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러브) ** 그럭저럭 살아가던 여자의 쇼킹한 결혼 ** [6]

귀여운누나200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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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 결혼했어요!!!

 

 

 

 

 

오늘 왜 이렇게 덥냐?


아직 한 여름도 아니고 겨우 6월 중순인데 날이 찌는 듯이 덥다.


정말 짜증난다.


근데 진짜루 짜증나는 일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때문일 것이다.


지금 뭐하냐 구요?

 

사실 시간상으로는 태교음악 틀어놓고 태교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어야 하는데,
지금 막힌 하수구 뚫고 있다.

 

이 아줌마들이 진짜 ~~~

 

 내가 분명히 하수구 막힌다고 흙은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했는데 그냥 막 버려서 하수구가 막혀 버렸다.


안 그래도 돈도 안 되는 강좌에 수시로 하수구를 막으니 우리 센터소장이 좋아 할 리 없다.


아까도 와서 땀 삐질 흘리며 하수도 뚫고 있는 모습을 뚫어지게 째려보고 갔다.


소장이 그렇게 뚫어져라 째려봐도 뚫리지 않더니 (?) 이제야 조금 내려가나 보다.


다행이다.


내 선에서 해결이 되니.


그나저나 큰일이네. 태교 도예가 폐강됐다.


요즘은 애 낳는 철이 아닌가?...


하여튼 오늘은 기분 안 좋다.


덕분에 일찍 끝내고 센터를 나오려고 하는 데 데스크 아가씨가 소장이 찾는단다.


올것이 왔구나, 순간 나는 얼굴이 굳어졌다.


내 얼굴을 보고 아가씨가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처참한 이 심정!


3층 소장 방까지 가는  내내 맘이  무겁고, 무슨 사형 선고받으러 가는 사람의 심정이었다.


센터소장은 50대쯤(정확한 나이를 모름) 되어 보이는, 그 나이의 아줌마들이 그렇듯이 뚱뚱하다.


물론 본인은 본인이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라고 생각한다.


지난 겨울 모피코트를 입고 와서는 데스크 아가씨들에게 이 정도 옷은 자기 몸매정도니까 어울린다며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곤 자기 친구들 중에 자기만큼 날씬한 몸매를 소유한 친구가 없다면서 친구들이 자기를 부러워한단다.


옷 발 잘 받는다고.


데스크 아가씨들은 다 끄덕끄덕 호응을 해 줬는데, 난  빈말은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 그 자리를 떠났었다.


참! 아줌마가 아니고 아가씨다.


언제나 짙은 화장을 하고 있는 데 화장의 포인트는 볼연지다.


하얀, 아주 하얀 얼굴에 소녀처럼 핑크빛 볼연지를 한푼 에누리 없이 불 정 중앙에 그려 넣
은 얼굴이다.


흡사 펭귄 같이...  진짜 펭귄 같다.


얼마 전 남극 세종 기지에서 근무했던 여성이 쓴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보면 펭귄에 관련된
그림이 여러 장 있었다.


난 그걸 보고 정말 배꼽 빠지게 웃었다.


그래도 그녀는 일 만큼은 철저하고 완벽주의자에 꼼꼼하다.


일면 존경스럽기두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니, 벌써 그녀의 방 앞이네.


마음을 가다듬고 똑 똑 똑.


"네"


"어서 와요. 거기 않아요"


이상하게 부드럽다.


더 두려움이 생긴다.


원래 사람이 나쁜 말을 하기 전에 오히려 잘 해주지 않던가?!!


"왜, 부르셨는지?"


"일단 차 한 잔하면서 얘기하죠."


'웬 차?'


 ' 그냥 할말 하세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


" 태교도예도 폐강되고 해서 그냥 하는 얘긴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 도예가 센터에 크게 도움이 안 돼요. 그건 알고 있죠?"


"..."


