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썰 읽을 사람..!!! (긴글)

ㅇㅇ2020.04.30
조회1,140
안녕 얘들아 나 정말 오랜만에 연애세포가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고 빨리 어딘가에 자랑하고 싶어서 내 마음의 고향 판에 달려왔어! 사실 20살이긴 한데 10대판 아직 졸업 못해서.. 좀 빌릴게ㅎㅎ 되게 길어질거 같은데 심심한 사람은 읽고 가!!

말했듯이 난 20살이고 올해 대학교에 입학했어. 우리 학교에는 한 학번 위 선배가 신입생 몇십명씩 맡아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개강 전부터 담당 선배가 배정돼서,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웬 남자 목소리가 ㅇㅇ대학교 무슨 프로그램 담당 누구라고, 건강 잘 챙기고 계시냐 이러길래 뭔가했는데 담당 선배 분이 프로그램 소개하고 안부 묻는 차원에서 전화 돌리신거야. 목소리가 되게 좋으셔서 와.. 하면서 듣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그럼 건강 잘 챙기시고 개강 후에 직접 뵙길 기다리겠습니다” 이러시길래 나도 “네 선배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하고 좀 소심하게..ㅋㅋㅋㅋ 말했어. 그랬더니 선배 분이 잠깐 작게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뭐라하지 뭔가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 그런 목소리로 “네 감사해요 개강 후에 꼭 봐요” 이러고 전화가 끊겼어. 마지막에 웃던 목소리 때문에 조금 설레긴 했는데 뭐 금방 잊어버렸어.

그러다가 (온라인)개강 이후에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돼서 그 선배가 카톡에서 단톡방 파서 공지 올리고 갠톡으로도 뭐 이것저것 보내고 그랬는데 그때 알게 된게 이 선배 말투가 진짜 엄청엄청 예의 바르고 공손하고 착하고 그런거야..! 어느 정도였냐면 개인적으로 뭐 물어봤더니 답해주셔서 “네 감사합니다!” 보내면 답장으로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보내요~” 이렇게 올 정도로 지인짜 친절했어. 게다가 프사도 잘생겼어서ㅎ.. 개인적인 연락도 안했고 만난 적도 없었지만 내적 호감도가 갈수록 엄청 쌓였어.

그리고 한 1-2주 전에 이 프로그램 활동 중에 화상채팅 켜고 이 선배랑 신입생 몇 명이랑 같이 하는게 있었어. 내가 별 생각 없이 채팅방을 좀 일찍 한 10분 전에 들어갔더니 선배 혼자 캠 키고 있는거야. 나도 그래서 얼른 캠 키고 선배한테 인사했더니 선배가 안녕하세요 (내 이름 확인하고) ㅇㅇ님.. 어..! 이러는거야 ㅇㅅㅇ 내 이름 보고 놀란듯이. 그래서 뭐지하고 네?ㅎㅎ 했더니 아 아니라고 죄송하다고 하면서 말을 걸더라고. 학교생활 어떤지부터 무슨 수업 듣냐 그 교수님 과제 많을텐데 괜찮냐 등등 학교 얘기 이런저런거 물어보고 나는 열심히 대답하고 그러는데 말하는 내내 미소짓고 있고 중간중간에 웃어주고 엄청 말을 잘 들어주는거야. 그래서 난 더 신나서 주절주절 혼자 막 말하고 한 5분 정도 그러다가 다른 학생들이 채팅방 들어오고 그래서 대화가 흐지부지 끝났어. 활동 그대로 진행하고 끝나고 따로 연락도 안 했고 그냥 그렇게 그 날도 지나갔어.

그러던 중…! 사건의 발단은 바로 오늘! 과제를 하러 오전부터 짐싸서 학교 도서관에 갔어. 과제하고 공부하다가 점심시간 돼서 나가서 학식 사먹고 다시 도서관 들어가는 길에 커피 사가려고 카페에 갔어. 주문하고 자리 아무데나 앉고 고개를 딱 들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있던 그 선배랑 눈이 딱 마주친거야..!!! 아는 얼굴이니까 순간적으로 어..? 하고 소리내서 말하고 그 선배라는 걸 깨닫고 아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어. 그리고 선배는 당연히 나 이름을 모르실 줄 알아서 ㅇㅇ프로그램 선배님 분반인 누구라고 소개하려고 했는데 선배가 안녕하세요! ㅇㅇ님 맞죠? 하는거야..! 놀라서 맞다고 이름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보니까 원래 기억 잘 한다면서 일행 있나고 물어보더라고. 없다고 하니까 아 저도 없어요ㅎㅎ 같이 앉아도 돼요? 하면서 와서 내 앞자리에 앉음. 학교 왜 왔냐 과제하러 왔다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화상채팅으로 대화했을 때 내가 한 말들을 기억하더라고..! 누구 교수님 수업 듣는다고 했죠? 이번에 평가기준 바뀌었다던데~ 이런 식으로 다 기억하고 계시고 내 말도 그때처럼 웃으면서 잘 들어주시고 해서 처음 만난지 3분도 안 됐는데도 엄청 편하게 커피 마시면서 대화했어. 중간에 어느 시점부터는 내가 말 놓으시라고 해서 선배는 나한테 반말로 얘기하셨고, 그렇게 계속 얘기하다보니 한 30-40분이 진짜 순식간에 지나갔어. 맘같아서는 대화 계속 하고 싶었지만 난 급한 과제가 있었고ㅜㅜ 선배도 계속 붙잡아놓으면 안될거같아서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다, 일어나자 하니까 알았다고 하고 같이 나왔어. 나와서 도서관으로 다시 올라가는 길에 선배가 “같이 앉아서 공부할래?” 이러는거임ㅜㅜㅜㅠㅜㅜㅜ 그때부터 갑자기 확 설레면서 두근거리고.. 티 안내려고 그냥 웃으면서 네 좋아요! 하고 같이 올라가서 선배가 자리 내 쪽으로 옮겨서 거의 마주보고 공부했어ㅜㅠㅜ 덕분에 딴짓 하나도 안하고 다소곳하게 앉아서 열심히 과제를 마치고 잠깐 폰 보고 쉬는데 (저녁시간 좀 지났을 때였음) 선배가 급한거 다 했냐고 물어봤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럼 잠깐 산책할까? 하길래 또 엄청 두근거리면서.. 좋다하고 나와서 학교 캠퍼스 쭉 걸으면서 또 얘기했어. 전까지는 학교생활 관련된 얘기만 엄청 했다면 좀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기 시작하고, 걷다가 중간에 노을지고 어두워지는 것도 다 보고 가로등 켜질때까지 계속 산책하고, 그러다 한시간이 넘게 지나서 같이 미쳤다미쳤어 하면서 다시 들어와서 남은 시간 동안 또 열심히 과제하고 같이 나왔어.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내 버스 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손 흔들어주고, 집 도착해서 연락하라고 하길래 문자했더니 답장 바로 와서 잠깐 대화하고 새벽에 자기전에 또 대화하는데 금요일에 만나서 저녁 먹자고 하네.. ㅠㅜㅜㅜㅜㅜㅜ 어떡해 벌써부터 설레… 나 썸 제대로 타본적 없는데 이거 썸 맞지 얘드라ㅠㅠㅠㅜ 너무 좋다 진짜 으아아ㅏ

여기까지 다 읽은 사람이 있다면.. 긴 글 읽어줘서 증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