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ㄱㄴㄱ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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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은 고등학생때 였고 그 이후 여자와는 벽을 치고 지냈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여자를 좋아한 적도 있었고 다른 여자가 나를 좋아한 적도 있었다. 다른 여자를 좋아할때는 시작할 용기가 없었고, 다른 여자가 좋아할때는 벽을 치고 선을 그으며 그렇게 지냈다.

내 첫사랑은 사실 영화같은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물론 10대청춘드라마가 아닌 부부의 세계와 비슷한 역겹고 더러운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연애가 무서웠고 시작할 용기가 없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군대를 전역을 했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연애감정은 무뎌져갔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금사빠이다. 호의를 호감으로 보고 감정이 커질수록 괴로워했다. 난 못났고 그 사람들은 빛이 났으니까.
난 자존감이 엄청 낮았고 가정사도 별로 좋지 못했다. 가정사가 결국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고 내 연애감정도 자극을 했다. 셋이 콤보로 나를 괴롭힐때는 참 죽고 싶은 적도 많았다. 내 인생을 비관하면서말이다.

그렇게 힘들어 하던 중에 너가 생겼다. 너는 나보다 한참이나 어렸고 나랑 비슷한 가정사이지만 나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가정형편을 지녔다. 처음엔 그저 이쁘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이 너에게 관심을 갖는게 보였고 너도 그게 싫지는 않은 눈치로 보여서 나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근데 그 다른 남자는 이미 연인이 있는 사람이였고 나는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너를 옆에 두고 지키고 싶었고 그 다른 남자가 껄떡대는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게 화근이였나 싶기도 하다.

결국 이 복잡한 감정들은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가정을 하니 정리가 되었고 또 나는 짝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절대 내가 먼저 시작할 수 없는, 이별이 무섭고 두려워서 시작도 못하는 그런 나였으니까말이다.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고 자연스럽게 장난을 쳤다.

근데 어느순간부터 이상한걸 느꼈다. 너의 행동이 다른 여자애들과 다르다는걸. 너의 말투에 나를 걱정하는게 보였고 나와 같이 있고 싶다는걸 느꼈다. 오랜만이여서 사실 내 착각인줄 알았다. 나는 금사빠니까 너의 호의를 호감으로 본거라 생각했다. 그럴거라고 믿었는데 너는 내 생각보다 직진이더라. 서로 감정이 있다는걸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을 했고 너는 내게 고백하였다. 행복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호감이 있는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이였다니 꿈만 같았다.

걱정이 되었다. 우리가 변할까봐. 이제 시작인데 변해가는 모습이 내 머리속엔 그려졌다. 하지만 너가 했던 그 한 문장이 나를 움직이게했다. 나와 있으면 행복하다. 불안하고 불행했던 인생이 나를 만나 행복하다고 했고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였다. 나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고 느껴졌다. 그게 고마웠고 나를 살아나게 했다. 너무 행복했다. 우린 서로의 과거를 알게 되었다. 많이 힘들어했던 너와 나는 서로를 만나 너무 행복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너에게 하루 하루 빠져들었고 너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매일 다짐했다.

우린 행복했을까? 나는 행복했다. 너와 다툼 아닌 다툼을 했을때도 우리가 더 행복해지려는 단계라 생각했고 믿었다. 너의 과거를 알기에 상처를 주기 싫었고 모진 말 한번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쁜 말을 안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항상 다툼이 있어도 사과하는 건 나였다. 너는 아직 어렸고 나는 마음이 여렸다.

우린 헤어졌다. 내가 널 모질게 굴지 못해서 그랬던걸까?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한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너였다. 툭하면 울고 툭하면 삐진다고 너무 착해서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하면서 이별을 고했다. 결국 이렇게 끝이 났다. 알고 있었다. 느껴졌다. 너가 변해가는걸. 나는 더 노력했다. 친구들과 밤새 노느라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도 나는 괜찮았다. 기념일날 너가 자느라 늦었다해도 나는 괜찮았다. 너를 지켜주겠다고 힘들지않게 해주겠다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했고 다짐했으니까.

너는 행복했을까? 내 행동들이 집착으로 느껴질까 마음 졸이던 나를 너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너가 친구들과 밤새 술을 먹어도 되냐고 했을때 내 감정을 생각을 했을까? 친구라는 이유로 남자들과 밤 새 술을 먹고 또 당일치기로 여행을 갔을때 너는 내 생각을 했을까? 나보고 힘들지않냐고 물어보던 너는 내 걱정을 한걸까? 맨날 우는 나를 보고서 왜 우냐고 화를 내던 너는 내 감정을 몰랐을까?

어쩌면 너는 사실 다 알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다 알고 있었다. 너가 감정이 식었다는걸 옆에 있던 나도 느끼는데 본인이 못 느꼈을리가 나는 울보가 아니다. 너라서 모질고 나쁜말을 할 수 없던 나는 눈물로 감정을 드러냈던 것이다. 화를 낼 줄 모른다는건 거짓말이다. 나도 화를 낼 줄 알고 욕도 할 줄 안다. 하지만 너잖아.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너잖아. 너여서 눈물이 난거고 너였기때문에 눈물이 흐른거다.

그렇게 헤어지고 일주일. 나는 매일 술을 먹고 전화를 했다. 주변에서 말려도 술먹고 전화하면 진짜 추하다고 좋은 기억도 사라진다고 사실 바랬을 수도 있다. 너가 욕하고 여지없이 떠나주기를 바랬을 수도 있다. 결국 바램대로 였는지 너는 내게 그러한 말들을 남기고 떠났다. 나는 끝까지 모질고 나쁜말을 못했다. 우리의 추억이 사라질까봐 겁났고 무서웠다. 그렇게 내 첫 20대 연애는 끝이 났다.

사실 너가 이걸 보지않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보면 너는 단박에 너의 이야기인것을 알아낼테니말이다. 너에게 억울할 수도 있고 내 생각들을 너가 처음으로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너가 이 글을 안보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게 지금 내 바램이고 너가 원하는 것일테니 솔직히 너가 내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느껴서 돌아오면 좋겠지만 그건 이제 내 욕심이다.

많이 사랑했고 좋아했다. 아니 아직은 사랑하고 좋아한다가 맞다.
너의 번호를 지우고 모든걸 지웠다. 만약 우리가 다시 만나면 지워진 이야기들은 다 잊고 새로 시작하려고 다 지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우리 이야기는 여기서 끝. 보고싶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