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별것아닌걸로 엄마 마음을 아프게했네요..

나쁜아들2020.05.19
조회32,926
안녕하세요 40대 후반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는 20대 중후반 아들입니다.되게 일찍 저를 낳으셨죠.
여기는 허심탄회하게 글을 써도 되겠죠.
어제 엄마한테 제가 먼저 잘못해서 틀어졌는데, 계속 자다깨다 하네요.저의 행동에 대해 질타를 하셔도 조언을 해주셔도 되니, 생각을 올바르게 바꿀 수 있도록인생 선배님들의 댓글 기다립니다..
둘이 지낸다고 하면 궁금해하실까 봐... 저 5살 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친가 친척집 전전.. 그 후 아버지랑 중학교 떄까지 지내다가어머니와는 고등학생 때부터 살게 됐습니다. 제가 원해서요.
그러기에 저에게 못해준 게 많다며 미안해하는 엄마이고, 전 .. 엄마가 일찍 저를 낳았기에인생을 못즐겼다고 생각해서 미안해합니다. 그러나.. 엄마한테 물어보면 저랑 사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네요.
본론을 말씀드리면, 제가 엄마를 너무 편하거나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무시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쁜 아들이지요.
저희 둘 다 직장인이지만, 저는 직장을 다니다가 휴직하고 입대했습니다.이제 곧 전역이라서 말차 나와있는 현재 복직 준비(공부, 곧 만나게 될 동료들과 만남 사회생활 등)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예민했나봅니다.엄마의 약간 되묻는 습관이 평소에 신경쓰인 건 맞는데, 요즘따라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평소에는 내색 안 하고 되물으시면 한번 더 말해줍니다. 응 맞다고... 
제가 글 쓰게 된 이유인 어제 일입니다.어제 화장실에서 제가 씻고 나오며, '엄마, 아침에 요즘 언제 일어나요?' 물었습니다..그런데 못 들으셨는지 '응?'하길래 다시 엄마가 제 말을 들을 준비가 됐고주위가 조용하다고 생각했을 때 똑같이 질문했습니다. 그럼 정확히 들으시고 다시 되묻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엄마가 '누구?엄마?' 하시길래 순간 신경쓰였던 게 다시 올라왔습니다... 사실 그런 분들 있겠지마는 저는 상대방이 확실히 들었을 때조차도 습관적으로 되묻는 걸신경쓸 정도로 어떻게 보면 깐깐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엄마는 제가 평소에 엄마기때문에 속으로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갔었는데,이번에 예민한 상태였던 건지.. 제가 짜증이 난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짜증을 낼 것 같아서 순간 입을 닫았습니다. 느낌 아실 겁니다. 분명 이건 내가 입을 열면 짜증이다.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이... 저렇게 물을 정도면 질문 내용을 정확히 들었을 텐데 왜 되물을까... 다시 답해주는 건 어렵지 않지만 습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느낌입니다. .뭔가 트리거가 당겨진 감정... 
제가 대답을 순간 안 하자 다시 물으시는 겁니다. '나? 엄마?' 그러시길래제가 순간 그러면 안됐는데 짜증을 내버렸습니다.'엄마한테 물어봤으니까 엄마 얘기지'(짜증 섞인 말투로)
그러니까 엄마가 감정이 상했습니다. 말해주는 게 뭐가 어렵냐고.
그 때 사과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엄마 너무 습관적으로 되묻는다고 제 입장을 얘기해버렸습니다.
그러고 토라지셔서 방에 들어가시네요... 
요즘 엄마가 갱년기인지.... 몸도 이유불문 안좋고 몸살기 있고 그런다는데... 마음이 너무 안좋습니다.
저는 정말 쓸데없는 자존심이 많은데... 여기서 이렇게 사과도 안 한 제가 부끄러워서..여기다가 올려봅니다.
저는 통찰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선배님들께서 저에게 따끔한 충고와 조언...해주시면노력하겠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려요.
----- 추가(5/18) ----
 제가 깐깐한 성격인만큼 성격도 있어서... 평소에 화를 많이 참는 편입니다. 그런 게 어머니한테 더 간 거도 있는 듯해요. 
선배님들은 화를 어떻게 다스리시나요... 사회생활이든 뭐든.. 화를 내봤자 좋은 경우가없잖아요?
무조건 참는다고 능사가 아닌 게, 이게 언젠가는 쌓이고 쌓이다가 정말 별 거 아닌 타이밍에터져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듯합니다. 
어제 어머니와의 일도 그런 경우 중 하나겠지요...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으로 유연하게 화를 대처해야할까요?
--- 추가(5/19) -----
오늘의 톡이 되어있네요...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댓글 하나하나 소중히 읽었습니다. 
진심들이 느껴져서... 감동했고 저에 대한 비판은 성실히 받아들이고 칭찬은 부끄럽게 느낍니다.
오늘 어머니가 퇴근하시면서 제가 좋아하는 김가네 김밥 사갈까 물어보길래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만에 아무렇지 않은 상태가 되었지만 미안한 감정은 아직이네요. 
안 그래도 다음주 중으로 예전 직장 복직명령 떨어졌는데, 
몇 달 바짝 벌어서 엄마 명품 가방 하나 사드려야할 거 같습니다. 
어제 좀 알아봤는데, 중년 여성들이 명품 가방 하나는 있어야 어깨에 힘이 생긴다더라구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엄마 홍삼 사기로 했습니다. (댓글에 홍삼 얘기하시는 분도 계시길래)
열심히 일하고 계속 일하면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큰 사람 되고... 진급도 많이 해서 
어머니 효도 해드려야죠. 
댓글은 매일 확인하며 읽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댓글 65

