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답장 늦어서 미안해. 생각지도 못하게 연락이 와서 나도 조금 당황했어. 음... 너랑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해봤어. 그렇게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우린 헤어지는 게 맞다는 거였어. 예전엔 네가 나한테 돈 아끼고, 네가 나한테 연락도 아끼고, 네가 애정 표현도 아끼고 했던 것들에 대해서 한동안 많이 원망했었어. 나는 너한테 이렇게 내 돈과 내 시간과 내 감정을 아끼지 않는데 너는 왜 나한테 돈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고 감정도 아낄까? 왜 나한테 돈을 아낄까? 너에게 나는 네 돈을 써가면서까지 만나고 싶진 않은 남자인걸까? 왜 너는 나에게 연락을 먼저 하지 않을까? 내가 먼저 연락해서 제발 만나달라고 사정사정이라도 해야 그나마 유지될 수 있는 관계인 걸까? 왜 너는 애정 표현을 안할까? 좋아한다 사랑한다 한마디 해주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내가 별로인 남자일까? 왜 너는 나를 위해서 조금도 노력해주지 않을까? 다른 남자들은 연애하면 자존감이 올라가는데 왜 너는 오히려 내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열등감만 생기게 할까? 생각만 해도 원망스럽더라고. 그래서 그렇게 감정도 격해지고 화도 내고 그랬던 거였는데. 널 너무 좋아하니까 그래도 만나고 싶고, 또 만나면 한없이 우울해지고, 그래도 너무 좋아하니까 다시 만나고 싶고... 악순환의 반복이었어. 그런데 너랑 헤어지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 혼자서 생각할 시간도 많아지니 생각도 점점 바뀌더라. 네가 나를 위해 노력해주지 않는다고 원망했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나도 딱히 노력한 적도 없더라고. 그냥 너를 너무 좋아했으니까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돈도 시간도 감정도 쓰게 되는 거였는데. 날 그만큼 좋아하지 않는 너에게 똑같은 걸 강요하는 건 좀 우스운 거지. 사람 마음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노력해야만 생기는 마음이라는 걸 진정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냥 내가 널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네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했어야 했는데,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니까 괜히 너한테 날 더 사랑하라고 떼쓰고 강요했던 거 같다. 이 나이 먹고 애처럼 굴었던 거지. 시간 지나고 내 스스로를 돌아보니 너무 낯뜨겁고 부끄럽네 ㅎㅎ... 단 여기까지가 내가 저지른 잘못이라면 다시 만나자고 붙잡는 건 너의 욕심이야. 너와 나의 마음의 크기가 많이 다르다는 걸 사귀는 동안 몇번이나 확인했었는데, 그걸 내가 다 감내하면서까지 사귈 순 없어. 이미 내가 지난 1년 반동안 해봤잖아. 너무 고통스럽더라. 이젠 그거 더 이상 못하겠어. 너는 나에게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서 내가 너에게 주는 사랑받는 느낌은 포기하기 싫은 거, 그렇게 되면 너는 당연히 좋겠지. 사랑 받으니까. 그런데 나는 더 이상 그럴 힘이 없어 ㅎㅎ... 나도 이젠 나랑 마음의 크기가 비슷한 좋은 분 만났으니 사랑 주는 만큼 사랑 받고 싶고 너랑 만나면서 떨어졌던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어. 나도 이제 행복하고 싶다. 그러니까 연락은 그만 해줬으면 좋겠어. 만나는 분이 너를 너무 불편해 해. 네가 이 분 입장이었어도 아직 정식으로 사귀지도 않은 남자의 전애인 문제로 속 썩이고 싶진 않을 거 아냐. 나도 더 이상 널 원망하지 않으니 너도 그만 미안해하고 그만 마음쓰고 너도 너랑 마음의 크기가 비슷한 사람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카톡도 안 읽어도 괜찮고 답장 안해도 괜찮아. 잘 지내.
남친 장문 카톡 한번만 봐주세요 뭐라고 답장해야 할까요...?
보시다시피 제가 차였구요..
지금 오빠가 지금 만나는 여자랑 정식으로 사귀기 전에 한번만 마음 돌려놓고 싶어요..
정말 인간말종쓰레기 아닌 이상 차단같은건 안하는 사람이라서 저도 차단은 안 당했어요..
한번만 카톡보내서 마지막 기회를 얻고 싶어요...
제가 잘못해서 헤어진 거 백번 천번 인정해요 ㅜㅜ
비난하셔도 좋고 욕하셔도 좋으니 한번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