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하나에 이렇게 눈물이 날수 있네요

ㅇㅇ2020.04.27
조회266,120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에 장녀로 자라 대학도 못가고
공장 전전하다가 그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짤리고
집 근처 빵집에 정말 사정사정해서 겨우 주3일 일할 수 있게 됐어요
여러 문제로 지원도 못받고 고작 23년 산 내인생
왜이리 기구하고 힘드냐 싶어서 한때는 부정적인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래도 일할 수 있게 해주신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데
밖에 참외 트럭이 있었네요
문 열어놓으니 달콤한 참외 냄새기 참 좋았어요
'울 엄마 참외 좋아하는데.. 갈때 한봉지 사갈까..'
하다가도 '아냐 빨리 집안 빚 갚아야지' 싶다가
엄마한테 참외 하나 맘 편하게 못사주는 내 자신이
너무 못나게 느껴져서 속으로 조금 슬퍼졌는데
참외 사장님이 급하게 뛰어 들어오셔서는 단팥빵 하나, 완두 앙금빵 하나를 사셨어요
그리고 매장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급하게 입에 밀어넣으시는데 왜 마음이 아팠을까요
저는 아빠란 존재도 모르고 컸는데 왜 그 모습에서
아빠 모습이 보였을까요
'우리 아빠도 만약 나랑 엄마랑 동생들 버리고 도망가지
않았으면, 저렇게 힘들게 일하셨지 않을까'
제가 감히 뭐라고 저분 인생을 불쌍히 여기는가 싶어
자책하다가 조용히 우유 하나를 제 카드로 결제 했어요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참외 사장님에게 다가가 멋쩍게 웃으며
"우유 드시면서 천천히 드세요"
했는데 사장님이 저를 빤히 쳐다보시더니 고맙단 인사와 함께 우유를 받으셨어요
괜히 부끄러워져 후다닥 들어와 다시 일 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다시 들어오셔서는
예쁘게 생긴 참외 3알을 주셨어요
제가 안주셔도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아가씨 또래의 딸이 있어요. 일하느라 고생 많죠. 우유 답례라고 생각하고 받아요"
하며 제 손에 쥐어주시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서
창피한것도 모르고 참외만 꼭 쥐고 울었어요
사장님도 함께 눈물 글썽이시다 돌아가셨는데
집에 갈때 가게에 다시 오셔서 저에게 "힘냅시다"
한 마디에 또 눈물 펑펑
빚 갚느라 뭐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살아
제 자신은 늘 뒷전이고 이렇게 울어본게 언제인가 싶어서
더 슬펐어요
참외 한개는 가게 사장님 깎아드리고
두개는 집에와서 엄마랑 동생이랑 저녁 먹고 깎아서 먹었는데 정말 달고 맛있었어요
엄마랑 동생이 행복해하는 모습, 맛있게 먹는 모습 보니
너무 좋았네요
더 열심히 일해서 더 잘되서
엄마하고 동생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참외 사장님이 이 글을 못보실 가능성이 높지만
부끄러워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드려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주신 참외 하나에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참외 정말 달았어요
정말 잘 먹었습니다

언젠가
먼 훗날
또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 참외를 깎아 먹으며
이 글을 읽으며
그때는 그랬지.. 하며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2020년 4월 27일 어느 빵집 알바생-

댓글 274

ㅡㅡ오래 전

Best그 사장님은 우유 하나로 큰 위로 받았다고 따님한테 자랑했을 거에요. 힘들어도 계속 버티면 곧 참외 30알 살 날이 올 거에요. 재난지원금과 근로장려금, 각종 수급 가능한 거 있는지 야무지게 알아봐서 꼭 이 힘든 시기 이겨내시길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아가리와대가리오래 전

Best참외 사장님도 오늘 가족들과 저녁 드실 때 쓰니 이야기하면서 좋은 시간 보내셨을 거예요. 힘내시고 앞으로 좋은 일들 많이 생기길 빌어요.

ㅇㅇ오래 전

Best주작이래도 이런 훈훈한글은 속아줄수있다. 힘내세요. 덕분에 나도 힘내볼게요

ㅇㅇ오래 전

하는일마다 다 잘되고 행복하세요

행복오래 전

훈훈 늘 행복하세요~~~

ㅇㅇ오래 전

와...대박 진짜 코 끝 찡해진다..

가를릭오래 전

감성에 취하여 글을 올리신 겁니다 . 착한건 좋은데 남 불쌍하게 여기지 마세요

오래 전

글쓴이에게 꼭 좋은 일들이 생기길 바래요~ 글 읽다가 몇번이나 울컥했어요

ㅇㅇㅋ오래 전

근데~~아빠가 엄마와동생들<<<<이라했는데 참외는 엄마.나.동생 셋?????????머지

ㅇㅇ오래 전

야힘내. 참외는 못사먹으면서 우유 결제는 해주고,참외3알중 1알은 또 사장님주고 2알 고이챙겨와 가족들 주고 맛있게먹는모습에 행복해하는 쓰니.앞으로 꽃길만 걸을꺼야

ㅇㅇ오래 전

동생들 이래서 최소 둘인가 했더니 말미엔 동생 하나뿐이네 뭐 자작이던 아니던 힘내고 세상사 바닥만 있는 인생은 없어요 지금이 바닥인거고 치고 오를일만 있어요 매사에 열심히 한다면 기회는 부지불식간 찾아옵니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도 잡을수 있죠 지금처럼 열심히 하세요 기회는 꼭옵니다

잠옷사줘오래 전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찡 하네요 .. 앞으로 좋은일 많이 있길 바랍니다 ^^

b오래 전

진짜 돈 궁하믄 참외도 못 먹는다 가난한자들은 과일 사먹기가 부담스럽고 그래서 자꾸 싼것만 먹게된대 과일도 먹어줘야하는데 선뜻 못사먹는거지 글쓴이 힘내요

닉네임을 다르게 변경할 수 있어요!
 님이
ㅇㅇ님에게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