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설렜던 첫사랑 11

스누피2020.04.22
조회2,072

집에 있기 지겨워 쓰기 시작한 글이 벌써 11번째라니...

달아주시는 댓글의 주접이 너무 귀여워 나 진심 미칠지경임!!!!

 

[11- 너의 방으로 간다]

 

왜 나한테만 선배네 집 주소를 알려줬는지
내가 진짜 몰라서 물었겠나?
알지만 선배 니 입으로 직접 뱉는 진심이 듣고 싶었다

 

몰라서 물어요 저한테는 왜 알려주셨는데요?
나의 되물음에 어이없다는 듯 웃던 선배가
너 눈동자 흔들리는거 보여

다 알면서 확인하려 하지마...

 

선배는 명확한 대답을 피한 채
어지러운데 어깨좀 빌리겠다고 거의 안듯이 팔을 내 어깨에 둘렀다


갑작스런 스킨쉽에 깜짝 놀라 쳐다보니
그럼 어지러운데 어디다 기대 손?? 허리??
참 어이없이 거침없는 선배의 행동

 

그 와중에 입으로는

너 내 앞머리 흐트러진거 신경 쓰이지?
만지고 싶지? 만져 특별히 허락할게...
주정을 가장한 주접을 떨고 계셨다

 

술취했다고 어지럽다고 집 못찾아가겠다고 생떼 쓰는 선배를
어찌됐든 집에까지는 데려다 줘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내 신체 부위 한군데 대신 선배가 기댈만한 것...
매고 있던 가방 끈을 선배 손에 쥐어줬다

잡고 따라오라고

가방끈을 잡고 어이없다며 웃는 선배를 보니
나도 웃음이 터졌고 
그렇게 오랜만에 마주보고 웃는데 그게 참 뭐라 말할 수 없이 묘했다

 

너 오늘 나보고 처음 웃는거 알아?
술집에서부터 그렇게 쳐다봤는데 한번을 안웃더라
라며 가방 때문에 어깨에서 흘러내린 내 가디건을 자연스럽게 올려준다

 

취했다면서 어지럽다면서
선배 너
눈은 날 바라보고 있고
입은 날 보고웃고 있고
손은 날 챙기고 있다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한 선배의 트리플 액션은 나에게 위험했다
왜냐면 난 이런 작은거에 쉽게 넘어가는 쑥맥이니까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올라...
발개진 얼굴을 들키면 안되서 황급히 뒤돌아 앞장섰다


그 바람에 선배가 잡고 있는 가방 끈에 입고 있던 가디건이 또 흘러내렸고
선배가 손을 뻗자마자 내가 진짜 0.1초만에 가디건을 올려 입었다

위험! 선배에게 넘어가기 또 일보직전
방어만이 살길이었다

 

선배 집앞에 다다랐다
가방 끈을 아직도 놓지 않고 있기에 다 왔으니 놓으시라고...


고마움의 의미로 물한잔을 대접하겠다한다
사양하겠다
거절은 받지 않겠다며 내 가방끈을 잡고 이번엔 선배가 앞장섰다

 

또 와버렸다 이놈의 집구석!!!!

 

들어서자마자 선배가 자동으로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다
물 마셨으니 가겠다고 돌아서는데
다 마시고 가야한다며 선배가 생떼를 썼다

 

아저씨 오늘은 물 테이크 아웃이요!

 

둘만 있는 어색한 이 공간의 분위기를 깨려고  
던진 내 멘트에도 선배는 꽤 단호했다

 

딱 10분만 있다 가라며 내 팔을 잡았고
아까부터 말썽인 내 가디건이 어김없이 또 흘러내렸다

 

난 여름에 나시티를 입을 때면
어릴때 맞은 주사 자국이 어쩐지 좀 거슬려
좋아하는 캐릭터 밴드를 붙이고 다녔다
 
한쪽 어깨에서 가디건이 흘러내리자
밝은 방 안에서 정체를 드러낸 나의 캐릭터 밴드

 

다쳤어?

 

흉터요!

 

선배가 한참을 서서 고개를 숙이고 내 밴드를 노려봤다
이유가 궁금했다

 

왜요? 이 캐릭터 좋아하세요?

내 질문이 어이없다는 듯 선배가 픽 웃었다


하나 갖다 드려요?
흘러내린 가디건을 끌어 올리며 말했다

 

난...밴드말고 넌데?

 

선배가  끌어올린 내 가디건을 다시 내렸다
그리고 밴드에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밴드가 붙여진 내 어깨에

입술을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