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20살 여자고, 첫사랑은 18살 8월에 시작해서 19살이 되던 해 2월에 끝났음. 첫 연애고, 좀 답답한 내용일 수 있는데 어렸을 때니까 이해부탁.
18살 여름방학에 엄마가 나를 재수학원에 집어넣었었음. 방학에는 재수학원에서 특강이랍시고 고딩들도 받고 했거든. 나는 거기서 재수생오빠(20세)를 만난거임.
나는 맨날 혼자 점심저녁으로 편의점에 갔는데 갈 때마다 그오빠랑 마주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서 친해졌음. 편의점이 음식점으로 음식점이 카페로 가면서 관계가 깊어졌음. 그렇게 학원에서 몰래 만났고, 나는 학교가 개학해서 방학특강이 끝나버리고 학원을 나옴.
학교를 다니니까 그오빠를 만날 시간이 너무 없었음. 재수학원은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10시가 돼야 끝나는거임. 심지어 나는 학교도 멀리 통학해서 저녁시간에 만나러 갈 여유가 안 됐음. 그래서 내가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밥을 빨리 먹고 오빠한테 전화했음. 친구들이 갑자기 내가 밥 빨리 먹는다고 왜 저러나 했었음.
겨우 만나는 거라고는 10시에 내가 학원 앞에서 오빠를 기다렸다가 같이 걸으면서 집가는 게 다 였고, 아쉬우니까 새벽 4시까지 전화하는 게 내 연애의 전부였다고 한다면 전부였음.
오빠는 학원시간을 조절해서 갈 수 있었음. 근데 나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학교가 너무 멀었고 그래서 6시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야했음. 전화하다보면 거의 평균 두시간 반밖에 못잤음. 그래도 그때의 나는 괜찮았나 봄. 힘들어도 오빠가 너무 좋았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생활을 거의 2개월을 했고 나는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짐..
나는 대학병원에 다닐정도로 상태가 나빠짐. 과로로 호르몬에 문제가 생겼다고함. 몸이 안 좋아지니 정신도 멀쩡할리가 없음. 그런데도 나는 그 생활을 벗어날 수 없어짐. 왜냐하면 이미 그게 일상화됐고, 전화를 안 하는 것은 말도 안 됐음. 이 연애는 전화가 거의 다 였으니까 전화를 안 한다=연애끝 이었음.
몸이 나빠지기 전부터 오빠가 나에게 했던 말이 있음.
오빠왈: 나는 네가 어른스러워서 좋다.솔직히 나는 연상만 만나봤는데 너는 18살이면서 나보다 누나같고 좋다.
당시에는 나는 그저 기쁘기만 했었음. 근데 지치고, 수능이 가까워지니까 이게 나에게 엄청난 부담이 됨. 내가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고작 18살이고 나는 너무 지쳤고, 힘든데도 투정 하나 부릴 수 없었음.
왜냐하면 수능이 이 사람의 인생을 크게 좌우할 수 있으니까. 나 때문에 오빠가 대학에 못가면 안 되니까. 수능을 앞둔 남친한테 나를 맞추게 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끝까지 내가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음.
내가 너무 지쳤을 때는 오빠가 수능을 10일 남겨뒀을 때임. 나는 그제서야 이관계는 더 오래갈 수 없다고 느꼈음. 내가 너무 헌신적으로 살아옴을 느끼고, 내가 연애하는동안 버려온 내 삶을 그제서야 돌아봄.. 마음만 같으면 만나서 더는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싶었음. 근데 그건 수험생한테 할 짓이 못됨.. 어떻게 수능 10일 남았는데 그런 말을 하겠음. 그래서 수능이 끝난 뒤에 이 생활을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음.
11월 16일인가, 오빠가 무사히 수능을 마쳤음. 수능이 끝나자마자 나한테 전화가 옴. 오빠가 너무 행복해보였음. 그날은 가족들이랑 밥먹고 친구들이랑 홈파티한다고 날 못보러 온댔음. 수능이 끝나면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차마 기분을 망칠 수가 없었음. 그래서 그날 밤에는 어떻게 마무리 지으면 될지 고민하다가 밤을 샜음.
다음날 아침 일찍 오빠를 보러 집을 나왔음. 전화를 했는데 친구집에서 부시럭거리며 나오는 소리가 들렸음. 오빠가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내가 봤던 오빠 모습중 제일 피곤해 보였음. 그래도 수능이 끝나서 그런가 얼굴은 폈음. 오빠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오빠가 웃어보이길래 나는 마음이 약해질까봐 눈을 피하고 말했음.
