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사춘기고 저는 갱년기입니다.

ㅇㅇ2020.04.29
조회11,993
정말 날마다 속이 뒤집어져 미칠 것 같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성격 파탄자 같네요.

더군다나 24시간 붙어있는 요즘…
아침부터 물 컵 엎은 딸 때문에 소리소리 지르고 생 난리를 쳤습니다.
물 마시고 컵을 식탁에 반쯤 걸치게 놓아 엎어지는걸 제가 봤거든요.

그 나이 먹고 넌 물컵하나 못 놓냐고, 아침부터 정신 못차리고 헤롱헤롱 거리면서 무슨 온라인 수업이냐고
다 때려치우라고 고래고래 소릴 질렀어요.

딸은 딸대로 화가 나서
그럴 수도 있지. 엄마는 실수 안해? 이러고 대드는데
진짜 순간 눈에 불꽃이 일었어요.

아…내가 오늘 저걸 죽일 수도 있겠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가라앉아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이 신들린 무당마냥 칼춤을 추는 느낌입니다.


방금 애들 점심 먹이려고 에어프라이어에 종이호일 깔고 고기 돌린걸
식으라고 잠시 꺼내놓은 사이
아들이 젓가락으로 고기 꺼낸답시고 에어프라이어안의 종이호일을 뚫어 기름이 바닥으로 샜어요.

순간 또 화가…………
너는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일을 더 만드냐고.
이거 설거지 니가 할거냐고.
시키는 거나 똑바로하지 이게 뭔짓이냐고
또 막말을 퍼부었어요.

화가 난 아들 역시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더니 지방문을 발로 차네요.
그거보고 더 화가 나서 이새끼들 앞으로 내집에서 둘 다 밥이고 물이고 먹지 말라고
지 앞가림도 못하는 것들이 아주 엄마 죽으라고 일거리만 만든다고 또 고래고래…

딸도 대들고
아들도 대들어요.
그러면 전 이성이 진짜 없어져요.
순간의 화가 나를 미치게 만들어요.
정말 눈동자 풀려 분노조절장애마냥…아주 서로서로 못 할퀴어서 안달 난 것 같아요.


안 그랬어요.
저 화를 내긴 했지만 물 엎는다고 화 안 났고 종이호일 구멍 뚫었다고 화 안 났어요.
그런데 지금 모든게 거슬려서 미쳐버릴 지경이예요.
마치 화내려고 아침에 눈 뜬 사람 같아요.

머리카락이 미친듯이 빠지는데 심지어 머리카락에게도 화가 나요.
이거는 왜 자꾸 빠져가지고 사람 청소하기 힘들게 만드냐고.
내머릴 내가 쥐어 뜯어요.

이게 갱년기가 맞나요?
아이들이랑 날마다 싸우니까
목이 날마다 쉬어요.

이꼴 저꼴 다 안보고 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나무랑도 싸울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