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이수정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당신이 사는 집긴 계단을 걸어문을 열 때도닫을 때도조심해야 합니다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길다란 가지들이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세들어 있습니다만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니다잎들이 나는 연습을 합니다숲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고 있습니다 잎사귀들은 벌써 나는 연습을 마쳤습니다빛나는 사과를 따듯당신이 허공에서 잎을 따낼 때까지잎사귀들은 배회하고 다닐 것입니다외로운 섬이 갈매기를 띄우듯이이젠 잎을 날려야 하나 봅니다
기다림
기다림
이수정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긴 계단을 걸어
문을 열 때도
닫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
길다란 가지들이
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
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
세들어 있습니다만
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니다
잎들이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숲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고 있습니다
잎사귀들은 벌써
나는 연습을 마쳤습니다
빛나는 사과를 따듯
당신이 허공에서 잎을 따낼 때까지
잎사귀들은 배회하고 다닐 것입니다
외로운 섬이 갈매기를 띄우듯이
이젠 잎을 날려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