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양심이 없는걸까?

쓰니2020.04.10
조회81

안녕? 글을 보기만 하고 올리는 건 처음인 16살 여자야. 사실 인생이라는 단어를 꺼내기에는 많이 어리다는 것을 알지만 요즘에 너무 힘들어서 조언이나 위로 좀 해줘.

이야기가 좀 긴데 일단 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어. 집이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았지만 나름 행복했던 것 같아. 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 엄마는 갑자기 자영업을 시작하셨지만 사실 망했어..ㅎ 그 이후로 아빠랑 엄마는 다툼이 심했고 친할아버지는 우리엄마를 무시하고 경멸했지. 그때문에 우리 부모님은 내가 초 4때 이혼 하셨어. 집에서 쫓겨나게된 나와 우리 엄마, 여동생, 남동생은 17평의 방 2개 월세방으로 이사를 했고, 우리엄마는 우울증에 시달리셨어. 걱정이 된 내 이모는 큰 고민 끝에 우리가족을 거두기로 하셨고 조금 더 넓은 이모네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어. 이모도 4인 가족이고 집은 방 3개, 화장실 2개인 아파트 였는데 아무래도 방 갯수가 적다 보니까 우리가족 4명은 한방에서 지냈어. 우리엄마는 다시 일을 알아보셨고 호텔에서 청소부로 취직하시고 이모집을 나왔어. 그 이후 1년동안은 정말 행복했어. 가지고 있는 돈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먹고 싶은 것들도 먹고 학교 생활도 좋았어.

근데 1년 후 내가 중2가 되던 해에 이모가 우리엄마한테 오빠들과 나, 내동생들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어학연수을 가라고 하셨어. 오빠들이 공부를 안해서 성적이 많이 안좋았고, 흔한 지방대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필리핀가면 돈도 집도 다 지원해준다고 했어. 1년을 머물렀는데 돈이 부족해서 우리가족만 나오게 되었는데 지금 코로나때문에 필리핀에서 조차 공부를 못하게된 이모와 오빠들은 다시 한국으로 온다고 해...... 돈이 부족해서 이모는 이미 집을 판 상태였고 8명의 가족이 다시 24평의 방 3개 화장실 2개인 집에서 살게 된거야.

우리가 힘들었을때 이모가 우리가족을 도와주신건 알지만 지금은 상황이 우리도 어려워서 너무 걱정돼. 내가 양심이 없는 걸까? 이모가 우리집에 안왔으면 좋겠어. 아빠는 이혼 후 한번도 우리에게 돈을 지원해주지 않았고, 내가 한달전에 카톡으로 제발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는데 읽고는 대답고 하지 않더라. 빚이 쌓여서 정말 드라마에서나 보던 빨간딱지가 우리집 곳곳에 붙었고 지금당장 먹고 살 돈도 없어. 엄마 수입은 일정치 않고, 통장엔 돈이 없어. 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특목고에 들어가고 싶은데 내가 그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친구들한테도 쪽팔려서 이런 집사정을 한번도 말해본적이 없어. 제발 아무 말이라도 해줘. 그래도 이런 내 상황을 글으로라도 털어놓으니까 속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