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방 모르겠어여..] 엄마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ㅇㅇ2020.04.10
조회165
엄마랑 오늘 싸운 10대 고딩인데... 너무 힘들어서 오늘 판 가입해서 처음 글 써봐요...

제가 우울증에 걸려서 현재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봐야 하는데, 엄마는 우울증에 대해서 이해를 못 해주는 거 같아요.
검정고시를 하루 빨리 준비해야 하는 건 알지만, 지금 매번 너무 힘들고 잠자는 거, 먹는 거, 씻는 거 조차 잘 못하는 상태라 진짜 죽을 거 같은데요... 엄마는 이게 무슨 느낌인지 잘 모르는 것 같네요 하... 우울증 걸린 절 보고 의지가 없다고 자꾸 혼내면서 게으르다고 소리지르시는 데 정말 그럴 때마다 우울증 증상이라고 말 하면, 우울증 핑계댄다고 또 혼나요. 어떡하죠.

거기다가 엄마가 제가 어렸을 적부터 절 때렸어요.. 전 늘 맞고 자랐구요. 심한 경우에는 정말 엄마가 칼을 가져와서 제 손목을 그으려고 하거나, 쿠션으로 절 숨 못 쉬게 얼굴을 막은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한테는 이게 트라우마인데, 엄마는 트라우마라는 개념 조차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요. 사실상 우울증에 걸리게 된 이유의 70퍼센트가 엄마때문인데, 엄마는 저보고 남탓을 너무 한다고 소리지르시더라구요. 근데 정말 어떡하죠. 남탓이라서 더 억울하고 눈물나요. 내가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니라서. 나도 그 사람들만 아니면 더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억울해서 엄마에게 엄마가 나에게 휘둘렀던 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 제가 뒷끝이 있다는 식으로 말해요. 뒷끝있고 과거에 집착한다고. 근데 이게 뒷끝인가요 ㅋㅋㅋ.. 저한테는 성인이 돼서도 평생 따라다닐 트라우마라 막막한데 ㅋㅋㅋ... 엄마는 저렇게 생각하는 걸 보고 진짜 힘 빠지더라구요... 트라우마라는 말에 엄살 부린다는 듯이 코웃음 치고.. 제가 정말 뒷끝 부리고 과거에 집착하는 건가요?
전 진짜 소름돋았던 게, 제가 중학생 때까지는 다른 집도 다 저희처럼 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전 제가 맞으면서도, 평소엔 잘해주니까, 평소엔 날 사랑하니까 단순히 훈육인 줄 알고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불쌍해 하면서 살아왔어요. 근데 보니까 내가 그 주인공이더라구요. 그걸 깨달은 순간이 정말 최악의 날이었던 거 같습니다.
엄마한테 이 말을 하니까, 다른 집도 다 맞으면서 살아간다고, 안 그럴 것 같지? 너가 엄살 떠는 거야.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어릴 때나 이 말이 통했지, 이제는 다 컸는데 절 아직도 호구로 보는 거 같아 헛웃음이 나왔어요. 그러자 엄마도 안 먹힌다는 걸 아셨는지, 그래도 너가 맞을 짓을 하진 않았냐고 되묻더라구요. 도대체 맞을 짓이 뭔데요? 맞을 짓이 뭐길래 난 여태까지 이렇게 살왔나 싶어요. 정말 나이 한 자릿수일 때부터 맞아왔는데, 그 조만한 애가 맞을 짓을 하면 얼마나 한다고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싶더라구요. 니탓이 전부 없고 엄마탓 같지? 이러면서 비꼬시는 데... 전 정말 제가 알던 엄마는 다 뭐였나 싶고 그냥... 허탈하더라구요...

제일 힘든 건 엄마가 제 성향을 이해 못 하시는 거에요.
제가 여자를 좋아하는 양성애자인데, 엄마가 저보고 소름 끼친다네요. 역겹대요. 그러면서 혐오하는 자신은 어쩔 수 없이 타고난 거니 이해해야 한다~ 너도 동성애 이해를 바라고 있지 않냐~ 너도 어쩔 수 없는 거라매 나도 그런거야~ 이런 식으로 말을 하시네요. 아니 타고날 때부터 혐오를 하고 태어난 사람이 어딨습니다. 혐오를 이해해달라니요. 정상적인 사람들도 너를 다 역겨워 할 거라면서 절 비정상인으로 가스라이팅 하려는 게 너무 싫었어요. 오늘 정말 코가 헐 정도로 울었는데, 엄마는 그 앞에서 한다는 말이 소름 끼치니까 너랑 닿기 싫다네요. 제일 맘 아팠던 건 그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게 느껴졌다는 거에요. 팔을 부르르 떨면서 손으로 감싸는데... 그냥... 그때 느껴지더라구요.. 저 사람이 날 진짜 역겨워하는 구나 하는 게...
저는 처음 커밍아웃 할 때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어요. 내가 우는 동안 따뜻하게 안아줄 엄마의 품을 원했는데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당당하면 지금 나가서 사람들에게 다 밝히고 다니라고, 외할머니에게도 내가 말하겠다고 하는데, 당당하지 못한 저를 보고 거봐 너도 이게 비정상적인 걸 알지?라고 하네요..
전 제가 옳다는 걸 알아요... 그렇다고 당당한 것과는 별개라는 것도 알구요. 커밍아웃은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엄마는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란다, 과분하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세상의 인식이 변하기를 바라고,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 되기를 바라고, 사람들이 그들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게 과분하대요. 너무 많은 걸 바란대요. 누릴 건 다 누리고 싶어하면서, 동시에 이해도 바란다고 웃기고 이기적이래요.
근데 엄마, 정작 누릴 건 다 누리고 있는 건 엄마잖아. 누군 결혼도 못 할 때, 엄마는 결혼하고 애도 낳고 행복하게 살았잖아. 엄마야 말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았으면서, 고작 사랑하는거, 결혼하는 거, 혐오하지 말아달라는 거, 고작 그거 바라는 사람들한테 왜 과분하다 해?

엄마는 어릴 때부터 늘 자기가 없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가스라이팅을 해 왔어요. 그러면서 웃긴 건 제가 자존감이 낮고 너무 자신을 깎아내린다고 그게 문제점이래요. 그게 싫대요. 그럼 전 어떻게 살아야 해요?

이제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더 이상 엄마도 날 사랑하지 않는데, 나도 엄마에게 실망할 대로 다 해서 이젠 남은 정조차 없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너무 외로워요. 저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요.
소중해지고 싶어요.
너무너무 외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