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요

거울2020.05.09
조회1,224

아주아주 긴글입니다.
지금 복잡한 심정을 정리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엄마와 연락하지 않은지 4개월정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도대체 왜 이러냐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전화를 끊어버린 뒤에 착신금지까지 해놓았습니다.
지금 마음은 절대 전화받기도 싫고 말도 하기 싫으네요.
전혀 상관없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희 엄마는 누구에게 빚을 진 것도 아니고 저에게 돈을 달란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해를 끼친 적도 없으십니다
오히려 어려서부터 생활력 없는 아버지와 싸워가며 돈 모으시고 저희들 가르치시고 집도 넓히셨으며 그래도 오빠나 저나 이만큼 사는 건 엄마 덕이다 생각하고 지금껏 살아습니다.

그렇게 남에게 사람좋다는 얘기만 들으신 아버지와 자식들 지키겠다며 악착같이 살아온 그런 어머니, 그리고 오빠가 있습니다.

오빠는 저랑 3살터울이고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큰문제가 아니면 뭐하나 트집 잡는 법 없이 열심히 살아가 남편 때문에 한동안은 친정에서 벗어나 너무 행복했습니다.

문제는 4년전부터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가 안 좋아지며 저의 힘듦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에도 평범하진 않았지만 참을만 했습니다.

어린시절 제가 기억하는 순간부터 저희집은 만날 싸우셨고, 종교도 없는데 저는 매일 같이 하느님께 빌었습니다. 제발 부모님 싸우지 않게 해달라고..
엄마는 밖에서 쓸데없이 돈 쓰고 다닌다며 아빠를 닥달하고 집안에서 싸우기 일수였고, 제대로 싸우시면 끝장을 보시는 성격이였습니다.(할머니의 시월드도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엄마는 돈돈돈 하기 시작했고 아빠는 본인이 사기당하시고도 당당했으며 악착같이 사시는 엄마와 매일 싸우셔습니다.

이유야 어땠든 술드시지 않으시면 집에서도 저희에게 잘 하시던 아빠였습니다. 종종 술을 찾으시면서 술김에 엄마에게 비수같은 말을 퍼부셨습니다.
다음날엔 어김없이 아빠가 오시기전에 엄마는 소주 2~3병드시고 몸도 못 가누시며 아빠보다 더 반격을 새벽까지 하셨습니다. 그때마다 저와 오빠는 매일 같이 울며 말려야 했고요..
칼부림도 몇번 했고 아빠가 애써 모아놓으신 양주,인삼주,산삼주 컬렉션을 하수구에 몇 백만원 어치를 한방에 털어버리신일도 있었고, 오빠가 아주 어렸을때 수면제 심부름을 시켜 자식들 앞에서 자살기도도 하셨지요.
두번이나 그 모습을 보면서 저희는 엄마가 죽어버리겠단 말이 노이로제가 되어버려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공부도 곧 잘 했던 저희였습니다.
회다닐때도 외박 한번 한적 없었고 12시에는 꼭 집에 들어갔습니다. 항상 아빠가 엄마 힘들게하니 니가 일찍 들어와야한다. 안그러면 엄마가 너무 힘들다.
엄마는 집지키는 개가 아니라고 1주일에 두번은 일찍오라고 해서 학교다닐때도 결혼 전까지 그렇게 말을 들었습니다.

너는 욕심도 없고 착하다는 말을 어려서부터 항상 듣고 살았습니다. 사실 전 안 착한데 말이죠..
그 세뇌가 무섭더라구요.

나는 너희 때문에 사는거다. 벌써 이혼했어도 더 했을텐데 너희때문에 참고 산다고 매번 얘기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저희에게 아빠는 한없이 나쁜 아빠였고 엄마를 괴롭히는 철부지 아빠였습니다.

오빠도 그랬지만 저도 10년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달에 60만원 용돈 빼고 모두 부모님께 맡겼으며 결혼 할때 회사 그만두면서 퇴직금도 모두 엄마에게 드리며 혼수는 부모님께서 해주시는 대로 해왔습니다.
거기다 퇴직급여 맡기라해서 그것까지 엄마 드렸네요.
저희는 엄마말을 잘 들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희 엄마는 한없이 저희에게는 불쌍한 분이셨으니까요.

그런데 결혼 후 배우자들이 생기고나서 엄마는 더 외로우셨는지
저희에게 간섭도 많이 하시고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올케가 오빠나 저처럼 엄마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그 사이에서 오빠는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으로 회사를 6개월 휴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6개월 정신질환으로 인한 휴직.. 오빠는 승진이고 다 포기한겁니다.
심리치료를 하는데 거의 모든 원인이 엄마 아빠의 불화와 엄마로 인한 상처라고 하네요.

