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금방 저무는 권력이다

ㅇㅇ2020.04.09
조회148

(출처 : 모 사이트 / 원본 제목 : 외모는 권력이 맞지만 금방 저무는 권력이더라)





페미니스트들은 못생겼다는 편견을 비웃어주기 위해 자기관리 열심히 했다.

공부도 잘하시고 얼굴도 이쁘시고 와- 이런 소리를 들으면 여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준 듯 해서 뭔가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데 일을 해보고 나니 나에 대한 평가 중 '외모'라는 요소가 얼마나 나를 방해하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 업계에서 전설적이라 소문난 분은 '저렇게 예쁜 사람이 공부를 그렇게 잘해?'라는 평가를 항상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분의 능력에는 초점이 안 맞춰지고 어느 새 외모에만 초점이 맞춰져버렸고

그분도 그걸 알아서 점점 자신의 외모 유지에 돈과 시간, 열정을 많이 쏟으셨다.

실력은 여전하시지만 이젠 동종업계 종사자 입에는 그저 '작년보다 더 어려보이는' 그 분의 외모만 오르내릴 뿐이었다.



나라고 다를까.

몇 년 전, 오랜만에 만난 남자 동료들이 나에게 건넨 첫인사가 "니도 이제 꺾였네! 더 꺾이기 전에 결혼해라."였다.

남자 동료끼리 오가는 말은 그저 한 해 있었던 업무 얘기로 가득했는데

어째 나를 향한 말은 외모 반, 업무 조금, 결혼 많이였다.

어째서?



그 때 너무 충격받아 길게 길러 미용실에서 관리하던 머리도 숏커트로 잘라버리고

옷장 안에 가득했던, 몸매를 부각하는 원피스는 전부 처분하고 바지로 채워넣었고

신발도 검정구두 하나 편한 거 사서 그거만 줄창 신고 다니고

화장은 당연히 멈추고 먹고 싶은 만큼 먹고 운동하기만 할 뿐 몸무게에 전혀 신경 쓰질 않았다.



그리고 작년말, 그러니까 1달 전,

나보고 꺾였느니 마느니 그랬던 남자들도 모인 그 장소에 다시 갔다.

그들은 신기하게도 더 이상 내 외모 지적을 하지 않았다.​

첫 마디는 일 잘 되어가냐, 그거였다.​



그렇다.

남자들한텐 외모로 평가받는 그 순간 그저 인형 취급을 당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얼굴도 예쁘시고 공부도 잘하시고~' 이런 멘트에 매달려봤자 돌아오는 건

'어디 니 얼굴 니 젊음 어디까지 가나 보자'는 남자들의 오만함이었다.

일시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어도

그게 진짜 권력의 원천은 아니었던 것이다.​



오늘도 게시판에는 여러 관리 방법을 묻는 글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 글의 목적이 '업무 능력'을 배가하기 위해서 나를 꾸미려는 것이라면 그만두라 하고 싶다.

외모를 꾸미는 순간 남자들은 너무 쉽게 여자를 배제해버린다.

대신에 못생긴 얼굴로도 '이 정도면 평타지~'라면서 거울 앞에서 웃는 남자들의 자신감을 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