여태 이러이러해서 힘들었고,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고. 나는 더 할 자신도 없고, 이제 와서 늦었지만 여태 연애에 시간 쏟느라 못챙겼던 걸 챙겨야겠다고. 내가 살면서 해봤던 말중에 제일 정리가 잘 된 말이었음.
근데 웃고있던 오빠가 갑자기 우는거. 울면서 손을 꼭 붙잡고 하는 말이, 이런 것 때문에 부른줄 모르고 나와서 너무 슬프다고. 자기가 너무 자기 수능 챙기느라 나를 신경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너무 힘들었겠다고, 어떻게 참았냐고. 이제는 자기가 수능도 끝났고, 시간도 많으니까 자기가 나한테 맞추면서 여태 못챙기던 걸 챙기면 안 되겠냐고. 나는 또 그말을 듣고 마음이 많이 약해졌음. 여태 힘들었지만 정도 들었고 이렇게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어떻게 내치겠음. 결국에는 얘기하다가 두시간이나 흐르고, 오빠 말을 믿어보기로 함.
나는 여전히 학교 때문에 바빴고, 수능을 마친 오빠는 시간이 널널했음. 학교 끝나고 보면 톡만 10통이 넘었는데, 주로 내용이 심심하다 보고싶다였음. 항상 바쁘던 오빠가 나한테 놀아달라고 징징대니까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또 미안해지기 시작함. 괜히 내가 방치하는 느낌도 들었음. 그래서 학교가 끝나고 오빠랑 놀러 다녔는데, 난 학생신분이라 마냥 놀고만 있을 수는 없었음. 곧 고3이라고 학원도 다니고 바빠졌음.
오빠는 수능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무기력증에 빠졌음. 하던 일이 갑자기 사라지고, 목표가 사라지니 사람이 너무 우울해진 거임.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운동하고 오라는 내 말에도, 자신은 결과가 너무 불안해서 놀지도 못하겠다고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었음.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오빠는 날이 갈수록 불안해했음.
어떤 날은 내가 톡을 했는데 반나절동안 답이 없는 거임. 걱정돼서 전화를 하니까 자기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폰도 못봤다는거. 솔직히 좀 화가 났음. 그래도 오빠도 오빠 나름의 고민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또 화를 삭힘. 오빠에게 내가 할 수 있는건 열심히 했으니까 잘 될거라는 말뿐이었음. 그렇게 수능이 끝났는데도 한동안은 수능전이랑 똑같은 부담감을 느꼈음.
대학교 발표가 나옴. ㅎㄱㅇㄷ에 붙어서 오빠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둥둥 떠있었음. 나도 오빠가 대학교를 잘 가서 그동안 내가 했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낌. 대학교에 붙고 그제서야 오빠는 여유를 되찾았음. 이제 정말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임. 근데 나는 이제 고3. 학원을 무진장 다니기 시작함.
오빠는 예전의 나처럼 나에게 맞춰주려 했음. 근데 이게 쉬운 일이 절대 아님.. 자기는 할 수 있는게 많은데 또 고딩한테 맞추는게 쉽겠음? 나는 편하게 술도 못마시고 같이 여행가는 것도 못함. 심지어 이제사 고3의 시작인데, 한창 신날 새내기가 그걸 어떻게 맞추겠음. 오빠가 나에게 싫증을 내기도 전에 나는 직감적으로 이걸 알고 있었음.
1월에는 새내기배움터를 하잖슴. 오빠는 거기에 정신 팔려있었음. 나를 만나도 그얘기로 정신 없었고, 나는 오빠보고 양말도 챙겨가라고 쥐어서 보내준 것도 기억이 남. 그리고 그렇게 들떠있는 오빠를 보고 새터를 다녀오면 이제 정말 나는 아니겠구나 싶었음. 대학교에는 나같이 바쁜 고딩이 아니라, 예쁜 성인 여자가 가득하니까. 그렇다고 내가 오빠를 못가게 할 것은 또 아니었음. 난 그럴 권리가 없음.
