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힘이 나나요

Mnbvvc2020.03.19
조회6,233
안녕하세요
저는 안녕하지 못한 것 같아요
힘내라는 말을 여기저기 매체에서 많이 듣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힘을 낼 수 있는지 몰라서 여쭙고 싶어요

저는 35살 여자입니다
불안정하고 불행한 가정에서 그저 나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했고 핑계지만 수능을 어처구니 없이 망해 지방대를 갔습니다.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재수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쉬지않고 일을 했습니다. 학원 강사로 나름 열심히 일했습니다. 월급이 적고 대우가 좋지는 않아도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잘 맞더라구요.
워낙 박봉이고 어릴 때부터 독립을 했던터라 월급을 받고 아껴아껴 생활하고 얼마 남지 않은 티끌을 모으며 살았습니다.
사기를 당했습니다. 제가 한탕 욕심에 눈이 멀었던 것도 아니고 사기란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쓸 수 없음을 이해바랍니다.

먹을 것 아끼고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한 소비가 아니라 생존과 관련된 소비를 하며 빚을 갚아왔고 지금은 여전히 큰 금액이지만 그동안의 것 보다는 많이 남지는 않았습니다.
연애 결혼에 큰 관심도 없었지만 경제적 심적 여유가 없어 지척에 사람을 둘 수 없었습니다. 크게 외로움을 느끼는 타입도 아니구요..

어려운 상황가운데에도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작년에는 대학원 졸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전공의 석사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고 박사를 한다고 해도 최소 5년이 더 걸리기에 지금은 젊지만 박사과정 이후를 생각하면 적은 나이도 아니기에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공부를 해도 불투명하지만 안하면 억울할 것 같아 올해까지만 더 억척스레 살아 어느정도 자금을 마련하고 내년께 진학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근데 역병이 도네요. 저는 무급휴가를 통보 받았고 개학 연장은 점점 길어지네요. 저는 아이들이 소중하고 그들의 생사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이에 대한 불평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억울함과 답답함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주변 상황은 같고 환경은 나를 무기력과 사지로 몰아넣는 것 같습니다.
삶은 길고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데 삶에서 단 맛을 본 적보다 암울한 쓴 맛을 본 경험이 압도적이라 이 세상에 정말 희망이란 게 존재하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그저 평범 이상의 사람들이 노동력 충족을 위해 만들어 낸 최하층 계급을 향한 계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저 그런 삶을 이어나가도 괜찮은데 지금 상황은 나락의 끝에 있는 것 같습니다. 죽겠다는 건 결코 아닌데 더 살아서 좋은 것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뭐 결론은 자꾸 모든 것이 내 탓이구나 싶고.. 이런 상황에서 내가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살은 하고 싶지 않지만 살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혼자 살기에 이런 저런 사고도 많은 세상이라 엊그제 유서도 일기처럼 써 두었습니다.

사실 힘내라고 말해주는 주변인도 없어 혼자 힘을 내야지라고 마음 먹는데 어떻게 힘을 내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살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도움을 요청하는 걸 보니 살고 싶은것도 같네요. 정말이지 저는 표리부동한 인간이네요.
무슨 말씀을 써 주셔도 괜찮은데 부모님을 생각하란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들의 이기적인 행동과 말로 연 끊고 산지 꽤 됐습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