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도박중독이라 이혼을 고민중입니다.

20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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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써서 오타 있을수 있음에 양해 부탁드려요.

알콜중독에 다혈질인 아빠 밑에서 자라
그와는 반대의 성격을 가진 조금 내성적이긴 하지만 다정하고 착한사람을 만나 5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시댁에서 하시는 사업을 돕다가 그일을 그만두게 되어 저와 함께 타지로 왔구요.
시댁에서 여유가 있으신 편이라 금전적으로 많이 도와주셨어요.
집 전세금과 개인사업장에 대출이 있긴 하지만 물려받을 유산도있고 별 무리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30대 초반이고 결혼한지 만 3년이며 아이는 아직 없어요.
앞으로 행복하게 살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믿었던 남편이 도박중독자 입니다.

제작년 2018년 결혼 후 시댁 사업장에서 일할 때
남편은 회사 공금으로 몰래 불법토토 도박을 했어요.
금액은 약 1억정도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되신 시부모님이 저에게 사실을 전했고, 그때 가족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다 같이 정신병원 상담도 받으러 갔었고 남편은 약도 처방받아 먹었어요.
처음 겪는일에 모두 경황이 없었고,
본인 스스로 힘들게 갚아야 정신차릴까 말까라고
인터넷에서도 병원에서도 말했지만..
우선 그 돈을 그냥 내버려 둘수 없었던 것이
사업장에 동업자 분이 계셨고 공금횡령으로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아버님이 어쩔수없이 회사 공금을 본인 돈으로 갚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도박을 하지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불과 그 일이 터진지 5개월만에 또 토토에 손을댔네요.
심지어 있는 재산으로 한것도 아닌,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 대출을 내어서 불법 토토를 했네요.
이번에도 약 1억...
직원들 월급줄 돈이 없으니 여러지인들과 대부업체 그리고 사채까지 끌어다 썼구요.
결국 돈이 급하니 어머님 몰래 어머님 통장까지 손댔다가 들키게 되었구요.

이 사실을 알자마자 무조건 이혼이라고 머리로는 결정을 내렸는데, 왜 저는 실행을 못할까요..
남의 얘기로 들을땐 대체 왜 그걸 고민하냐고
도박은 절대 고칠수 있는게 아니라고
당연히 애 없고 나이도 젊을때 이혼해야지
왜 남은 인생을 그러고 낭비하냐 라고 얘기할 수 있던 것들이 막상 제 일이 되니 쉽지가 않네요.
어쩌다 저사람이 저지경이 되었나..
내가 알던 그사람이 맞나..
지금이라도 빨리 벗어나는게 맞는데
나는 대체 뭐가 두려운걸까?
남들의 시선, 부모님이 받으실 상처, 그리고 앞으로 한국에서 이혼녀라는 딱지를 붙이고 살게 될 앞으로의 내 삶, 이혼으로 인한 내 상처 등등..
하루에 수백번씩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두요.

8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이사람과 정 이상의 그 무언가가 아직 존재하기에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것과,
젊은 나이에 이혼녀 라는 타이틀을 살고 세상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것..

이사람에 대한 신뢰나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굳이 이 결혼생활을 유지할 필요가 없지만
도저히 저 스스로 이혼을 결정할 수 없어 고민 끝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기회를 줘보기로 했어요.
남들이 들으면 제가 아직 덜 당했다고 하겠죠.

본인이 이야기하길
첫번째는 부모님의 돈으로 도박을 했고
큰 돈을 날려서 혼났을 뿐, 본인이 잘못은 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 깊이 생각을 안했다고 해요.
실질적으로 부모님이 해결해 주셨으니 피해입은게 없다 생각하는거죠 저한테도.
그런데 지금은 본인이 낸 대출로 인해 여러곳에서 독촉에 시달리고, 사업장 운영도 제대로 못하니 그때와 느끼는게 차원이 다르다고 정말 잘못했고 다신 안할거라고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시부모님께는 절대 도와주시지 말라고, 그게 오빠를 더 망치는 길이라고, 본인 스스로 힘들게 갚으며 뼈저리게 느껴야 도박도 끊을수 있다고 했어요.
시댁에선 제 의견에 따르시겠다고 한 상황이구요.

집도 작은 월세로 옮길꺼고,
현재 사업장도 시부모님이 명의를 다 바꾸시고 내쫓으실 예정입니다.
남편에게는 제가 돈이 없다고 인지시켜야 하니
전세금에서 월세보증금 내고 남은 돈은 제가 남편 몰래 관리할 예정이고, 새로 들어가게 될 집은 전세라서 거기 전세금 다넣었다고 둘러댈 예정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어떻게 스스로 빚을 갚으며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보다가 하나씩 차근차근 갚아나가려고 합니다.

물론 지금 하려는 이짓도 제정신 아닌거 알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첫번째와 다르게 아무도 안도와주시고 정말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또 도박에 손을 댄다면, 그 모습을 본다면..
그때는 아무 미련도 고민도 없이 남은 정 다 떨쳐내고 이혼을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을것 같아서
제 스스로 그 시간을 벌어보려 합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떳떳하며
모든 이혼의 귀책사유는 남편에게 있지만
시댁에도 나는 옆에서 할만큼 했다, 두번이나 참았다, 이번엔 정말 이사람을 위해 이만큼 노력했다.
근데 이사람은 결국 안되는것 같다 라고 당당히 말하고 이혼할 수 있고, 제 스스로도 할만큼 했으니 정말 아무 미련없이 이사람을 떠날수 있을것 같아서 이렇게 결정하려 해요.

하지만 이 역시 고민이 되기는 마찬가지네요.
물론 댓글이 뭐라고 달릴지 알지만.. 그래도 댓글보고 다시한번 마음을 결정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뭐든 이야기 해주시면 달게 들을께요..

긴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