지나가다ㅎㅎ오래 전

Best그나이대분들 청력저하 있어요 ....일부러 저러는거지 싶죠? ..이명 있으실수도 있고 특정음 (저음혹은고음) 잘 안들려요..시력저하도 있어요 나이드시면 돋보기도 쓰고하는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쓰니는 이해할수가 없죠..한번도 안그래봤으니까 ..일부러 짜증나라고 그러나 싶고..노화현상이니 어쩔수 없는일이고..아마도 어머님이 본인몸 돌볼겨를 없이 바쁘게 사셨나봅니다..요즘 쓰니 상태가 불안정한 상태여서 예민해지나본데요..화가 치밀때 몸을 혹사시킴 좀나아집니다..운동 좋아요 (남자니까)가벼운..그런거말고 땀흘리고 기진맥진 해지는거..사실 엄마니까 짜증내는건 아닌지(누구한테나그러는건 아닐테니까요)생각해봐요..엄마는 늙어가고 있는거에요..

ㅇㅇ오래 전

Best그렇게 죄책감 가지면서 슬퍼할 정도의 일은 아니에요. 엄마도 이해해주실거에요! 화해의 의미로 퇴근 길에 엄마 생각나서 샀다고 줄만한 치킨이나 꽃 같은거 사가는거 어떨까요?

8묘집사오래 전

Best아들이 착하네요. 엄마는 그냥 습관이신거 같고. 서로 감정 편할때 이러이러한거 고치셨음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해보세요. 습관이시면 아들 말고 다른 사람들 만날때도 똑같이 그러실텐데 가족 말고 누가 바로잡아 드리나요. 밖에서 싫은 소리 듣는것보담 가족한테 좋게 듣는게 좋지요.

롤롤로오래 전

늦은 댓이라 읽을지 모르겠지만 서른 여자인 제 눈엔 그냥 착한 아들같은데요ㅋㅋ 쓰니도 엄마한테 죄책감이 있는 것 같아요. 딸: 엄마 요즘 ~~해? 엄마: 누구? 나? 딸: 그럼 여기 엄마말고 누가있어??ㅡㅡ 엄마: 저년 저 성질머리 이거 어지간한 집안 모녀의 일반적인 대화일걸요^^ 너무 마음쓰지마셔요, 계속 살갑게 대하심 될것같아요ㅎㅎ 갱년기는... 어쩔수없고요ㅠㅠ 저희 가족 다들 엄마랑 진짜 친한데 갱년기때는 하도 난리라서;; 가족들 다 스트레스 많이 받고 상처도 받고 그랬어요ㅋㅋ 거의 10년전인데 아빠가 전화해서 느이엄마 무서워 못살겠다고 제발 주말에 집좀 오라고 너오면 좀 괜찮다고 sos 치던 기억이ㅎㅎ;;;

ㅇㅇ오래 전

너무 예쁜 마음이네요. 엄마를 위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는 거잖아요. 자식들은 원래 젊었을 때의 엄마를 기억하고 있어서 연세 들어가시는 엄마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데요. 지금 엄마 연세도 젊으시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점점 더 아픈데도 늘어가고 몸의 기능들도 저하되실 텐데 그걸 자식으로서 잘 받아들이고 이해해 주셔야 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떠나 생각해 보아도 5살때 이혼하시기 전까지는 양쪽 부모님 안에서 크신 건데 어릴 때 아이들은 말을 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질문하고 끝없이 같은 것도 여러번 묻고 같은 말도 수도 없이 합니다. 말을 배워가는 과정이죠. 우리는 오랜 일이고 어릴 때라 기억을 못 하지만 엄마들은 아이의 그 끝도 없는 질문과 수다에 모두 대답을 해 줍니다. 자기 자식이니까요. 사랑하니까요. 근데 우리 자식들은 부모가 나이 들어 못 듣고 자주 깜빡 잊어버리고 하면 내가 그 나이가 아니라서, 그리고 그 어린 시절이 기억나지 않으니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엄마는 그걸 다 듣고 대답해 줬을텐데도요... 저도 이걸 어디선가 읽고 느끼게 되었어요 쓰니님 글을 보니 왠지 좋은 분이실 것 같네요. 어머님과 대화도 자주 나누시고 따뜻한 아들이자 좋은 친구가 되어주세요. 그리고 어머님과 항상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오래 전