2박3일로 오빠를 새터에 보냄. 나는 그날 아침에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톡을 보냄. 근데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안 오는거.. 원래 모르는 사람들이랑 버스에 나란히 타면 어색해서 라도 톡을 보내잖아. 근데 저녁까지 답이 없어서 전화를 한번 걸었음. 근데 전화를 안 받는거. 화가 나기도 했고 좀 불안했음. 그래도 새터에서 너무 신나게 놀고 있나 보다고 나도 억지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 노력했음.
다음 날 아침이 밝았음. 역시 톡을 읽지도 않았음. 나는 전화를 걸었음. 근데 전원이 꺼져있는거.. 너무 찜찜하고 불안했음. 왜 전원을 껐을까? 전원이 꺼진걸까? 그렇다면 왜 그전에 내 톡을 안 봤지? 별 생각이 다 나고, 잠도 꼴딱 새고, 점점 피가 말라갔음.
새터를 마친 3일이 되던 날에도 나는 연락을 기다렸음. 전화를 할 것도 없었음. 보면 연락 올거고, 연락이 하고 싶으면 연락을 할거라고 생각했음. 마음은 벌써 썩어문드러졌음. 생색내려고 한 고생은 아니었지만 오빠에게 배신감도 들면서, 여태의 수고가 너무 가치없게 느껴졌음.
오후 6시가 되고, 난 괴로울 바에 그냥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누움. 베개에 머리가 닿는 순간 전화가 옴. 그제서야 오빠의 목소리를 들음. 나는 너무 벙쪄서 화도 못냈음. 지금같으면 화를 냈을텐데,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전화를 받는 그 순간에도 나는 오빠가 전에 했던 말을 떠올랐음. “너가 어른스러워서 좋다.”라는 나를 자꾸만 가두던 그말이 또 나를 가둬버림. 나는 눈물이 났음. 그런데도 오빠한테는 잘 놀다왔냐고, 연락이 안돼서 걱정했다는 말밖에 못했음.
일단 오빠가 돌아와서 기쁘기도 했지만, 나는 그날이후로 오빠한테서 정이 조금씩 떨어짐. 그리고 어색했음. 오빠한테 서운함을 표현하지 못한 게 자꾸만 내가 왜 이사람을 만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음.
어느날은 오빠가 너무 새터 때 이야기를 신나게 하는거임. 나는 그렇게 피말리도록 힘들었는데 오빠가 신나게 얘기하는게 너무 야속했음. 나는 제대로 빡돌았음. 그래서 잘 내지도 못하는 화를 목을 떨어가면서 냄. 내가 얼마나 그때 불안하고 화났었는지 아냐고, 오빠가 새터갔을 때 했던 생각을 그대로 읊었음. 그리고 어쨌든 나한테 미안한 일인데 사과 한마디 없었던게 서운했다고 말했음. 나는 오빠가 사과를 할 줄 알았음. 근데 계속 사과는 안 하고 핑계부터 대는거.. 내가 할 말을 하면 다시 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음.
그래서 그 자리에서 헤어지자고 했음. 더는 오빠 볼 이유가 없겠다고. 내가 오빠 수능 볼 때처럼 똑같이 맞추라고 한것도 아니고, 연락 한통도 못해주냐고. 오빠를 좋아해서 다 괜찮았었는데 이제는 괜찮지 않다고, 내가 서운한소리 처음 하는데도 너가 그러니까 내 지난 날이 너무 아깝고 후회스럽다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숨김없이 싸지르니까, 오히려 말이 술술 나왔음. 오빠는 당황한듯 했지만 어차피 이럴마당에 뭐가 서운하냐며 되려 화내는겨. 그 순간 원래도 없던 얼척이 마이너스가 되었음. 더 말할 가치도 없어서 벤치를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왔음.
나는 그 일이 있은 뒤로 공부에 전념해서 그 쉽쉐킷이 다니는 대학 옆, ㄱㅎ랜드에 붙어서 행복한 대학생활중임. 사실 싸강중이긴 한데 행복해
저기 ㅎㄱㅇㄷ 다니는 오라버니! 나 ㄱㅎ랜드 붙어서 잘 다니고 있어요. 이게 다~ 오라비덕입니다?ㅋㅋ 올 봄에도 벚꽃이 이쁘게 폈지만 안타깝게도 학교를 안 열었네요ㅎㅎ 봄마다 우리 대학교 놀러오는거 알아요 내년 봄에는 벚꽃 아래서 한번 마주치기를 기대해볼게요~
나의 더러웠던 첫사랑에게
무슨 문학작품 쓰는 것도 아니고 너무 오글거리니까, 걍 음슴체 쓸게.
