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오심, 그리고

박지성 쵝오200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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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판정을 하는 기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온지도 꽤나 되었다.

 

시험삼아 몇경기 적용해보기도 했고...

 

헌데 그때마다 도입에 반대하는 가장 큰 논리가 바로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 라는 축구에 대한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수식어였다.

 

그리고 그 애매모호함 만큼이나 이 표현은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동의를 얻었고,

 

아직 피파는 기계의 도입에 시큰둥 하다.

 

과연 "인간적인" 이라는 표현은 어떠한 뜻인가?

 

기계의 도입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던 중 나온 것이니,

 

"기계처럼 정확하지 않은"의 다른 표현인가?

 

그렇다면 인류는 "정확하지 않은"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열광하는 특이한 족속인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축구의 "룰"을 보다 심도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축구의 "룰" 자체는 일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여겨진다.

 

혹시 누구 "룰" 자체가 불공정 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일반적으로 이 "룰"은 양팀 동일하게 적용이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된다.

 

헌데, 모든 스포츠 혹은 모든 사회 현상에서 그것이 과연 공정한 것일까?

 

스포츠가 수학이었다면, 이미 반증에 의해 증명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경마다. 경마에서는 게임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핸디" 라고 불리는 안장의 무게를

 

조절해, 이론상(통계학적인 이야기라 정확하진 않아도) 모든 말이 동시에 들어올 것이라

 

기대되는 무게를 맞춘다.

 

이를 축구에 적용해보면, 브라질이 우리나라와 붙는다면 브라질 선수들의 유니폼에 10Kg 씩

 

추를 달아 이론상 비기는 경기가 되도록 해야 "공정"한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넌센스라고? 그렇다. 말이 안된다.

 

하지만 이런 헛소리를 하는 것은, 애초에 적어도 "축구"에서는(사실 대부분의 사회현상이 그렇지만)

 

"공정"이라는 것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같은 "룰"을 적용한 다는 것 자체가 보기에 따라 이미 "불공정"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스위스 전에서 불공정 했다고, 흥분하고, 맘 상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거다.

 

원래부터 "공정"한 것이 없었는데, 무슨 기대를 했길래, 맘 아파하는냐는 이야기다.

 

"인간적인 스포츠"라는 표현에는 처음부터 인간의 세계가 그러하듯 축구도 "불공정"한 경기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거다.  그래서 "오심도 경기의 일부일 뿐"이다.

 

오히려  문제는 거기서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을 것이냐는 거다.

 

그리고 그건 결과가 말해주는거다.

 

이번엔 우리가 불리했다. 왜냐고? 졌기 때문이다. 다음엔? 모르는 일이다.

 

축구엔 "공은 둥글다"는 말도 함께 있으니까.

 

 

 

 

 

P.S 참고로 지난번 2002년엔 우리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보다 "유리"했다. 왜냐고? 우리는 이겨서 4강에 갔기 때문이다. 결코 홈이어서가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