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뜻하지않게 알게된 내 인간관계

222020.05.05
조회2,881


안녕하세요 서른둘 여자입니다

모바일로 쓰는거라 오타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나름대로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구에게 기댄적도 없었고, 혼자서는 못하는게 없었고,

혼자서도 씩씩했거든요.


물론 친구들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그렇게 교우관계에

의존한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직장을 다니다 막 퇴사한지 얼마 안됐고, 그 즈음

뜻하지않게 갑자기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반 강제로 집에 갇혀 안으로는 부모님 눈치, 밖으로는 퇴사한

회사와의 갈등... 구직 사이트를 뒤져도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만 나오는 생활이 이어졌고


마침 엎친데 덮친격으로 터지는 개인사에 정말 난생 처음

끝없는 우울감과 공허감으로 마음이 가득차더라구요.


부모님과의 정서적인 교감은 포기한지 아주 오래전이라,

친구를 만나 조언도 얻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면 좋을것같은데



참.. 제가 누군가 필요할 때 의지되어주는 사람 한명 없더라구요.



물론 알죠, 코로나가 난리였고.. 저도 바깥에서 보자는 이야기는

아니였어요. 제가 차가 있으니 사람 몰리지 않는 곳으로

드라이브를 가자던가

자취하는 친구 집에 내가 운전해서 가겠다 라는 거였는데



전부 거절하더라구요 코로나때문에 안돼 위험해 우리집쪽도

위험해 그쪽은 뭐 확진자나서 위험해


정말 우울한 일들에 파묻혀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 친구가 코로나에 굉장히 예민하다고 생각해서 더이상 만나달라 하지도 않았고

내가 가겠다라는 얘기도 부담될까봐 두번째는 얘기 꺼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친구 참 해맑게 저한테 매일 카톡으로 남자친구랑 뭐뭐 데이트 했다는둥 자랑 하네요.

오늘은 뭐 어딜 갔다 어딜갔다 하며 교외지역 돌아다니며

데이트 잘 하고 맛집 찾아다니고 한강공원도 가고 고터에서

쇼핑도 하고 ㅋㅋ



참 잘~ 돌아다니더라구요.


코로나때문에 예민해서 나오기 싫어한다며 친구를 이해하고 존중

했는데... 참 사람 마음이 ㅎㅎ 그 수많은 데이트를 위한 날들중에

하루 몇시간만 내 얘기를 들어줄 마음의 여유는 없었나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이친구 참 많이 좋아했었거든요. 대화도 잘통하고. 취향도 맞고

이친구가 울적하거나 심심하다고하면 저는 거절없이 매번 나가줬었는데.. 약간의 회의감이 들더라구요?



두번째 친구는 4월 결혼했는데 작년부터 하트뿅뿅한 남자친구랑

결혼날짜 잡았다고 얘기한 순간부터 연락두절되다시피 했어요

단톡방에도 단답, 모임도 이런저런 핑계로 불참, 데이트는 꼬박꼬박 하면서 얼굴한번 보기 힘들었고

친구들이 예비신랑 언제 보여줄거냐 해도 응 보여줘야지~~ 하면서 묵묵부답,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고 이제는 코로나 핑계로


청첩장도 2주전쯤 모바일로 하나 띡 보내더니 갑자기 쌩뚱맞게

너희 내 결혼식 와줄수있엉???ㅜㅜ 하며...


참고로 결혼식장 김해구요 ㅎㅎ..

저희 전부 서울 친구들이에요....


그친구 하도 뭐 연락도 없고 모임도 안나오고 결혼 얘기는 일절

안하기에 코로나때문에 연기하거나 하객들 초대 안하고 가족끼리만 조용히 하려나보다 했는데


갑자기 모바일 청첩장 띡 보내더니 와줄거라고 생각하는 거

자체를 예상못했죠...


교통 숙박에 대한 얘기도 일절 없었고 너무나 당당하게 와줄거지?
ㅜㅜ하는 태도에 다들 당황 ㅋㅋ ..


좋게좋게 코로나도 그렇고 지금 이시국에 너무 멀리 가긴 아직

시기상조같다. 정말 미안하다 축의하겠다 얘기했더니 완전히

빈정 상해서 ㅎㅎ 얘기하고 지금까지 카톡 하나없구요



이친구 정말 우리가 와주길 바랬던건가? 생각하니 작년부터 그 친구의 성의없던 행동 배려심없던 일들이 떠올라

저희끼리도 열받더라구요.. ㅎㅎ


거기까지 결혼식을 와달라고 할거였으면 코로나 터진 이후에도

그렇게 매주 몇일씩 데이트하고 혼수고른다고 룰루랄라하고 예비남편이랑 여행다니고 할 동안

잠깐만 짬내서 마스크 쓰고 얼굴보고 청첩장이라도 전달해 주면서

와달라고 하던지..

작년에 진작 남편얼굴 보여달라고 다들 궁금해했을때 정식이라도 소개라도 시켜주던지..

코로나 핑계대며 이도저도 귀찮았으면 적어도


청첩장도 제대로 못건네주고 미안하다 하지만 너희가 꼭 와줬으면

좋겠다 숙소는 내가 잡아주겠다 먼저 일말의 신경을 좀 써주던지


코로나 핑계가 또 자기결혼식에는 안먹히는 모양이더라구요



이런시국에 정말 얼토당토않게 인간관계가 갈리기도 하고

그렇네요.. 참... 요즘 마음도 너무 우울한데 친구에게
기대하고 의지하고 싶다는 마음은 너무도 어리석게 느껴지고


돌아보니 저는 의지할 사람이 정말 없더라구요.


어쩌면 제가 의지를 안하고 독립적이였던게 아니라
그냥 그럴 사람이없어서 그런 상황에 익숙해졌던 것일까요


마음이 뒤숭숭한 밤이네요...


요새들어 참 외롭고 공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