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가 직접 찍으신 꽃들 보구가 너무 예쁨

스카이2020.05.23
조회20,671
얘드라 안녕?
오랜먼에 시골 계신 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셔서
할머니랑 이것 저것 이야기 하다가.
할머니가 취미로 꽃 키우는 걸 너무 좋아하시는데 핸드폰으로 찍어두신걸 자랑하길래 너무 예뻐서 같이 보고 싶어.
철마다 피는 꽃들을 종류별로 심어서 겨울 빼곤 내내 꽃을 보는 낙으로 산다고 하셔.
내가 돈이 많으면 할머니 사진전시회도 열어 주고 싶다.
할머니께 말씀드려 보니까 “에이~늙은이가 그냥 찍은건데 서진전은 뭐한다고.”하시더라구ㅋㅋㅋㅋㅋ
그래두 좋은 리플 써 주면 할머니한테 읽어드리고 싶어.

할머니도 꽃을 좋아하시기만 하고 나도 그렇고 해서 꽃 이름은 잘 몰라.
혹시 꽃 이름 아는 사람 꼭 좀 알려줭.



할머니가 찍은 꽃들 중에 내가 젤 좋아하는 꽃이야.
할머니는 나리꽃이라고 부르던데 이름은 모르겠다.


이건 할머니가 엄청 좋아하는 꽃이야.


이것두 너무 예쁜데 역시 이름은 모름ㅋㅋ


독일붓꽃, 저먼아이리스라고 하더라.
할머니가 나한테 엄청 자랑하는 꽃이야.


이것도 너무 예쁘구
이 꽃은 지리산 쪽에서만 피는 꽃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 지역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 지역명을 붙여서 ㅇㅇ꽃 이라고 부른대.


이 꽃도 이름이 궁금한데 할머니는 그냥 초롱꽃 이라고 불러ㅋㅋ
너무 예쁘고 독특해서 할머니가 좋아했는데 아쉽게도 작년에 물 줄 타이밍을 놓쳐서 죽어버렸대. 더이상 없다구해.
씨앗이나 모종 구해다 드리고 싶다.




할머니 핸드폰에 사진 수십장 있는데 몇개만 골라서 올려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할머니가 많이 우울해 하시고 외로워 하셔(연세 여든)

꽃 자랑 하면서 할머니가 중간중간 나한테 했던말들중에 좀 맘아프고 와 닿았던말 써 볼게

“이젠 늙어서 쭈그러지고 주름생겨서 못생겨져서 아무도 나를 안 쳐다 봐주는데 이 꽃들만 항상 나를 보고 웃어준다“

“나는 늙고 힘없고 초라한데 이렇게 생생하고 예쁜 꽃들을 보면 질투가 나서 확 다 꺾고 싶다가도 너무너무 예뻐서 사랑스럽다”

“나는 나비고 우리 신랑은 이 꽃 밖에 없다”

“나도 우리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할머니의 어머니는 할머니가 엄청 어릴때 돌아가셨대) 아침마당 보면서 아침부터 하루종일 울었는데 나를 위로해주는 건 이 꽃 밖에 없다. 너무 예뻐서 더 서글퍼서 눈물이 더 난다”

적고 보니까 너무 슬프네.
할머니는 가끔 우리집에 오셔도 늘 꽃 걱정 밖에 안해ㅋㅋ
“내가 안 가면 우리 꽃들은 누가 물 주노..“이러신당
그리고 오랜만에 시골 가시면 꽃들 하나하나 이름불러주면서(할모니만의 부르는 이름이 있음ㅋㅋ) 물을 주신대
그러면 꽃들이 목 말랐다가 시원해서 고맙다고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고
보답하려고 더 예쁜 꽃을 피운다고 너무 고맙다고 하시네.

같이 예쁜 꽃들 보면서 즐거웠으면 좋겠다!!
반응이 괜찮으면 좀 저렴한 카메라라도 하나 사 드리고 본격적으로 꽃 사진 찍고 간단한 시라도 짧게 써 보시라고 하고 싶어.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당
얘들아 코로나 조심하고 다들 갑갑하고 힘들텐데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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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이게 어떻게 된거양!

판에 글 쓴날 내가 할머니한테 사람들이 아마 좋은 말 해줄거라고 그러면서 올렸는데

다음날 까지 딱 하나 댓글이 있어서 할머니가 좀 실망 했거든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방금 생각나서 들어와 보니까 톡이 되어 있구!!!! 댓글도 넘 많아서 할머니한테 바로 전화했어.

할머니한테 하나하나 다 읽어 드렸어.

너무 좋아하시더라 넘 고마웡

할머니도 너무 고맙고 기분 좋다고 말하시는데 막 기분 좋아서 웃음 참으면서 말하시더랑ㅋㅋㅋ

어쩜 안 좋은 말 하나 없이 다들 착하게시리 노인네 늙었다고 무시 안해줘서 고맙댘ㅋㅋㅋㅋㅋ

다시 한번 넘 고마우어우어우어ㅜ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