" 아니 뭐, 그래서 부른 건 아니구, 그래도 요즘 추세가 도예 쪽은 고급강좌에 속하니까, 수업은 깔려 있을 필요는 있죠. 센터의 수준을 위해."


" 그래서 내가 생각해 봤는데.. 방학 때 말예요. 어린이들을 위한 강좌를 깔았으면 싶은데."


" 내 직관이 맞다 면 수강생이 많을 거예요. 수업 깔아도 괜찮죠?"


' 아이구 괜찮죠. 휴~ '


"네, 제가 미쳐 그 생각을 못했네요."


" 아무나 할 수 있나, 나니까 하는 거지."


잘난 척은. 사실 틀린 소린 아니다.


" 그리구, 경자 씨는 굳이 이런 일 안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왜 힘들게 이런 일 해요?"


윽~  이건 웬 뒤통수 때리는 강펀치, 그만 두라는 건가?


" 막 말 루 남편이 의산데, 집에서 살림이나 하면서 고상하게 취미 생활 즐기며 살수 있는데..."


" 아, 네... 그래두 제 일을 해야죠?"


" 하긴 그래요. 요즘 사람들은 결혼해도 개인 생활은 따로 즐긴 다죠? 좋은 세대다."


" 나두 경자씨 세대에 태어났으면 결혼했을 것 같아. 우리 때는 그저 여자가 결혼하면 살림에 치대여 살구,"


" 나 두 아마 결혼했으면 살만 뒤룩뒤룩 쪄서는 집에서 뒹굴뒹굴, 더 늙었을 거야.우리 시대 남자들은 여자들의 일을 인정을 해야 말이지."


" 혼자 사니까 이 몸매 유지하면서 나이보다 젊게 사는 거라 구요"


" 네(웃음으로 호응)"


" 근데, 경자씨, 경자씨 신랑이 성형외과 의사 랬지?"


" 네"


" 저 그래서 말인데, 나 얼굴 좀 했으면 좋겠는데 좀 알아봐 줘."


" 네? 안 하셔 두 보기 좋으신 데 어딜 하시려 구요? (속마음: 그 나이에 무슨) "


" 아이, 요즘은 예쁜 사람이 더 한답디다."


" 그러지 말 구, 나 여기 눈 꼬리 주름하고 얼굴 좀 당기 구, 코 좀 세우고, 턱도 좀 깎고, 쌍꺼풀도 좀 하구, 데스크 아가씨들 말이 신랑 병원에 연예인들도 많이 와서 고치고 갔다 구 잘한다고 소문났다던데. 좀 알아봐 줘요. 응?"

 


와!  덥긴 진짜 덥네!


오늘 그래도 일진이 많이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너무 긴장했던 걸 생각하니 기분이 가볍다.


그나저나 어쩌지?


걱정이네.


민혁이 한테 뭐라 구 얘기하지?


괜히 부담되네.


물론 얘기하면 잘 들어 줄 것이다.


그는 지나치게 버릇이 없다거나 고집스럽다거나 하지 않고 내 얘기를 잘 들어 주는 편이다.


나 또한 그렇구.


그래서 난 웬 만 하면 그에게 부담이 돼 거나  그와 관련이 없는 사적인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근데...어쩐다...


소장 부탁인데...


에이 모르겠다. 오늘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아! 참 말씀 안 드렸나요?


우리 결혼했어요. 한  6개월 정도 돼 가나...


그냥 그렇게 장난처럼 했죠.


어떻게 사냐 구요?


그냥 그렇게 살죠.


서로에게 크게 욕심부리지 않 구 산다는 게 정답이 겠네요.


따로 또 같이 아세요?


어떤 날은 같이 밥 먹 구 어떤 날은 따로 밥 먹 구 어떤 날은 얼굴한번 못 볼 때도 있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같이 앉아 텔레비전 볼 때도 있고 가끔은 빨래도 해주고 밥도 해주고 안 해주면 안 먹 구 뭐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