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보같은 연애를 했다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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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바보같은 연애를 했다

사랑에 미쳤고, 사람에 미쳤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일상이 되어 버렸던 너였고
한 평생을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살아오며
감정의 요동을 느껴본 적이 없던 나였는데,
파도처럼 밀려오는 너에 대한 나의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첫 연애도 아니었건만
첫 연애보다도 이성의 끈을 잡을 수가 없었다

너라는 사람에게 미쳤고 빠져들어서
나의 것이 없었다는 걸 그 땐 몰랐다
나의 일상이 너였기에
나의 꿈이 너와 함께 함이 되었고
나의 미래가 너가 되었다

너가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든 했고
너가 싫어하는 것들은 기를 쓰고 고쳤다
내 삶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너가 되었고
너의 행복은 나의 행복이 되었다

사랑 받는 기분에
자신을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너의 말에
나의 모든 것을 너에게 주었고 맞추어 갔다

항상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왔던 나에게
의지 좀 해보라는 너의 말에 힘입어
너에게 의지했고, 의지가 의존이 되었다

나의 전부가 되어 버렸던 너이기에
너를 잃기 싫어 점점 불안해졌고
헤어질 생각도 없던 너에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럴 수록 너는 점점 시들어졌고
아이가 떼를 쓰는 것 처럼 사랑을 갈구 했고
내가 더 잘해주면 너가 좋아해줄거라는 착각에 빠져
더욱 더 너를 사랑해주고 맞춰주고 표현했다
그럴 수록 너는 부담스러워하고 미안해할뿐 변하는 건 없었다

바보같은 연애였다
좋은 사람이 되면 사랑해줄 것이라고 착각에 빠져 있었다

나는 너에게 그저 좋은 사람에 불과 했고
너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너가 스스로 노력할만한 멋지고 매력적인 남자가 되어야 했다는 걸 깨닫지 못해서
너에게 노력을 요구하고 내가 준 사랑의 반만이라도 채워주길 기대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데 남이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좋은 사람과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너가 나에게 이별을 말 했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 스스로가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서 어떻게든 붙잡아두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했고
나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스스로 노력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했다
나는 그저 오매불망 당신만을 기다리는 반려동물같은 사람이었다

나는 단지 너에게 있어서 잘해주기만 하는 좋은 사람이었고
너가 좋아했던 나의 모습과 다르게 너를 불안해하는 사람이었을 뿐
너의 노력을 감수할만큼 사랑할만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 뿐이다

1년의 연애 후 이별한지 3주가 된 지금
나의 일상이었던 너를 잃어버려서 아직 널 만나기 전 나를 찾지 못했다
우리가 계속 사랑했다면 1주년이었을 오늘 따라 너의 생각이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