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교도소에 보내는게 맞는 걸까요...

판초보2020.04.22
조회805

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제가 이곳에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이 공간에 작성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판 자체가 사용자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댓귿들을 많이 달아주시더라구요.. 이에 희망을 품고 저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작성해봅니다...

 

저는 20대 중반 여자이구요.

저희 아버지가 8년전 쯤 불시검문에서 두번째 음주운전에 걸리셨어요.

그때는 윤창호법이 생기기 전이라 벌금만 내고 끝났는데

올 2월에 집에서 점심에 반주하고서 낮잠자다가 차를 잘못 주차한게 생각나서

집 앞 작은 주차장(거의 공터)에 나가서 차를 빼셨어요.

그 주차장과 집 사이에는 작은 골목길이 있는데 일방통행 도로거든요.

그런데 그 도로를 역주행 하는 차량과 접촉사고가 났고 그 운전자가 아버지에게서 술냄새가 나니까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한 결과 0.078%이 나왔고 그 자리에서 2년 면허 정지가 되었으며 음주운전 삼진아웃이 되었습니다.

3일 후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작성했는데, 음주운전한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그 도로는 명백한 일방통행 도로이고 4m 정도만 주차를 위해 운전을 했다 라고 진술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집으로 날라온 공소장에는 일방통행 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라고 기재되어있었으며,

역주행 차량은 주행차량이 아닌 정차 차량으로 기재되어있었으며,

음주운전으로 인해 일반 도로에 정차되어있는 차량을 들이받아 대인사고(운전자 1-통원 1주 진단 / 동승자아이 - 통원 1주 진단)가 발생하였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이에, 아버지는 의견서에 또 다시 한번 일방통행 도로이며, 주행 차량이었다라고 기재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이후, 법원에서 재판 참석하라는 공문이 와서 20일인 월요일에 아버지가 재판에 출석을 했는데

의견서 내용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검사가 징역 2년을 구형했으며 최종 선고일은 5월 11일이라고 합니다.

 

공판 전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이유는 제 개인적인 집안 배경을 말씀드리자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가난한 시골동네에 장녀/장남으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바로 서울로 상경해 고향에 있는 동생들을 먹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아무일이나 하고 사셨습니다.

이후 두분이 결혼을 하셨고 저와 언니를 낳았는데 벌이도 많지 않고 각자 본가로 지출되는 돈이 크다보니 저축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렇게 가난한 환경에 아버지는 어린시절부터 알콜중독아버지 밑에서 가정폭력을 당하며 살아오셨는데 이를 그대로 영향받아 좋든 나쁘든 매일 술을 먹고 술병이 심한날은 툭하면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 짤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언니와 제가 조금 크기전까지 엄마가 아빠대신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만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구요....

아버지가 그런 습관은 조금 고치셔서 예전처럼 툭하면 직장을 안나가진 않지만 몸에 쌓이는 알코올때문인지 습관이 굳어져서인지 힘들때면 더욱 술을 찾고 매일 술 없으면 잠들지 못하는 알콜중독에 걸리셨습니다.

제가 봐도 알콜중독 환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분노조절장애, 판단력 흐려짐 등이 모두 관찰되었었구요.. 점점 양도 늘어가고 악화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이 일이 터졌고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듯 본인이 저지른 실수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호사를 알아보거나 양형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고 안일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 결국 징역 2년 구형이 나온거죠..

제가 나서서 먼저 알아볼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저 또한 반복되는 아버지의 음주문제가 너무나 지겹고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손을 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징역 2년이 구형되었고 최종 선고에서 실형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 되자 덜컥 겁이 나더라구요..

전과자 딸이 되기도 싫고 2년 동안 가장이 없으면 안그래도 가난한 우리가정이 무너질 것만 같고.. 그래도 음주문제만 빼면 세상 다정하고 잘해주는 아빠이기에 교도소에 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 제가 물심양면으로 여러 법률사무소와 상담을 받았고 조금 전 가족들이 모두 모여 변호사를 선임할지 어떻게 할지 의논을 했는데요..

아버지가 듣던 와중에 어머니한테 "그래서 내가 진작 변호사 알아보라고 했잖아, 다들 손놓고 있더니 이제와서 뭘 어쩌자고. 신경쓰지마 그냥 살다가 나오면 되니까"라고 말하며 방으로 들어가셨네요...

항상 이런식으로 본인의 잘못임에도 남을 탓하고 비뚤어진 사고관을 가지고 계신건 알고있었지만 이번 문제까지도 저런식으로 나오실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이렇게 상황이 이미 벌어진 거 오히려 감옥가서 살다나오면 술도 못먹으니 알콜중독 문제도 해결될거고 가족들도 숨통이 트일 것 같아서 그냥 감옥 보내버리고 싶기도 하는데

아빠가 괜히 돈 문제 때문에 가족들 부담주기 싫어서 교도소를 간다고 하는건지.. (만약 아빠가 정말 교도소에 너무 가기 싫은데 가족들 생각해서 저렇게 못되게 행동한건지 싶어서요) 판단이 들지 않아서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제가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에 객관적인 상황 판단이 안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경우에 아빠와 가족들 모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