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폭언으로 이혼을 결심했어요.

뚜뚜바바2020.03.14
조회9,720
안녕하세요.
이혼의 문턱에 있는 결혼 5년차 주부입니다.
인생에 중요한 결정이니 만큼 조언을 받고 싶어요.
객관적인 입장을 듣고 싶어서 디테일하게 쓰려하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수도 있겠네요 ㅠ


먼저 남편의 성격은 예민하고 계획적이고 꼼꼼하고 머리 회전이 빨라요.
남편가족은 자수성가한 타입이에요. 남편이 어릴적에는 가난했지만, 아버님이 죽을 힘을 다해 일하고 노력하신 덕분에 재산도 많으시구요. 아버님이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이 있으셨지만, 어머님께서 순종적이고 현명하게 가정생활을 하셨고, 외동아들인 남편도 그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어린시절 또래로부터의 괴롭힘과 맞벌이 부모님으로 인한 외로움과 방치 등으로 남편은 사춘기 시절 굉장히 심하게 일탈, 폭력들을 많이 저지르며 컸다고해요. 그에 비하면 지금은 사람됐다고요.

그에 비해 저는 낙천적이고 단순하고 느긋하고 게으르기도 하구요.
저희 집은 아빠의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아빠는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같이 살지 않았고 한달에 한번정도 볼수 있었어요. 몇년 후에는 그 주기는 더 길어졌구요. 엄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타 지역에서 일을 하셨고 저와 동생은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엄마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은 기억은 별로 없지만, 그때당시는 엄마아빠도 어쩔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족에 대한 기대보다는 제 스스로가 노력하고 열심히 잘살자고 생각하는 타입이에요


연애한지 3개월만에 임신을 알게되어
부랴부랴 사귄지 6개월만에 결혼을 하게되었어요.
결혼 준비를 할때도 부딪히는 부분이 많고 남편 성격이 워낙 세서 제가 감당할수 없을 것 같고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했어요. 결혼준비하면서 참많이 울었네요. 그래서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려 했는데 남편이 잘하겠다고 하고 뱃속에 아이도 있으니 결혼을 진행했구요.


남편은 저와 사귈 당시 아버님께서 암투병 중이셨고 어머님역시 암수술을 하셨어요. 그리고 개인사업을 준비하고 있었구요.
그래서 갑작스러운 임신 소식에 당황하긴 했지만, 저에 대한 사랑과 확신보다는 아버님께 행복한 가정과 손주를 보여드릴 수 있으니 결혼을 결심했을 것 같아요.


결혼 후 남편은 처음 사업을 자리잡는 중이라 수입이 없었어요. 저는 다니던 회사가 있었고,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그만두게 되었지만, 월급과 출산휴가 급여 등으로 1년간의 생활비를 댈수 있었어요.
남편도 점차 사업을 자리잡아 그 이후로는 생활비를 받을 수 있었어요.
당시 남편은 아버님 암투병, 사업에 대한 부담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등으로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반면 저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지속된 독박육아와 남편의 화가 많고 가부장적인 모습,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었어요. 끊이지 않는 가사와 육아로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면 왜 그걸 자기한테 시키냐고 화를 냈어요. 정말 집에서는 자기 먹은 그릇도 싱크대에 갖다놓지 않을정도로 집에서는 손도 까딱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남편 사업을 돕느라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남편이 하루에 하나씩 글을 올리라고 해서, 저는 신생아 키우면서 그건 불가능하다. 내가 할수 있을만큼 노력해보겠다 했더니 화를 내며 쇄골쪽을 눌러 위협 하더라구요. 폭력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부터 이혼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저대로 남편에게 마음이 멀어지고 남편이 미웠고, 남편이 힘든 상황인거 알면서도 참 안됐다가도 힘이 되어 주고 싶지가 않은 혼란스러운 마음이었어요.

