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 60-61

독백2004.02.15
조회549

" 어...어떻게...알았어?"
" 해우가... 가르쳐 주더라..."
" ......."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무너무 행복했기에...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감동적인 생일파티는 처음일
거라 생각했다.

 

" 촛불 꺼야지..."

 

녀석의 말에 촛불을 끄자 다시 터지는 폭죽과 함께 박수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그리고 불이 켜
지자 방 한가득 풍선과 플랭카드들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오태양 이거 니가 다...준비한거야?

 

" 직접...한거야?"
" 이런거...해본적 없었는데... 여튼... 마음에 들어하는거 같으니까 됐다. 들어가자."

 

태양이는 호텔리어들에게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팁을 쥐어 주었다. 그러자 고개를 숙이고 문
을 닫고 나갔고, 안으로 들어오자 거실 테이블엔 이것저것 파티 음식들이 한가득 준비되어 있
었다. 근데... 나 너무나도 기쁜데... 자꾸만 해우가 신경쓰여... 해우가 걱정이 돼...

그때까지도 해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왜 그러는거야?

 

" 축하해. 곰탱아... 얼마전까지만해도 기억했는데... 깜빡했다 내가..."
" 축하해. 달아..."
" ...으응... 고마워..."

 

해우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 괜찮아 해우야... 잊어버릴수도 있는거지... 그러니까 그런표정 짓
고 있지 말아...

 

" 와- 오태양 돈 좀 썼겠는데? 이거봐라 이거봐. 역시 있는 놈들은 틀리다니까. 에잇. 꿀린다.
하늘아 내가 나중에 돈 더 많이 벌면 호텔 통째로 빌려서 생일파티 해줄게..."
" 응"

 

다행히 해우의 표정이 밝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태양이때문에 많이 기죽어보이는 모습...

 

" 너 이거 준비 할려고 우리 버리고 사라졌던거냐?"
" ......."
" 근데 오태양 니가 뭔데 곰탱이한테 이런걸 해줘. 흠... 수상하다. 너 혹시 곰탱이 좋아하냐?"

 

해우는 태양이에게 이상한걸 묻고 있었다. 왜... 왜 그런걸 묻는거야.

 

" 내가 눈이 없는것도 아니고."

 

녀석의 싸가지 없는 저 한마디.

 

" 푸하하하."

 

그것 때문에 다행히도 내 스물 두번째 생일파티의 분위기는 한결 업그레이드 됐다.
태양이를 제외한 우리 셋은 샴페인을 마셨다. 어제 밤도 집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오늘도 그런
다면 정말 집에서 혼날 것만 같았다. 근데 다행히도 태양이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했다. 생일
파티만을 마치고 집에 가자며...

 

" 근데 곰탱이 어제 어디 갔었어? 둘이 사라지더니 저녁때 니방에 전화해도 안받고, 핸드폰도
꺼져있고."

 

해우는 모르는 듯 했다. 어제 태양이와 함께 있었던걸...

 

" 어?"
" 핸드폰 안 된다더니 기어이 꺼졌나보구나."

 

태양이가 대답을 선수쳤다. 그리곤 자기가 건낸 선물을 보았다. 풀러보라는 의미 인가?
난 조심스레 포장을 풀었고 안엔 정말 최신 64화음 33만화소 컬러 휴대폰이 들어있었다.

 

" 와. 이번에 새로 나온거잖아?"
" 응."

 

하늘이가 선물을 보며 부러워 하는 듯 했다. 하늘이 휴대폰도 40화음밖에 되지 않는데...
그리고 해우가 16화음이라고 어디가선 진동으로 하던가 꼭 꺼놓으라고 했던 말들도 생각 났다.

 

" 고...마워... 근데 내가 이거...받아도 돼?"
" 그럼..."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웠다. 싸고 작은 선물도 아니고 게다가 호텔 스위트 룸에서까지 파티도
열어 주었는데...