나는 올해 20살 여자고, 첫사랑은 18살 8월에 시작해서 19살이 되던 해 2월에 끝났음. 첫 연애고, 좀 답답한 내용일 수 있는데 어렸을 때니까 이해부탁.
18살 여름방학에 엄마가 나를 재수학원에 집어넣었었음. 방학에는 재수학원에서 특강이랍시고 고딩들도 받고 했거든. 나는 거기서 재수생오빠(20세)를 만난거임.
나는 맨날 혼자 점심저녁으로 편의점에 갔는데 갈 때마다 그오빠랑 마주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서 친해졌음. 편의점이 음식점으로 음식점이 카페로 가면서 관계가 깊어졌음. 그렇게 학원에서 몰래 만났고, 나는 학교가 개학해서 방학특강이 끝나버리고 학원을 나옴.
학교를 다니니까 그오빠를 만날 시간이 너무 없었음. 재수학원은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10시가 돼야 끝나는거임. 심지어 나는 학교도 멀리 통학해서 저녁시간에 만나러 갈 여유가 안 됐음. 그래서 내가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밥을 빨리 먹고 오빠한테 전화했음. 친구들이 갑자기 내가 밥 빨리 먹는다고 왜 저러나 했었음.
겨우 만나는 거라고는 10시에 내가 학원 앞에서 오빠를 기다렸다가 같이 걸으면서 집가는 게 다 였고, 아쉬우니까 새벽 4시까지 전화하는 게 내 연애의 전부였다고 한다면 전부였음.
오빠는 학원시간을 조절해서 갈 수 있었음. 근데 나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학교가 너무 멀었고 그래서 6시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야했음. 전화하다보면 거의 평균 두시간 반밖에 못잤음. 그래도 그때의 나는 괜찮았나 봄. 힘들어도 오빠가 너무 좋았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생활을 거의 2개월을 했고 나는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짐..
나는 대학병원에 다닐정도로 상태가 나빠짐. 과로로 호르몬에 문제가 생겼다고함. 몸이 안 좋아지니 정신도 멀쩡할리가 없음. 그런데도 나는 그 생활을 벗어날 수 없어짐. 왜냐하면 이미 그게 일상화됐고, 전화를 안 하는 것은 말도 안 됐음. 이 연애는 전화가 거의 다 였으니까 전화를 안 한다=연애끝 이었음.
몸이 나빠지기 전부터 오빠가 나에게 했던 말이 있음.
오빠왈: 나는 네가 어른스러워서 좋다.솔직히 나는 연상만 만나봤는데 너는 18살이면서 나보다 누나같고 좋다.
당시에는 나는 그저 기쁘기만 했었음. 근데 지치고, 수능이 가까워지니까 이게 나에게 엄청난 부담이 됨. 내가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고작 18살이고 나는 너무 지쳤고, 힘든데도 투정 하나 부릴 수 없었음.
왜냐하면 수능이 이 사람의 인생을 크게 좌우할 수 있으니까. 나 때문에 오빠가 대학에 못가면 안 되니까. 수능을 앞둔 남친한테 나를 맞추게 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끝까지 내가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음.
내가 너무 지쳤을 때는 오빠가 수능을 10일 남겨뒀을 때임. 나는 그제서야 이관계는 더 오래갈 수 없다고 느꼈음. 내가 너무 헌신적으로 살아옴을 느끼고, 내가 연애하는동안 버려온 내 삶을 그제서야 돌아봄.. 마음만 같으면 만나서 더는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싶었음. 근데 그건 수험생한테 할 짓이 못됨.. 어떻게 수능 10일 남았는데 그런 말을 하겠음. 그래서 수능이 끝난 뒤에 이 생활을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음.
11월 16일인가, 오빠가 무사히 수능을 마쳤음. 수능이 끝나자마자 나한테 전화가 옴. 오빠가 너무 행복해보였음. 그날은 가족들이랑 밥먹고 친구들이랑 홈파티한다고 날 못보러 온댔음. 수능이 끝나면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차마 기분을 망칠 수가 없었음. 그래서 그날 밤에는 어떻게 마무리 지으면 될지 고민하다가 밤을 샜음.
