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잊고있던 기억이 떠올라서 힘들어요

쓰니2020.04.23
조회48,548
요즘 생각도 많아지고 마음이 힘든데,
가정사와 관련된 일이라 쉽게 주변에 터놓을 수도 없고,
남편에게도 말하기 힘든 일이라 이곳에 털어놓으려 합니다. 조언 많이 부탁드려요.

저는 타지역에 있는 직장에 입사하면서 집에서 독립했고,
현재는 결혼도 하고 육아휴직하고 아기를 돌보고 있어요.
그런데 몇주 전, 제가 고등학생 때 작성한 일기를 우연히 봐서 잊고있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고, 그 기억이 매일매일 떠올라 힘이 듭니다.
혼자 울기도 하구요.

그 내용은 대충 요약하자면,
제가 중학교 때 공부를 전교 1등까지 할만큼 잘했었는데고등학생이 되어 성적이 조금 떨어졌고,
고1 때 엄마께 공부하기 싫다고 말을 했더니
엄마가 공부하기 싫으면 나가죽어라고 제게 말을 했고
아빠는 저를 칼로 찌르고 본인들은 농약을 먹고 죽겠다고 말한 일입니다.
그 당시 제가 쓰기로는 그 말을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 자살해버리고 싶다.. 뭐 이런 내용으로 썼습니다.

저는 그 날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그 글을 본 이후로 매일매일 그 글이 생각납니다.
제가 자식을 낳아보니, 더더욱 이해가 안가요.
내 목숨보다 귀한 자식한테 어떻게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지.. 그때의 제가 너무 안쓰러워요.
그것과 더불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엄청 자주 싸우셨고,
칼들고 죽니마니 하면서 싸우신 기억들,
제가 친정에서 산후조리하려고 했었는데
엄마랑 아빠랑 싸우시는 거 보고 아기한테 안좋을까봐 친정에서 산후조리 안한다고도 했던 일,
조리원에 있을 때 엄마가 모유수유 하라고 강요하면서
계속 전화와서 조리원에서 혼자 울었던 기억들(모유가 안나와서 못 먹이는 건데 말이죠)
등 부모님이 싫어지는 기억들이 떠올라요


제가 지금 일을 쉬고
제 생활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생각만 늘어나고 과거가 너무 크게 다가와요.
엄마한테 딸은 고1 때 이후로 죽었다고 생각하고 없는 것처럼 살라고 말하는 걸 상상하기도 해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길 기다리며
아무일 없는 것처럼 살면 되는 걸까요?
비슷한 경험있으신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