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값 받았어요..

율리2020.04.30
조회422
처음엔 세 번 만나주면 소원 들어준다고 그래서 만났었어요. 만나면 만날수록 좋아하게 되었고 제가 더 좋아하지만 남친이 먼저 고백해주었죠. 둘다 동갑이고. 제가 대학생 4학년일 때 만나서 현재는 저는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고, 남친은 아직 대학생 3학년이에요.

처음엔 정말 많이 빠져들어서 서로 매일매일 12시간씩 볼 정도였네요.. 점점 학교를 가거나 다른 일을 하는 등으로 1~2주에 한 번 보게 되었었지만요.

남친은 군대 다니면서 모아둔 돈 50만원으로 계속 데이트를 하다보니 다 날려버렸죠. 그래서 제가 돈을 냈어요.. 저도 모아놨던 돈을 백 넘게 써버려서 여유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직장 다니면서 돈을 벌고 하니까 남친이 돈이 없다그래도 제가 냈어요. 보통 저 8~90 : 남친 10~20 정도로요.. 남친은 돈 아껴서 데이트에 보태야하는데. 하면서도 저와의 데이트로 아낀 돈으로 자기 사고 싶은 거 사더라고요. 나도 대학생이었으니 돈 없는데 갖고 싶은 건 얼마나 많을까 싶었고

속상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어요. 행복했고.. 돈보다 남친과 갖는 시간이 더 소중했어서.

그런데 갑자기 헤어졌어요. 이유가 대체 뭐냐고 물어보니까 매력이 없다네요.. 매력....

저는 거의 남친을 가두지 않았고. 남친이 뭘해도 이해했어요. 지각을 밥먹듯이 해도, 친구와 만나도, 새벽에 술마시러가도, 게임을 해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통제따윈,,

근데 저 자체가 매력없었나봐요.. 그런데 매력없다고 헤어지기에는 우리가 만난 시간들이 있는데 갑작스럽게 예고도 없이.. 깊이 고민한 것 같지도 않았어요.

누구나 오래 만나면 장점보다 단점이 두드러져 보이기 마련이고, 권태기는 함께 노력해야하는거라고 해도.. 전혀 듣질 않고 감정적으로 나올거면 그까지만 하라고 끊어버리네요. 너무 허무하고 허무해요. 나도 남친의 단점이 안보였던 건 아녜요.

콩깍지 씌였지만 남친이 피부관리를 제대로 안해 여드름흉터가 많이 생긴 것도 거슬리고, 살쪄서 배 나온 것도 그렇고, 머리카락 숯이 적어서 탈모로 보이는 두피가 보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머리를 미용실에서 안자르고 자기가 잘라 어린소녀처럼 보이는 것도 그렇고, 옷을 중고샵에서 사는 것도 그렇고.. 솔직히 좋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 속에서 단점보단 장점을 찾았고요..

여드름에 바르는 핑크 연고
흉터에 바르는 ㄴㅅ카나 연고
그리고 제 피부 좋다고들 하니까.. 제가 쓰는 것들도 다 사줬고
살 빼는 건 같이 운동하자고 그랬고
두피를 자세히 보니 지루성 두피인 것 같아 저도 쓰는 샴푸 사다줬고...

늘 이쁘다고 했어요. 이쁘니까..
눈동자를 볼 때면 너무 좋았고
피부가 안좋으면 어때, 내가 뽀뽀 안해도 여드름 나는거니까 뽀뽀 막 해도 상관없겠지 하며 뽀뽀세례하고
배 나왔다고 늘 말해도 살쪘어도 몸이 기본적으로 멋진 몸이라 운동하면 훨씬 멋져질거라고
머리카락 숯은 적지만 좋은 냄새가 나고 토끼털 같아서 그게 또 매력이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나는 그렇게해서라도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나갔는데.. 나는 매력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되버린게 너무나 허무하고.

나는 매력없어서 다른 남자들한테도 매력없는 여자로 비춰질까 싶고.

내가 애같아서 헤어진건가 싶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제목에 달아놓은 건요
헤어지는 날 두고 간 반지 돌려달라고 오늘 연락했는데 반지값으로 주네요. 4만원... 버렸냐니까 집에 있대요. 은반지에요. ost에서 쌍으로 8만원에 주고 샀는데 혹시 남친 부담스러울까 싶어서 거기서 제일 이쁜 걸로 골랐거든요. 로이드도 비싸다고 그러니깐..

우리의 긴 시간들, 그리고 맞춘지 얼마 안되었어도 추억이 담겼을 반지여서 돌려받고 싶었던건데.. 그걸 돈으로 환산해 고작 4만원어치 밖에 안되는 그런 사랑이었구나.. 하고 생각이 드네요. 돈 더 받고 싶었다는 말은 아니고, 그냥 추억 없는 그런 사랑이었구나 하고 한탄할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