 

" 이야. 나 기죽네. 하늘아 차라리 보지마-"

 

해우는 장난스런 목소리로 능청을 떨며 하늘이의 눈을 가렸다. 그리곤 하늘이는 해우가 선물한
걸로 보이는 세련된 디자인의 시계를 펼쳐 보였다. 나도 시계사주면 시계줄 끊어질때까지 차고
다닐 수 있는데 지나가는 길거리에서 2만원짜리 하나만 사줘도 잘 차구 다닐 수 있는데... 이해
우 그래도 나 쪼끔은 서운해 지려고 그래...

 


# 해와 달 61


" 핸드폰 아직 개통 안했어... 니가 가서 쓰던 번호로 바꿔..."
" ...응...고마워..."

 

그리고 두어시간쯤 차려진 음식을 더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
녀석은 주위에 다른집 차들로 넘쳐나 주차를 할 공간이 없다고 나와 해우만을 내려주곤 어디론
가 사라졌다. 해우와 둘만 남은 상황... 왜...이렇게 어색하지...

 

" 미안해..."
" 응?"
" ... 내일 챙겨주려고 했는데..."
" ...?"
" 바보야. 내가 니 생일도 기억 못할까봐? 내가... 한발 늦었다. 에이..."
" 해...우야..."
" 곰탱아. 진짜 생일 축하해. 하늘이만 챙겨줘서 너무 서운했지... 미안해..."

 

해우는 날 안아주었다. 물론 날 사랑해서 안아준것도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안아준건 아
니라는걸 알았지만 기뻤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 알긴 했냐? 바보같이. 비켜. 누가 보면 어떡할려구."

 

난 곧 장난스런 말투로 해우를 밀쳐내며 소리쳤다. 이해우... 니가 이러니까 내가 더 미안해 지
잖아...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 같은거 하지말아...

 

" 나 들어간다."
" 태양...이랑 같이 안들어가?"
" 언제 올줄 알고... 나 먼저 들어간다."

 

해우가 한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 골목끝에서 걸어오는 녀석이
보였다.

 

" 안 들어갔어?"
" 으응..."
" 춥지 않아? 얼른 들어가. 늦었잖아."
" 응... 고마워..."
" 들어가"

 

녀석이 뒤돌아 해우와 같이 한손을 들어 인사를 대신했다.

 

" 근데... 다신 이러지마..."

 

녀석이 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 나...해우 좋아해..."
" ......."
" 해우가... 오해하는거... 나 싫어..."
" ......."
" 그러니까..."
" 그럴리 없잖아. 그냥 우리 할머니한테 잘해줘서 고마워서 그런거 뿐이야. 오바하지마."

 

차가운 녀석의 한마디와 함께 빠른 걸음으로 해우네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런거지? 니 말이 맞는거지? ...그냥 내가 오바한거지?

 

9월 14일 일요일 아침이 되었다. 오늘은 내 생일 이었고, 아침에 눈을 뜨자 새벽에 있었던 일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 마치 신데렐라가 12시가 되면 다시 누더기로 돌아오는 것 처럼... 어제 한
생일파티는 정말 꿈만 같았다.

 

" 엄마-"
" 어. 밥먹어 얼른"

 

주방으로 들어가자 우리 네식구 모두 모여 앉아 있었다. 식탁 한가운데 올려져있는 케잌.

 

" 자. 앉아. 얼른 생일 파티 하자."
" 헤헤. 응"

 

우리가족은 오늘아침 맛있는 미역국과 케잌을 먹었다. 행복하다...
그리고 은별이는 내게 선물을 내밀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풀렀고 작은 상자 안엔 휴
대폰 케이스가 들어있었다.

 

" 어때 깜찍하지? 도모꼬야. 언니폰 꼬졌다고 하도 뭐라해서 좀 가려줄려고 사왔지. 이거 쫌 비
쌌다 뭐."
" 응... 고마워..."
" 줘봐. 내가 씌워줄께."
" 응?"
" 핸드폰 줘보라니까?"
" 어. 그게..."
" 2층에 있어? 내가 가지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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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이라 느지막히 올려요~^^;

동물농장 말라뮤트 보고 오느라 늦어졌지만요..헤헤~

여툰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