다음날 아침 일찍 오빠를 보러 집을 나왔음. 전화를 했는데 친구집에서 부시럭거리며 나오는 소리가 들렸음. 오빠가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내가 봤던 오빠 모습중 제일 피곤해 보였음. 그래도 수능이 끝나서 그런가 얼굴은 폈음. 오빠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오빠가 웃어보이길래 나는 마음이 약해질까봐 눈을 피하고 말했음.
여태 이러이러해서 힘들었고,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고. 나는 더 할 자신도 없고, 이제 와서 늦었지만 여태 연애에 시간 쏟느라 못챙겼던 걸 챙겨야겠다고. 내가 살면서 해봤던 말중에 제일 정리가 잘 된 말이었음.
근데 웃고있던 오빠가 갑자기 우는거. 울면서 손을 꼭 붙잡고 하는 말이, 이런 것 때문에 부른줄 모르고 나와서 너무 슬프다고. 자기가 너무 자기 수능 챙기느라 나를 신경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너무 힘들었겠다고, 어떻게 참았냐고. 이제는 자기가 수능도 끝났고, 시간도 많으니까 자기가 나한테 맞추면서 여태 못챙기던 걸 챙기면 안 되겠냐고. 나는 또 그말을 듣고 마음이 많이 약해졌음. 여태 힘들었지만 정도 들었고 이렇게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어떻게 내치겠음. 결국에는 얘기하다가 두시간이나 흐르고, 오빠 말을 믿어보기로 함.
나는 여전히 학교 때문에 바빴고, 수능을 마친 오빠는 시간이 널널했음. 학교 끝나고 보면 톡만 10통이 넘었는데, 주로 내용이 심심하다 보고싶다였음. 항상 바쁘던 오빠가 나한테 놀아달라고 징징대니까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또 미안해지기 시작함. 괜히 내가 방치하는 느낌도 들었음. 그래서 학교가 끝나고 오빠랑 놀러 다녔는데, 난 학생신분이라 마냥 놀고만 있을 수는 없었음. 곧 고3이라고 학원도 다니고 바빠졌음.
오빠는 수능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무기력증에 빠졌음. 하던 일이 갑자기 사라지고, 목표가 사라지니 사람이 너무 우울해진 거임.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운동하고 오라는 내 말에도, 자신은 결과가 너무 불안해서 놀지도 못하겠다고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었음.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오빠는 날이 갈수록 불안해했음.
어떤 날은 내가 톡을 했는데 반나절동안 답이 없는 거임. 걱정돼서 전화를 하니까 자기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폰도 못봤다는거. 솔직히 좀 화가 났음. 그래도 오빠도 오빠 나름의 고민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또 화를 삭힘. 오빠에게 내가 할 수 있는건 열심히 했으니까 잘 될거라는 말뿐이었음. 그렇게 수능이 끝났는데도 한동안은 수능전이랑 똑같은 부담감을 느꼈음.
대학교 발표가 나옴. ㅎㄱㅇㄷ에 붙어서 오빠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둥둥 떠있었음. 나도 오빠가 대학교를 잘 가서 그동안 내가 했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낌. 대학교에 붙고 그제서야 오빠는 여유를 되찾았음. 이제 정말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임. 근데 나는 이제 고3. 학원을 무진장 다니기 시작함.
오빠는 예전의 나처럼 나에게 맞춰주려 했음. 근데 이게 쉬운 일이 절대 아님.. 자기는 할 수 있는게 많은데 또 고딩한테 맞추는게 쉽겠음? 나는 편하게 술도 못마시고 같이 여행가는 것도 못함. 심지어 이제사 고3의 시작인데, 한창 신날 새내기가 그걸 어떻게 맞추겠음. 오빠가 나에게 싫증을 내기도 전에 나는 직감적으로 이걸 알고 있었음.
1월에는 새내기배움터를 하잖슴. 오빠는 거기에 정신 팔려있었음. 나를 만나도 그얘기로 정신 없었고, 나는 오빠보고 양말도 챙겨가라고 쥐어서 보내준 것도 기억이 남. 그리고 그렇게 들떠있는 오빠를 보고 새터를 다녀오면 이제 정말 나는 아니겠구나 싶었음. 대학교에는 나같이 바쁜 고딩이 아니라, 예쁜 성인 여자가 가득하니까. 그렇다고 내가 오빠를 못가게 할 것은 또 아니었음. 난 그럴 권리가 없음.
