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개의 나무가 있는 숲에서 사람들은 백이란 숫자를 너무 믿는다 믿었다 발등 찍혔다 숲은 지켜졌다, 할미꽃, 매발톱꽃도 산나리꽃도 지켜졌다, 해수 찬 눈들이 덜컹거리고 있었는데 소방호수를 통해 물들이 뿌려졌다 영국사(寧國寺)*가 불타지 않았듯 그 불길도 잦아들었고 솜이불인양 바닥이 축축했다
(그래서 영감 잠자리 흠씬 젖었다)
그 순간 누구는 그게 누군가 모호하다시피 온갖 욕설을 먹었다 이런 말이지 백 년 동안에 쨍그랑 깨어지는 소리가 얼마며 왈그락 닳아지는 소리는 또 얼마였냐고
삶이 가치 없다고, 우리들도 가끔 하는 소린데 백 개의 나무가 있는 숲에는 백 개의 말들이 있다 어쨌든 그래서 그는 질긴 것인가 녹피가죽이 다 탱탱 운다고 하는데 심정이 녹아나고 씨알머리 좀 세단 소릴 들으면 어떠니, 인정 없이 산단 이들보단 낫지, 그러다 어떤 날은 어떤 바람이 불었을까 그 할망구가 들에 갔다 와서 영감 빨래해 널고 목욕까지 시키고 뜬금없이 한다는 소리가
"그랑께 내게 으응감을 좋아하는 맴이 쪼매만 있어도 된다 그말 인갑소!"
"내가 뭘?"
하여간에 사자소릴 내는 것만 같아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만 같아도 사람들은 백이란 숫잘 너무 잘 모른다
사람들은 백이란 숫잘 너무 믿어요
사람들은 백이란 숫잘 너무 믿어요
연용호
백 개의 나무가 있는 숲에서 사람들은
백이란 숫자를 너무 믿는다
믿었다 발등 찍혔다
숲은 지켜졌다, 할미꽃, 매발톱꽃도 산나리꽃도
지켜졌다, 해수 찬 눈들이
덜컹거리고 있었는데
소방호수를 통해 물들이 뿌려졌다
영국사(寧國寺)*가 불타지 않았듯
그 불길도 잦아들었고 솜이불인양 바닥이 축축했다
(그래서 영감 잠자리 흠씬 젖었다)
그 순간 누구는
그게 누군가 모호하다시피
온갖 욕설을 먹었다
이런 말이지
백 년 동안에 쨍그랑 깨어지는 소리가 얼마며
왈그락 닳아지는 소리는 또 얼마였냐고
삶이 가치 없다고, 우리들도 가끔 하는 소린데
백 개의 나무가 있는 숲에는 백 개의 말들이 있다
어쨌든 그래서 그는 질긴 것인가
녹피가죽이 다 탱탱 운다고 하는데
심정이 녹아나고
씨알머리 좀 세단 소릴 들으면 어떠니,
인정 없이 산단 이들보단 낫지,
그러다 어떤 날은
어떤 바람이 불었을까
그 할망구가 들에 갔다 와서 영감 빨래해 널고
목욕까지 시키고
뜬금없이 한다는 소리가
"그랑께 내게 으응감을 좋아하는 맴이
쪼매만 있어도 된다 그말 인갑소!"
"내가 뭘?"
하여간에 사자소릴 내는 것만 같아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만 같아도
사람들은 백이란 숫잘 너무 잘 모른다
*영국사(寧國寺) :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