신의 착각이였다.
“상..상관 없어요. 어차피 그와 결혼한다고 결심해으니 다 상관 없다구요. 나와 결혼해서도 둘이 만나던
말던 난 상관안한다구요?”
“당신 참 바보야. 내가 이렇게 설명을 해줘도 모른단 말이야? 그는 내 남자라구..네 까짓게 넘봐선 안돼
는 사람이라구?”
격분한 신영이 혜림을 향해 온갖 욕설과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고 그래도 반응이 없는 혜림이 얄미운지 그녀쪽으로 손이 올라갔다.
“도대체 이게 무슨짓이야”
혜림을 올려부치려던 신영의 손은 누군가에 의해 제지당했다.
성진은 화가난 듯 신영의 손을 꽉 잡고 있었는데 그녀가 아픈지 소리를 지르자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여기 자기가 왠일이야?”
신영이 놀란 듯 성진을 쳐다보았다.
“저 먼저 가죠. 두분이서 얘기하세요.”
혜림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곧바로 커피숍을 나가버렸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소릴 한거야”
“사실대로 말해준 것 밖에 없어. 내가 언제 거짓말 하는거 봤어? 그냥 자기와의 잠자리선배로써 한마디
충고해줬지.. 별 반응없던데?”
성진을 경멸이 담긴 눈으로 신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분명 그녀에게 함부로 굴지 말라고 일렀던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은여자 만나면서도 나는 잊지 않았잖아. 근데 저년이 등장하고부터 당신은 내 오피스텔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구...."
"잘된 것 아닌가. 앞으로도 찾아가지 않을테니 말이야...그리고 절대 나타나지마라“
그는 자신을 노려보는 신영을 멀리하고는 혜림이 나간 문쪽으로 걸어나가더니 잠시 멈춘체 마지막으로 신영을 쳐다보았다.
“아 그리고. 자기란 호칭을 앞으로 쓰지 않는게 좋을 것 같군. 내 신부가 될 여자가 들으면 기분나빠 하니깐 말이야"
혜림은 급하게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왠일인지 오늘따라 택시잡기가 힘이 들었다.
오늘 그녀는 당당하게 행동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와 결혼하는 사람은 그녀자신이라고 내가 승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성진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관심이 있었기에 결혼을 원하는줄로 그녀는 알고있었지만 그는 단지 2세를 얻기위해 우둔한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한것이었다.
“미안해”
어느새 다가온 성진이 그녀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자 그녀는 관심없다는 듯이 어깨짓을 해보일뿐이었다.
“상관없어요. 그리고 원한다면 그 여자 계속 만나세요.”
“아니 내가 원하는 여자는 당신밖에 없어”
“한성진씨 제발 부탁인데요. 결혼하는 날까지 절 그냥 내버려 두시면 안될까요? 부탁이에요. 이렇게 당
신 마주하고 있는것도 저에겐 너무나 힘이 든다구요.”
“오늘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 내 어린시절 얘기...."
"다음에 들을께요. 그럼“
성진의 말을 자르고나서 혜림은 때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고는 그 차에 올라탔다.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며 성진은 언젠가는 자신의 진실을 그녀에게 털어놓을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빌고 있었다.
-딩동-
“누구세요?”
“저 혜림이에요.”
-철컹-
현관문이 열리고 나자 추리링차림의 현승이 나왔다.
“어서와요. 오늘 안그래도 일찍 퇴근했길래 궁금했었는데..들어와요.”
“아뇨. 그냥 술생각이 나서 들렀어요. 저랑 길가 포장마차에서 술한잔 하실래요?”
“좋죠. 잠시만 기다려요.”
현승은 부리나케 방쪽으로 뛰어가더니 자신의 외투를 껴입고 나오기 시작했다.
“저 현승씨 좋아해요.”
난데없는 그녀의 말에 현승은 한참동안 기침을 해대었다.
“저도 혜림씨 좋아해요. 큭큭 아주 많이요.”
“그래요? 제가 어디가 좋은가요? 난 그렇게 이쁘지도 않고 제 멋대로고 가진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혜림의 모습을 본 현승이 진지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혜림씨만 쳐다보면 그냥 웃음이 나오는 걸요.”
“바보에요. 현승씨는...나도 그렇지만”
“그러게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녀가 달아날까봐 고백하지 못하는 바보 멍충이죠”
그의 말에 혜림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현승씨 미안해요.”
“아뇨.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혜림씨 잘못이 아닌거잖아요.”
“난...난...그사람을....”
“알고 있어요. 혜림씨 그사람 사랑한다는거요.”
“근데.....”
말을 잇지 못하고 참고있던 혜림의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그거 알아요? 사랑하는 여자가 울고 있으면 그 남자의 속은 미칠 듯이 타버린다는거요.”
“흐흐훗. 누가 그랬어요”
반은 웃음으로 반은 울음으로 혜림은 현승을 쳐다보았다.
“제가요. 이제 더 이상 울지 말아요. 앞으로 새신부가 될텐데 눈물 흘리면 남들이 흉본다 말이에요.”
그들은 몇시간뒤 포장마차에서 나왔는데 이미 술에 취한 혜림이 비틀거렸고 옆에서 현승이 부축하고 있었다.
“안되겠어요. 혜림씨 업혀요.”
현승은 그녀의 앞으로가 그 자리에 앉았다.
“아뇨. 걸을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업을수 있게 해줘요. 이때가 아니면 언제 업어보겠어요.”
극구 혜림은 사양했지만 현승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그녀는 어쩔수 없이 그의 등에 업혔다.
“나 무거울텐데...”
“이게 뭐가 무겁단 말이에요. 많이 먹어야하겠구만..”
혜림은 가만히 현승의 어깨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조금있으니 현승의 체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제 지금 소원이 뭔지 알아요?”
“뭐에요?”
“이렇게 혜림씨 업고 날이 샐때 까지 걸어가는거요.”
“후훗.. 그러다가 현승씨 다리 무사하지 못할걸요.”
“하하....걱정말아요. 튼튼합니다. 아 그리고 저번에 혜림씨가 좋아한다던 노래 외웠어요.”
“정말요? 불러봐요.”
“쿡쿡..음치라고 놀리기 없습니다.”
혜림은 알수 있었다. 현승이 비록 웃으며 얘기하더라도 자신 때문에 가슴이 많이 아파한다는 것을...
‘현승씨 미안해요. 처음우리 만난날..내가 현승씨 첫사랑이라고 얘기해줬다면...빨리 알았다면...’
곧바로 들려오는 현승의 노래소리에 혜림은 가만히 두눈을 감고 모든 생각을 떨쳐 버렸다.
나의 하루를 가만히 닫아주는너 은은한 달빛따라 너의 모습 사라지고
홀로 남은 골목길에 수줍은 내 마음만
나의 아픔을 가만히 알아주는 너 눈물흘린 시간뒤엔 언제나 네가 있어
상처받은 내 영혼에 따스한 네 손길만
처음엔 그냥 친굴줄만 알았어 아무 색깔없이 언제나 영원하길
또다시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 아무 아픔없이 너만은 행복하길
널 만나면 말없이 있어도 또 하나의 나처럼 편안했던거야
널 만나면 순수한 네 모습에 철 없는 아이처럼 잊었던거야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안녕하세요~~앞으로 혜림은 성진과 결혼할것같아요~~~가 되어야하지만...아직까지도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답니다.~~예기치못한 상황이 일어나거든요..
하여튼 오늘은 여기까지~~~
잼나게 읽으시구요....내일 또 만납시다
난 자러 갑니다....(오래 책상에 앉아있었더니 등에 쥐가 나기 시작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