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남편 vs 아내

뭐가문제인가요2020.03.29
조회5,034
안녕하세요.
가끔 네이트 판 눈으로만 보다가 답답한 마음에 처음으로 글 남겨보아요.

저는 해외 사는 결혼 8년차 30대 남자입니다.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제가 사는 곳도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도 문을 닫아 두 아이도 집에 있어서 네 가족이 한 집에서 24시간 붙어있은지 벌써 1주 반에서 2주가 다 되어 가네요.

사건은 제가 재택근무 하던 이번주 초 고객과 통화중 일어났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전기 패널을 만드는 회사인데 정확히는 제 전공은 아닙니다만 입사 후 7년 동안 사내에서 포지션을 바꿔가며 지금은 세일즈 매니저 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 바이어들이 필요한 부분을 저희한테 보내면 제가 견적을 내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고객 바이어는 저희 회사와 관계도 좋고 평소에 연락을 주고 받던 사이라 서로가 잘 알지만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테크니컬한 부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프로젝트 매니저나 엔지니어와 직접 통화해서 분명히 해야할 부분이 생겼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재택 근무 시작한지 이틀 차 아직 회사 전화도 셋업이 안돼서 제 핸드폰으로 전화하려고 하는데 엔지니어 연락처가 없어서 전화를 달라고 이메일을 썼더니 스카이프로 전화를 하라며 링크를 보내줬습니다. 그 사이 제가 다른 동료한테 전화가 와서 한 십여분 늦게 엔지니어에기 전화를 하니 왜 이제야 하냐며 처음부터 기분 나쁘게 말을 시작했습니다. 상황 설명을 했더니 알겠다며 질문이 뭐냐고 물으며 대화를 시작하는데 갑자기 무시하는 말투로 이 나라에 온지 얼마가 되며 제 전공이 이쪽 아니지 않냐, 난 바쁜데 너한테 처음부터 다 설명해줄 수는 없다며 제가 묻지도 않았는데 무시하는 투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제 말은 듣지도 않고 계속 하는데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중간에 겨우 말리며 제 얘기를 했습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이 고객 요구 사항에 정확히 나와 있지 않고 확실하지가 않아 다시 컨펌하려 한건데 저런 식의 반응에 살짝 저도 기분이 상했습니다. 마음 속으론 고객이 아니면 욕을 퍼붓고 전화를 끊고 싶었지만 고객이기에 그렇지 못하고 선을 지키며 제 전공은 아니지만 이 회사에서 몇년을 일하며 그런 기초적인걸 모르지는 않다, 오히려 다시 한번 확실히 하고자 물어본거다 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습니다. 엔지니어는 또 궁금한게 있으면 전화 하라는 말에 저는 바쁜데 뭘 전화하냐며 됐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고객이지만 이런 무례한 반응에 저는 제 매니저와 통화하며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같이 흥분하며 엄청난 욕을 하며 나중에 고객 바이어한테 얘길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곧 점심 시간이 되어 온 가족이 모여 점심을 먹으며 제가 와이프에게도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더니 와이프는 무심하게 지금 바이러스로 인해 프론트 라인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이 저렇게 고생하는데 마치 저는 별일 아닌걸로 투정부린다는 식으로 얘기를 합니다. 제가 같이 욕을 해달라는건 아니였지만 누구보다 제가 그런 모욕적이고 기분 나쁜 소릴 들었는데 동조는 커녕 그 사람도 바이러스 때문에 지금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거라며 제가 오히려 이해가 안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그 순간 누구보다 저는 더 황당하고 답답했습니다. 매니저한테 얘기할 땐 같은 직종에 있다보니 제가 겪은 일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해줬지만 와이프는 이쪽 일을 잘 모르다보니 힘들게 서론부터 많은 이야기를 하며 설명을 했는데 저런 반응에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참고로 결혼 전 와이프는 의료계에서 일을 했던터라 이 바이러스 사태 후에도 마스크 공급 부족 사태 및 의료진들 걱정에 SNS에 시간마다 뉴스를 올리고 집에서 마스크를 만들며 모든 신경이 예민해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정부에서 발표하는 뉴스를 보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하며 이런 상황을 한가롭게 방관하는 자세로 있던건 아닌데 와이프는 마치 저를 배불리 불평 불만한 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그 후에 이해 못하면 됐다고 하며 다시 일을 했습니다. 아무리 예민해져 있다해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미안하다고 한마디 줄 알았던 저와 오히려 제가 아직도 그 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와이프의 태도.. 몇일 째 기본적인 대화 외엔 거의 얘기를 않고 있습니다. 속좁은 남편인건가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