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좀 알아야 한다... 닭 그것이 무엇인지...

이하진200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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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의과학검역원 조류질병과장
수의학박사 김재홍

‘조류독감’은 언론에서 사용의 편의상 부르는 병명이고 공식적인 명칭은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이다. 명칭 만큼이나 잘못된 정보도 많은 것 같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이 바이러스를 확실히 아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말을 아껴야 한다. 그 만큼 바이러스의 유형이 많고 특성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변이종의 출현과 생태계 관련 문제 등 고려하여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2003년 12월 1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2004년 2월 13일 현재까지 총 18건이 발생하였다. 2달이면 짧은 기간처럼 보이지만, 이 병의 박멸을 위해 싸우는 방역현장의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힘들고 긴 기간으로 느껴질 것이다. 질병확산의 방지라는 방역업무 외에 언론의 오보 또는 위험에 대한 과장보도로 인한 닭고기나 오리고기의 극심한 소비위축과 관련산업의 침체로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금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성과 이와 관련된 닭고기나 오리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기로 한다.

성급한 보도가 혼란 불러 우는 좀 알아야 한다... 닭 그것이 무엇인지... 국회는 조류독감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내 축산농가를 돕는 취지에서 13일 국회 내 모든 식당의 점심메뉴를 삼계탕으로 통일했다. [사진: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그 항원성에 따라 H형 15종, N형 9종으로 나누어지며 이를 조합하면 총 135종의 혈청형(유형)이 있을 수 있다. 자연생태계의 야생조류, 특히 청둥오리, 가창오리 등의 물새류에는 모든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양하게 감염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비병원성이거나 약병원성 바이러스이다. 그 중 일부는 고병원성 바이러스로서 야생조류에는 전혀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닭이나 칠면조에 감염되면 70% 이상 폐사시키는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를 일으킬 수 있다.

가금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원래 사람에게 직접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97년 홍콩(H5N1), 2003년 네델란드(H7N7), 2004년 베트남과 태국(H5N1) 등에서 사람에 감염되는 예외가 발생했다.

국내 양계장에는 이제까지 H9N2라고 하는 약병원성 가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만 존재하였지만 이번에 H5N1이라고 하는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유입됐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동일한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비병원성, 약병원성, 고병원성 등 그 특성이 제각각 다를 수 있다. 실제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H5형 바이러스는 비병원성이다. 그러나 지난 12월 15일 H5N1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국내에 발생했다고 밝히자 언론에서 H5N1이면 다 같은 바이러스인 것으로 잘못 알고 사람에 감염되는 홍콩 조류독감이 국내에도 발생하였다고 보도함으로써 많은 혼란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닭고기나 계란, 오리고기는 과연 사람에 안전할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안전하다. 그 이유를 살펴 보자.

첫째, 국내의 H5N1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사람에 감염된 97년 홍콩 조류독감이나 최근에 사람이 감염되어 사망한 베트남의 H5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일부 유전자 구조(염기배열)에 많은 차이가 있어서 서로 다른 바이러스임이 판명되었고,
둘째, 국립보건원에서 이 병이 발생한 양계장과 오리농장 주인이나 관리인부, 살처분 매몰작업에 동원된 방역인력 등 1800여명을 대상으로 12일 동안이나 추적 조사함과 동시에 모든 발생지역의 병원에 대하여도 유사환자 발생여부를 조사한 결과, 감염되었거나 감염이 의심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국내의 H5N1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만약에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라면 농장 관리인과 방역인력이 가장 먼저 병에 걸렸을 것이다.

닭이나 계란 먹고 감연된 적 없어 셋째, 홍콩이나 베트남에서도 사람에게 감염되는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닭고기나 계란을 먹어서 사람이 감염된 예는 아직 없다. 이들 국가에서는 감염된 닭이나 오리와 같이 사람이 늘 같이 지내거나 빈번히 접촉하면서 호흡기를 통하여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 등지의 국가에서는 뒷마당에 닭, 오리, 돼지 등을 한꺼번에 같이 키우면서 사람과 수시로 접촉하는 형태의 사육농가가 많으나 국내에서는 그런 사육형태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넷째, 우리나라의 바이러스는 사람에 감염되지 않지만 질병확산 방지와 병든 닭의 유통방지 등 예방적 차원에서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그 즉시, 해당농장 뿐만 아니라 반경 3km이내의 모든 가금농장에 대하여 닭이나 계란 유통금지와 이동통제 조치가 들어간다. 진단결과 양성으로 판명될 경우, 발생농장으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 있는 닭이나 오리, 메추리 등 가금류는 전부 살처분 매몰하며, 계란도 전부 수거하여 폐기하게 된다. 따라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오염된 양계산물이 실제로 소비자에게 유통될 우려도 없다.

다섯째,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소비자에게 생닭을 파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되어 생닭 매매시장 자체가 없고, 위해요인 중점관리(HACCP) 업소 지정을 받은 허가된 닭 도축장에서 위생적으로 처리되어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여섯째, 동남아 국가의 위기관리시스템과 우리의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본다. 지금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는 이 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확산추세에 있고, 그 중 일부 국가는 질병 발생사실을 은폐하여 온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에는 신속진단체계나 긴급 살처분 및 보상, 이동통제 등 초동방역조치 및 국가방역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첫 발생 즉시 국민과 세계기구(국제수역사무국)에 알리고 공개적으로 대처하여 신속한 초동방역조치를 취하여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동남아 국가와 달라서 국내에서 닭고기나 오리고기, 계란 등을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염려가 없다. 지나친 걱정은 새로운 병을 불러올 뿐이다. 이제 마음놓고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드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