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족이 이상한 건지 제가 이상한 건지 봐주세요 한 번만

ㅇㅇ20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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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살 여학생입니다. 결시친에 글 쓰는 점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저기 조언을 구해봐도 답이 안 나와서요... 글이 길어질 수 있으나 제가 이상한 건지 제 가족들이 이상한 건지 한 번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쳐가는 기분이 들어요.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후반부만이라도 봐주세요...

저는 11살 때쯤 아버지의 폭력성 때문에 부모님의 사이가 안 좋아지셔서 엄마, 남동생, 저 이렇게 셋이 집을 나왔습니다. 법적으로 이혼은 안 하셨고요 별거 중입니다. 아빠는 원래 살던 대구에 계속 거주하시고요 저랑 엄마, 남동생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큰 외삼촌, 큰 외숙모, 작은 외삼촌, 작은 외숙모가 계시는 경기도로 이사를 갔습니다.

일단 갈 곳이 없으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기로 했는데요 반지하 원룸에 두분이서 살고 계시더라구요. 냄새도 나고... 좁고... 아빠는 양육비를 주지 않으셨고 연락만 하면 욕이  날라오니 엄마가 가장이 되셨어요. 엄마는 일 때문에 항상 늦게 들어오셔서 제가 그때부터 당뇨병, 치매를 앓고 계시던 외할머니와 폐병을 앓고 계신 외할어버지를 돌보고 3살 어린 남동생도 돌보고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때부터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 거 같아요. 경기도로 이사를 오면서부터 중1 때는 큰 외삼촌 때문에 집 안 가구 곳곳에 빨간 스티커가 붙고,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여러 일들이 있었어요. 그래도 버티다 보면 행복한 날이 오겠지 하고 버텼어요.

그러다 고1 때 집에 돌아와보니 외할머니가 돌아가계셨더라고요. 남동생이 처음으로 발견하고 신고를 했대요. 엄마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쓰러지셔서 뇌출혈이 오시는 바람에 대학병원에 바로 실려가시고 큰 수술도 받으셨어요. 할머니 장례식장에 있으면서도 엄마 걱정도 되고 엄마까지 없으면 난 가족이 철 없는 남동생 밖에 없는데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 등등 여러가지 감정이 겹치더라고요. 울고 싶었어요. 울고 싶었는데 엄마 회사 동료분들이나 친척 분들이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이 넌 장녀니까 울면 안 된다 우는 모습 보이지 말고 책임감을 가져라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꾹 참고 버텼어요.

저랑 남동생은 잠시 작은 외숙모, 작은 외삼촌 댁에 맡겨졌어요. 외숙모 댁에 가기 전 엄마 회사 동료 분들이 절 몰래 부르더니 저한테 약 30만원 정도가 담긴 돈 봉투를 주시더라고요. 동료 분들이 모아서 저한테 주신 것 같았어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비상용으로만 혼자 갖고 있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돈 봉투를 받고 저와 남동생은 외숙모 댁으로 가게 됐습니다.

작은 외숙모 성격이 엄청 쌈닭이고 드세요. 그런 성격이시다 보니까 저절로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원래 저희가 살던 집이 아니기도 하고... 그래서 전 다시 제가 살던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어요. 작은 외숙모 댁이랑 저희 집이 가까웠거든요. 남동생은 그냥 외숙모 댁에 있는다길래 저 혼자 약 한 달 동안 회사 동료 분들이 주신 30만원으로 알아서 살았어요. 가끔 외숙모 가족이 챙겨주시고... 

그런데 어느날 외숙모 외삼촌이 신발을 사러 가자 하더라고요. 갑자기 왜 나랑 남동생한테 잘해주시지? 외숙모네가 부유한 가정이 절대 아닌데 돈을 왜 이렇게 갑자기 펑펑 쓰시지? 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튼 신발가게에서 외숙모네 아들 (저한텐 사촌동생) 신발 하나, 저희 남매거 하나씩 사고 외숙모네가 마트에서 20만원 넘게 장보고 가는 길에도 너무 너무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갑자기 우리한테 잘해주실까... 돈을 왜 이렇게 많이 쓰실까...

알고보니 엄마가 큰 수술을 받으시면서 엄마의 남동생, 즉 작은 외삼촌이 엄마의 카드를 관리하게 되셨고 엄마 회사에서 나오는 월급? 같은 걸 다 쓰고 저희 아빠가 외숙모댁에 애들 잘 부탁한다고 한 달에 100만원 정도씩 보내셨나봐요. 아빠가 저한텐 말도 안 하고... 그걸 외숙모댁이 저희한테 말 한마디도 안 하고 계속 자기들한테만 쓰고 있던 거에요. 전 혼자 나가 살았으니 아무것도 몰랐고요, 나중에 남동생한테 외숙모댁에 살 때 어땠냐고 슬쩍 물어보니 사촌동생이랑 자기랑 차별이 심했고 반찬이 부실했고 어쩌고 하면서 불평만 늘어놓더라고요. 동생과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너무 맘이 아팠어요, 동생을 혼자 두고 나왔던 게.

이 일 때문에 외숙모네랑은 연을 끊었고 엄마가 퇴원을 하시면서 정말 정말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엄마가 일을 못 나가시니 생활비가 없어서 제 고등학교 등록비, 급식비도 못낼 정도로 궁핍해졌어요 생활이. 그래서 전 고2 때 자퇴를 했어요. 학교 다닐 돈이 없어서... 하지만 제 꿈은 작곡가였기 때문에 공부와는 상관이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언젠간 성공할 날이 올 거라 꼭 믿고 나라에서 검정고시 교재도 지원받고 음악학원 지원도 받고 알바도 하면서 아주 열심히 살았습니다. 근데 자퇴를 하니 문제점이 엄마를 간호해야할 시간이 훨 늘어났다는 거에요.

엄마를 간호하는데 하루를 다 써요. 정말로. 뇌수술을 하셨다보니 말도 어눌하시고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하세요. 그래서 작은 심부름부터 집안일까지 하나하나 제가 다 해요. 엄마가 1시간 거리 떡볶이 집에서 떡볶이 포장해오라고 하면 전 왕복 2시간이나 걸려가며 갔다와야해요. 남동생은 이제 중3이라 친구들이랑 놀기 바쁘고 집안일 좀 도우라고하면 여자는 주방에서 당근이나 썰라고 하고... 진짜 미치겠어요. 엄마는 심부름을 저만 시키고, 동생도 심부름을 저만 시키고... 동생은요 저랑 엄마한테 쌍욕은 기본이고요, 때리기까지 해요. 이런 상황에서 엄마랑 동생은 제 성공을 바라고 있고... 가출도 해봤지만 할 게 못 되더라고요. 갈 곳이 없어서... 그래도 제 엄마니까 걱정이 되긴 되고... 

차라리 엄한 아빠가 있는 집으로라도 가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검정고시 공부와 대학 입시와 가정일... 진짜 하루종일 무슨 생각만 하냐면요 난 집안일만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엄마는 날 부려먹으려고 낳았나? 난 누구지? 내가 죽어야 끝날까? 라는 생각만 들고요 죽고 싶은 생각만 나요. 매일 설거지랑 요리, 빨래만 해서 손이 다 터서 너무 아파요. 그냥 제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난 뭐하러 존재하는 사람인가... 난 왜 존재할까... 집에 있으면 욕만 먹는데... 너무 힘들어서 어디다가 풀고 싶은데 결시친이 도움이 많이 된다해서 글 끄적여 봤습니다. 수험, 대학 부담 스트레스로도 너무 힘들어요 ㅠㅠ... 전 왜 존재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