아이고 엄마는 그런거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아요. 저두 제 엄마한테 제 아이가 저한테 그러는데 잠깐 마음은 상해도 지속적으로 그러는거 아니면 뭔 짜증나는일 있는가 싶고 오히려 나중엔 걱정도 되고 그러더라구요 ㅋㅋ 계속 그러라는게 아니라 날 사랑하는 엄마는 그런걸로 오래 안가요. 더 잘해드리면 되죠. 좋은 아들이네요.

40대오래 전

제가 41입니다. 저는 현직 변호사입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정말 똘똘하고 빠릿빠릿하고 멀티 가능하고 스마트하고... 뭐그랬죠. 그런데 올해부터 멀티도 잘 안되고...와이프가 이야기하면 잘 안들려요. 이게 청력 문제도 있겠지만...노화가 분명 있습니다. 와이프가 장난처럼 늙었다. 이제 다 됐다. 하고 웃고 그러는데... 솔직히. 좀 그래요.. 생각도 많아지고 그러면서 멀티가 조금 딸리다보니 이야기를 흘려듣게되는거 아닌가 싶네요. 우선순위를 일에 두니까 집에서 편하게 있을때 살짝 긴장을 놓고 있음 더 그래요.. 무시하거나 그런거 아닐겁니다. 20대..나도 20대에는 부모님이 참 답답했어요...ㅋㅋㅋ 다 나이 들어가는거고 늙어가는거고 노화가 오는겁니다. 이해하셔야죠..^^

ㅇㅇ오래 전

부모랑 자식관계는 어지간해선 쌓이는일도 등을지는 일도 없어요. 쓴이도 깐깐하다기보다는 속이 깊은거 같단 개인적 생각이 들고. 중간에 떨어져 사는 기간이 있다보니 더 편히 못대하는거 같긴하네요. 저희 엄마 70대고 전 30후반인데 엄청 되물으심. 듣다가 저도 욱하면 왜 두번씩 묻냐고 그럼 엄마는 못된년 하고 서로 티격태격해요;;이런건 화해할 필요도 없이 또 언제 그랬냐는듯 잘지냄. 그런 저에 비하면 쓴이는 어린데도 속 깊어요. 착함. 엄마한테 진짜 꽃한송이라도 사서 드리면 금방 기분 풀리실듯. 지금 나이가 예민할시기이기도 하니 자책하지말고 사회에 나갈 준비도 착실히 하니 앞으로 좋은일만 있을꺼에요~!

ㅇㅇ오래 전

저는 30대인데요, 가는귀가 먹었어요.......... 진심 저도 두번 세번 되묻는게 일입니다. 근데 집중해서 그사람 입을 보면서 들어도 잘 안들릴 때가 있어요 특히 남자의 저음, 입안에서 맴도는 소리가 잘 안들려요 진짜로 들리긴 하는데 웅얼거려서 귀에 안들어와요 청력의 문제는 아닌데 그러네요...사회생활할때 매우 피곤합니다. 대충 유추해서 때려맞추긴 하지만 한계가 있죠.,.. 매번 그러진 않지만 10번 들으면 2-3번은 되물어봐요 그냥 엄마한테 한번 더 얘기해주는게 힘들고 어렵지 않으면 한번 더 얘기해주세요..

평화오래 전

착하네요. 엄마를 생각하는 아들 마음이 전달되네요. 항상 엄마와 행복하게 이마음 그대로 가면 될거같네요.

왜이래오래 전

저희 엄마도 똑같으세요; 저도 두번 세번 말하는거 싫어하구요.ㅜ 그래두 좋은 아들이네요.

zzzz오래 전

야 그래도 이렇게 상처드린거 같다고 글도 쓰고 넌 그래도 싹수가 있는놈이다. 뭐 살다보면 상처도 받고 주기도 하지만 중요한건 그 상처를 인정하고 화해하고 더 발전하는게 사람관계다. 상처드렸다고 생각햇으면 그거보다 더 잘해드리면 됨 ㅎㅎ

ㅇㅇ오래 전

속 깊으시네요 ㅎㅎ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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