남편은 힘이 되어주지 않은 저의 모습에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해요.
남편이 저에게 '아버님 이제 얼마 안남으셨대.." 하고 이야기하면 "어떡해 우리아버님...힘들겠다.." 하다가도 얼마 안지나서 자기에게 화를 냈다고 해요.
그리고 집에서 모처럼 쉬려는 본인에게 뭐 좀 하라며 시키고 시달리게 하여 자기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고 하구요. 저때문에 죽고 싶기도 하고 아버님이 돌아가시면 바로 이혼을 하려고 했었다고 해요.

저 또한 결혼생활동안 반복되었던 온갖 폭언, 폭력적인 상황들로 이혼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들었어요. 그냥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의견이 나오면 갑자기 시한폭탄처럼 폭발을 하며 폭언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제가 자기와 다른 의견을 내면 자기를 무시하고 가장을 하찮게 대접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정말 별것도 아닌 일들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제 이마를 밀고 어깨를 밀치며 정신병자니 쓰레기니 죽여버린다 집나가라 이혼하자 폭언을 했었어요. 저 역시 이혼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아프신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어린 아이 생각에 참았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서로가 서로에 대해 사과하고 그 상처를 덮고 앞으로 잘 살자 하고 여러차례 이야기도 나눴었지만, 남편은 늘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그러다 작년 말쯤 남편이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 이야기가 나왔고 "그 새끼 가만히 안둔다"식의 말을 욕설을 섞어서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왔고 아이 들으니 그만하라고 이야기했어요. 남편이 흥분해서 주먹으로 식탁을 치자 컵이 떨어져 와장창 깨졌고 아이가 밟을수도 있으니 빨리 치우라고 하자 자기가 떨어뜨린게 아니라며 저보고 치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치우라고 하자
"죽여버린다 __년아" 하더니 제 목덜미를 잡더니 아이방 침대로 끌고 가더라구요. 그러더니 저를 눕혀서 목을 잡고 조르려했어요. 저는 "살려주세요!!" 소리치며 발버둥쳤고요. 근데 그모습을 아이가 보고는 울음을 터뜨리자 남편이 정신이 들었는지 멈추더라구요. 그 후 사과를 하다가 제가 받아주지 않고 따박따박 따지자 "겁대가리 없으면 가만히 있어라 __년아." 하고 나갔고, 자기 죽는다고 했다가, 그날밤 반성하고 밤새도록 울었다며 잘하겠다며 사과했고, 남편은 그 이후로 정신과를 다녔어요.
높은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이라고 해요.

그 후에도 남편은 사업이 잘 되지 않고 힘들다고 하며 저의 위로를 바랐고, 제가 제대로 응하지 않을 때마다 저에 대한 무시와 비하를 쏟아냈어요. 예전처럼 쌍욕과 직접적인 폭력을 쓰지 않을뿐 마찬가지라 생각하구요.

남편이 얼마나 저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있는지는 알겠어요. 남편이 힘든때에 더 맘편히 쉬게 못해주고 힘들게 했던 점은 진심으로 미안하고 후회해요... 그런데 보통 다른 사람들은 자기에게 폭언 욕설 폭력을 써도 상대를 위해 기꺼이 힘이 되어주나요? 저는 아무리해도 그게 안되더라구요...
남편은 그게 제 부모가 무책임하고 사랑못받고 자라서 그렇다고 저와 제부모님이 다 변해야 된다고 하네요..

어쨌든 노력하고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요 근래 양가에서도 이 상황을 다 알게 되어 이혼을 진행하게 될것같아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혼이 최선이라 생각하는데, 제 생각이 틀린건 아닐까요?

아이는 제가 키우고 싶고 또 키워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편도 아이에 대한 집착이 장난아니라 깔끔하게 헤어질수 있을거 같진 않아요. 저는 월 200 벌고 있도 친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별로 없구요. 남편은 사업은 지금 힘들지만 시댁이 무척 여유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편의 저런 폭력적인 성향을 아이가 그대로 닮으며 크지 않을까 걱정도 되요. 아님 정말 제가 큰 죄를 지은거라 남편이 저에게만 폭력을 쓴거라면 다행이지만요...

두서도 없고 글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어떤 댓글이든 달아주시면 깊게 생각해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