그후 오빠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저에게 오더를 내리기 시작해습니다. 오빠한테 내 생각인 것 처럼 말해라..

그러면서도 계속 아빠랑 싸우시면서 내가 만날 참고산다며.. 2,3시간씩 아빠욕을 하셨고.
매일 전화해서 이렇게 해라 저렇해라 대사까지 정해주시고 올케언니한테 이것 시켜라. 저것 시켜라...
저는 그냥 듣기만 했습니다.
우리도 질리는데 언니는 오죽하겠습니까.

마음대로 되지않자 제에게 다시 쌍욕..
울며 겨자먹기로 가끔 언니에게 얘기했죠.
그렇기를 4년...
저희도 이젠 지칠대로 지쳐가던중..

아무도 받아주지 않고 만날 아빠랑 싸우다가 결국 아빠집에서 나와서 이모네집을 전전하시다 저희집에서도 몇달 사시고..
명절이나 아빠 생일때 저희들 아빠한테도 못가게 하고..
그렇게 두분이 떨어져서 1년을 지내셨네요.
아빠는 좀 외로워야 정신차리고 엄마한테 잘해준다며..

그렇게 두분은 소식을 끊고 1년 동안 지내시고는 두분끼리 저희에게 말도 없이 이혼을 하셨어요.
그러다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고 아빠에게 여자가 생기신거죠.

오빠가 저희가 20년 넘게 산 집에서 그 여자를 봤다고 하네요.
오빠가 거기서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런데 아빠가 울면서 너무 외롭다고.. 추석에 너희들만 집에 외줬어도 아빠는 다른 사람 안 만났을 거라고.. 집에서 담근 김치가 너무 먹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참..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위기감을 느끼신건지 엄마가 아빠집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곤 들어가신지 1주일만에 저더러 애들 데리고 아빠집에 드나들라고 하시데요.
제 감정은 지금은 힘들 것 같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매주 전화해서 오라고.. 오라고..
본인이 만들어놓은 판이 뭘 그렇게 불안하셨는지..

그래서 결국 3달만에 간다 했더니
오빠는 명절에 엄마 보러 오면 아빠랑 오빠랑 서로 불편 하다며 명절에 오지 말고 용돈만 많이 보내라고..
제 생각인 것 처럼 말하라 하시네요.

거기서 빵 터졌습니다.
그래서 절 이용하시냐. 이제 나도 40이다.
엄마 입에서 어려운 말은 나도 어려운거다.
왜 혼자 천사표하시며 모든 사람을 손위에 놓고 마음대로 움직이려하시냐.
이젠 그런거 시키지 마셔라.
전화를 끊고도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불안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를 하셔서 그러시네요.
너 내가 예전 같으면 가만 안뒀다면서
어디서 엄마한테 그따위로 말하냐고..
.
.
.
저는 엄마에게 인격이라는게 있는 사람인걸까요?
거기서 소리지르며 다시는 전화하지 마시라고 했습니다.
수신차단과 함께..

그런데 지금 마음이 너무 편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마음편해도 되는지 불안한 합니다..
착하지도 않은 것이 컴플렉스에 똘똘뭉쳐 꼴깝하는 걸까요?


제 아이가 2년 전부터 그런 말을 해요.
엄마는 왜 외할머니랑 전화만 하면 우냐고..
아이가 주의력 결핍입니다.
제가 한번 엄마랑 통화하면 2시간 3시간..
듣기만 했는데 미치겠더라구요.

그렇게 4년.. 제가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감정이 하루에 몇 번씩 바뀌고.. 별일 아닌일로 아이한테 화내고.. 또 미안해서 잘해주다 또 화내고.. 사람들 만나 얘기하면 애정 결핍처럼 행동하고.. 무슨 작은 사건에도 손부터 부들부들.. 그렇게 공항장애가 생겼어도 엄마가 나쁜맘 먹고 어떻게 되면 내 정신에 못 살 것 같아 참고 참았습니다.

신경 안정제도 전에 처방 받은 것으로는 해결이 안돼요. 심장이 터져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습니다.

두분다 나름 최선의 방식으로 우릴 키우시고 사셨고
누구보다 두 분이 제일 불행 했겠지만

저도 살고 싶네요.

저는 부모님이 이젠 너무도 지칩니다.
평생 아빠가 잘 못 한일만 말하고 항상 본인에 희생에 대해 말씀하시는 엄마가 이젠 너무도 지칩니다.
절 꼭두각시 쯤으로 생각하시는 엄마가 지칩니다.

지금까지 우릴 위해 참고 헌신 하신 엄마에게 고마워해야 했고 언제 자살하실까 몰라 불안한 저희 였습니다.

오빠를 통해 자꾸 저하고 연락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전 싫습니다.
제 마음대로 해도 될까요?
좀 잊고 살아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