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아파트 지나가다가 울었어

ㅇㅇ20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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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급 아파트 주변을 지나가다가, 그 곳으로 들어가는 엄마와 아이를 봤다. 내 속은 잠시 복잡미묘해지다가, 이내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헝클어지고 미어졌다. 그 고급 아파트는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염원이요, 아무리 다가가려 해도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밤하늘의 별 같은 존재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출생과 동시에 부여받는, 지극히 당연한 삶의 요소였던 것이다!

우리 집은 많이 불우하다. 아버지는 5년 전 공사장에서 허리를 다치신 후 일어나지 못하고 계시고, 어머니께서는 월 150을 받고 가정부 일을 하시며 우리 가족 5명을 먹여살리신다. 다른 어린 아이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울 때, 나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감추는 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나는 첫 연애에서, 평소 데이트비용 분배의 불균형으로 인해 짜증이 나 있는 여자친구에게, 집안 형편의 비밀을 들킨 후, ''거지새끼''라고 말하며 이별을 통보했던 그녀의 목소리와 눈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가난은 죄악이고, 그걸 감추지 못했기에 나는 벌을 받은 것이다.

나는 그 이름도 모르는 아이가, 마음이 찢어지도록 부러웠다. 왜 나는 최소한의 행복 추구마저 허용되지 않은 채 매일을 생존의 기로에 서서 하루하루를 살아남아야 하고, 왜 저 아이는 남들이 선망하고 원하는 모든 것을 태어남과 동시에 당연한 권리처럼 지니고 있는가? 내가 저 아이보다 뭐가 뒤떨어지길래? 나는 어째서 이런 꼴로 살아야 하는가? 오늘따라 더욱 간절하게 자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