2박3일로 오빠를 새터에 보냄. 나는 그날 아침에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톡을 보냄. 근데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안 오는거.. 원래 모르는 사람들이랑 버스에 나란히 타면 어색해서 라도 톡을 보내잖아. 근데 저녁까지 답이 없어서 전화를 한번 걸었음. 근데 전화를 안 받는거. 화가 나기도 했고 좀 불안했음. 그래도 새터에서 너무 신나게 놀고 있나 보다고 나도 억지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 노력했음.
다음 날 아침이 밝았음. 역시 톡을 읽지도 않았음. 나는 전화를 걸었음. 근데 전원이 꺼져있는거.. 너무 찜찜하고 불안했음. 왜 전원을 껐을까? 전원이 꺼진걸까? 그렇다면 왜 그전에 내 톡을 안 봤지? 별 생각이 다 나고, 잠도 꼴딱 새고, 점점 피가 말라갔음.
새터를 마친 3일이 되던 날에도 나는 연락을 기다렸음. 전화를 할 것도 없었음. 보면 연락 올거고, 연락이 하고 싶으면 연락을 할거라고 생각했음. 마음은 벌써 썩어문드러졌음. 생색내려고 한 고생은 아니었지만 오빠에게 배신감도 들면서, 여태의 수고가 너무 가치없게 느껴졌음.
오후 6시가 되고, 난 괴로울 바에 그냥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누움. 베개에 머리가 닿는 순간 전화가 옴. 그제서야 오빠의 목소리를 들음. 나는 너무 벙쪄서 화도 못냈음. 지금같으면 화를 냈을텐데,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전화를 받는 그 순간에도 나는 오빠가 전에 했던 말을 떠올랐음. “너가 어른스러워서 좋다.”라는 나를 자꾸만 가두던 그말이 또 나를 가둬버림. 나는 눈물이 났음. 그런데도 오빠한테는 잘 놀다왔냐고, 연락이 안돼서 걱정했다는 말밖에 못했음.
일단 오빠가 돌아와서 기쁘기도 했지만, 나는 그날이후로 오빠한테서 정이 조금씩 떨어짐. 그리고 어색했음. 오빠한테 서운함을 표현하지 못한 게 자꾸만 내가 왜 이사람을 만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음.
어느날은 오빠가 너무 새터 때 이야기를 신나게 하는거임. 나는 그렇게 피말리도록 힘들었는데 오빠가 신나게 얘기하는게 너무 야속했음. 나는 제대로 빡돌았음. 그래서 잘 내지도 못하는 화를 목을 떨어가면서 냄. 내가 얼마나 그때 불안하고 화났었는지 아냐고, 오빠가 새터갔을 때 했던 생각을 그대로 읊었음. 그리고 어쨌든 나한테 미안한 일인데 사과 한마디 없었던게 서운했다고 말했음. 나는 오빠가 사과를 할 줄 알았음. 근데 계속 사과는 안 하고 핑계부터 대는거.. 내가 할 말을 하면 다시 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음.
그래서 그 자리에서 헤어지자고 했음. 더는 오빠 볼 이유가 없겠다고. 내가 오빠 수능 볼 때처럼 똑같이 맞추라고 한것도 아니고, 연락 한통도 못해주냐고. 오빠를 좋아해서 다 괜찮았었는데 이제는 괜찮지 않다고, 내가 서운한소리 처음 하는데도 너가 그러니까 내 지난 날이 너무 아깝고 후회스럽다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숨김없이 싸지르니까, 오히려 말이 술술 나왔음. 오빠는 당황한듯 했지만 어차피 이럴마당에 뭐가 서운하냐며 되려 화내는겨. 그 순간 원래도 없던 얼척이 마이너스가 되었음. 더 말할 가치도 없어서 벤치를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왔음.
나는 그 일이 있은 뒤로 공부에 전념해서 그 쉽쉐킷이 다니는 대학 옆, ㄱㅎ랜드에 붙어서 행복한 대학생활중임. 사실 싸강중이긴 한데 행복해
저기 ㅎㄱㅇㄷ 다니는 오라버니! 나 ㄱㅎ랜드 붙어서 잘 다니고 있어요. 이게 다~ 오라비덕입니다?ㅋㅋ 올 봄에도 벚꽃이 이쁘게 폈지만 안타깝게도 학교를 안 열었네요ㅎㅎ 봄마다 우리 대학교 놀러오는거 알아요 내년 봄에는 벚꽃 아래서 한번 마주치기를 기대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