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진짜 연극영화과 입시 하지마..

ㅇㅇ2020.05.11
조회11,722
진짜 니가 배우 꿈에 확신이 있고 아무리 성공 가능성이 낮고 경제적 전망이 안좋더라도 꼭 이 길로 전공까지 하고싶다!!!! 난 진짜 연기도 잘하고 무용 노래도 잘하며 얼굴까지 빼어나다!! 라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공부하기 싫어서, 혹은 관심있었으니까 한번 해볼까? 그냥 이런거면 걍 하지마....공부해...난 고1초에 입시 시작해서 고3인 지금은 한달 전에 입시 그만두고 공부하고 있어.내 경우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되게 많이 받기도 했고 내가 딱히 배우라는 꿈에 확신이 없어서 그만둔 케이스야.. 근데 진짜 연극영화과 입시는 너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힘들어. 얼마나 힘드냐면

1. 다이어트
진짜 상상 이상으로 다이어트를 시켜. 우리 학원은 방학이나 주말에는 꼭 항상 학원생들끼리 모여서 점심을 먹게 시켰어. 당연히 샐러드나 크래미 닭가슴살 플레인 요거트 고구마 단호박 뭐 이런것만 먹게 했고,, 그리고 몸무게도 매일매일 쟀어. 매일매일 몸무게 체크하면서 그 전날보다 살이 쪄있으면 왜그러냐며 엄청 따져물었어. 실장쌤한테 눈물 쏙빠지게 혼나고, 그 다음날까지 다시 빼와야 하고.. 난 그냥 보통 체중인 편이었는데도 엄청 혼났고 과체중인 애들은 진짜 인신공격까지 엄청 들으면서 빼야됐어... 나랑 다른반이었던 애 하나는 쌤한테 몸무게때문에 혼나고 진짜 화장실 들어가서 엉엉 울더라.. 안쓰러웠어. 마른편인 애들도 어느정도 다이어트를 시키니까 이건 말 다했지.

2. 인간관계
이것도 엄청 힘들었어. 이건 학원마다 다르겠지만 학원생들끼리 서로 견제를 엄청 엄청 해.. 물론 끼리끼리 친한애들도 있지만 그런 애들 제외하면 서로 엄청 견제하고 싸워 작년에는 몸싸움까지 일어났었다는데 난 입시반 빨리 나오기도 해서 올해는 잘 모르겠네... 대놓고 시비걸고 이런건 아니지만 진짜 복도 걸어다니면 눈에 보일정도로 기싸움이 심해.. 연습실 차지하려고 엄청 일찍부터 나오고 (이건 당연한거지만) 은근히 뼈있는 말 하고.. 반 대 반 대립이 좀 심하긴한데 그 반애들끼리라도 뭉치는 반이 있으면 그 반 안에서까지 애들이랑 기싸움하고 견제하는 애들 많아... 예를들면 a라는 애가 자기가 동국대에 가고싶다고 얘기를 하면 b라는 애가 그걸 듣고 앞에서는 (물론 앞에서도 대놓고 무시하는 경우도 있음 니가?? 아니면 넌 키가 작아서 거기랑 좀 안어울려~ 이러면서 돌려서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 열심히 하라고 얘기해놓고서 뒤에서 다른 입시생들한테 a가 어떻게 동국대를 가냐고 꿈이 너무 큰거 아니냐고 뒷담까기도 해..
그리고 학생들말고도 선생님들도 신경써야돼... 예체능이라 그런지 학원 애들이 대체적으로 선생님들 비위를 엄청 맞추고 눈치를 엄청봐.. 뭐 쌤들한테 이쁘게 보이면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얻어가는건 맞으니까 뭐 이건 여기까지만 말할게

