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올 가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인 예비 부부에요
코로나때문에 순서가 많이 뒤죽박죽이 되는 바람에 신혼집을 먼저 계약했고 가구며 살림을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습니다
집은 감사하게도 예비 시부모님께서 해주셨어요.
예랑 누나가 한 분 계시는데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지내세요. 결혼 전에는 미술 학원 선생님이셨다고 들었고 손재주가 좋으신거 같더라구요. 이미 저한테도 동전지갑이랑 생리대파우치 등등 수공예품을 몇개 선물해주셨는데 퀄리티가 나름 괜찮은 편이었어요. 상견례때 저희 부모님이랑 동생한테도 손수건 선물을 주셨구요ㅎㅎ 워낙 알록달록해서 색감이나 스타일은 저랑 거리가 멀었지만 정말 나누고 베풀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고 감사 표시도 충분히 했습니다
근데 한달 전에 시누이가 갑자기 흥분한 상태로 전화가 오셔서 저희 신혼집을 직접 인테리어해주신다는 거에요ㅎㅎ... 저희한테 허락을 구하진 않으셨지만 시누이 손재주 좋은건 알았고, 예랑도 귀찮은 인테리어를 누나가 해주면 편하고 좋지 않냐는 반응이었는데다 시누이가 워낙 들떠있어서 저도 그냥 웃으며 찬성했었어요 처음엔... 근데 벽지며,, 커튼,, 식탁, 수납공간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 의사는 묻지 않고 본인 취향대로만 하려고 하세요
저는 심플한 북유럽풍 인테리어를 좋아하는데 시누이는 너무 화려한걸 좋아하셔서, 벽지 색도 저는 화이트를 원하는데 시누이는 진한 초록색(눈에 좋다며..), 시계도 저는 그냥 깔끔한 시계가 좋은데 시누이가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시계 테두리에 금속으로 된 꽃이 엄청 달린 달린 보석같은게 박혀서 빛이 반사될때마다 눈이 부신 시계를 사오셨더라구요...
2시간을 힘들게 돌아다니면서 고르셨다면서ㅠㅠㅠㅠ 보자마자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티비 바로 위에 달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정말 제 기준 투머치라서 뭐라 할 말을 잃었습니다
벽지는 진한 녹색, 시계는 화려한 꽃시계, 그리고 커튼은 노란색.. 개나리색...을 하자고 하세요 화이트 식탁에 찐핑크 식탁보까지ㅠㅠ 다 시누이가 찜해둔 것들이에요 예쁠지도 모르겠죠 근데 저는 그냥 화이트 그레이 네이비 베이지 이런 느낌으로 꾸미고 싶어요 ㅠㅠ 전 여태 옷도 그렇게 화려한 색 입어본 적이 거의 없어요 서른 평생에...
정말 이 이상으로 인테리어가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지금이라도 저희가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직 시계 빼고 아무런 시공도 거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요
예랑은 네가 싫으면 싫다고 말하자는 입장이고, 자기는 상관없대요 집은 쉬기만 하면 되는 공간이라고ㅠㅠ
근데 또 말씀드리자니 집을 시부모님이 해주셔서 제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뭔가 조금 눈치도 보이고..
제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매번 목구멍까지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라는 말이 올라왔다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요...
어떡하면 좋을지 답답한 저에게 현명한 조언을 구합니다ㅠㅠ
(오른쪽 위 아래가 섞인 느낌의 꽃 시계에요 인터넷에서 찾은거라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