3. 특기
연극영화과 입시를 잘 모르는 애들은 몰랐겠지만 연극영화과 시험을 볼때는 연기 말고도 무용하고 뮤지컬이라는 특기를 봐. 물론 뭐 다른 댄스라던지 발레라던지 특이한 특기 가져가서 잘되는 애들도 있지만 보통은 현대무용 아니면 뮤지컬을 특기로 많이 가져가. 시험장에서 둘 다 시켜보는 경우가 허다해서 노래 잘한다고 무용 안해도 되고 이런게 아니라 두개 다 한 작품씩은 필수로 준비해야돼. 난 연기보다 특기가 더더더더 힘들었던 것 같아.... 특히 무용. 난 진짜 뻣뻣한 몸치인데 무용이 너무 안되서 진짜 혼도 많이 나고 엄청 힘들었어... 물론 쌤도 화나셨겠지... 몸치인데 뻣뻣하기까지해서 스트레칭도 안되고 뭐 할수있는 테크닉도 없고 아예 무용 진도를 나가기가 힘들었으니까... 물론 건국대라던지 성신여대라던지 특기를 안보는 대학교들도 있어. 특기 대신 자유연기를 가져갈 수 있는 대학교들도 있고. 하지만 그런데 쓰려면 연기를 진짜 잘해야되는거 잊지마.

4. 성적
공부하기 싫어서 이쪽 길 들어오는애들은 진짜 안타까워. 여기 공부 많이봐... 실기에서 비슷하면 합격자 가르는건 결국 내신성적이고, 1차에서 아예 성적으로 걸러서 성적 안되면 못쓰는 대학교들도 있어. 적어도 3~4등급까지가 안정권이고 우리학원에는 1~2등급도 많았어. 공부 못하면 대학 못가는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문계나 여기나 똑같아. 

5. 외모 
본인이 외모에 자신이 없다. 평소 인상이 우울하다는 얘기를 많이들었다. 분위기 축 쳐진다. 이러면 진짜... 그럼에도 진짜진짜 가고싶다면 외모 많이 고쳐야돼. 연극영화과는 연기만 잘한다고 갈 수 있는데가 아니야. (물론 반대로 얼굴만 예쁘다고 갈 수 있는 곳도 아님) 연영과는 보통 거의 단체생활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밝고, 성격이 좋아보이고, 단체생활에 잘 협조할 수 있을만한 애들을 원해. 널 3분 남짓 만날 수 있는 교수님들이 니가 밝은 성격이라는 걸 어디서 확인 할 수 있을 것 같아? 질의응답? 물론 거기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누가봐도 축 쳐져보이는데 말로만 전 성격이 밝고 어쩌고저쩌고.. 과연 믿어질까? 안타깝지만 첫인상을 결정하는건 외모야. 밝고 생글생글한 이미지와 외모..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하얗고 밝은 이미지의 웃는상들을 좋아한다고 들었어. 얼굴이 좀 안되더라도 샵가서 화장받고 머리받고 빙글빙글 웃는, 당당한 모습으로 시험장에 들어간다면 승산이 있겠지. 하지만 얼굴이 좀 괜찮더라도 축 처진 이미지에 우울해 보이는 인상으로 터덜터덜 들어간다면... ㅠㅠㅠ..쌤들도 지나다니시면서 툭툭 주사, 필러, 보톡스, 성형 얘기 많이하셔. 우리학원은 거의 다 필러정도는 맞고 시험보는 것 같아.

6. 비용
모든 예체능이 그렇겠지만 비용이 많이들어. 학원비 어마무시하지, 특강까지 들으려면 더 나가지.. 보충이라도 좀 해볼까 하면 학원비 + 몇십 은 껌이지... 게다가 입시 준비하는 데도 돈이 많이들어. 입시 의상부터가 레오타드, 풀치마 비싼건 진짜 어마무시하게 비싸고, 원피스같은 것도 누가 싸구려 입고 시험장 들어가겠어. 그거 다 티나, 싸구려인거... 나 자신이 명품이니까 옷같은 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애들 있을 것 같은데. 거기가면, 다 명품같은 아이들밖에 없어... 명품같은 아이들이 다 명품 옷 입고있는데, 아무리 같은 명품이라 해도 싸구려 옷 입고서 그 속에서 튈 수 있을까? 시험때마다 샵가는 비용은 또 어떻고. 지방사는 애들은 차비, 숙박비... 돈 없는 집 애들은 진짜 미안하지만 연영과 입시 힘들거야.

난 모든걸 내려놓은 지금 만족해... 내가 2년동안 뼈빠지게 고생한 세월이 전부 물거품이 되버렸지만, 후회 안해. 그 2년간의 세월에서 내가 배운것도 많고, 언젠가 그걸 활용할 때도 오겠지. 우리 부모님은 헛돈 버렸다고 안타까워 하시지만..ㅜ 아무튼 연극영화과 입시 생각하고 있는 애들아 진짜 잘 생각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