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엄마가 달라질수록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어디에도 풀 곳이 없어서 고민 끝에 이곳에 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두서없이 쓴 글이기 때문에 이상한 부분도 많을 거고 이야기가 껑충껑충 뛸 것 같지만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저희 엄마는 3년 전에 뇌출혈 진단을 받았어요. 제 눈앞에서 쓰러지셨던 날을 아직도 기억해요. 어딘가 이상하다 느끼자마자 신고해서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됐고, 갑자기 간호사님이 오셔서 서류를 건네시더군요.
환자의 치료 중 사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음에 대해 동의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그저 절차라고 생각하며 태연하게 이름을 적었는데, 그 때 저희 어머니가 정말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발견이 빨라서 운 좋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살아만 있어도 기적이지만, 어머니께선 반신마비가 오셔서 몸의 한쪽은 마음만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입원기간 동안 열심히 재활운동을 다녔는데 시기가 마침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러 온 시기였거든요. 그 때 재활과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걸 지나가면서 듣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어요. 몸이 크게 다치면 신체에만 이상이 있는게 아니라 반드시 머리. 뇌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저는 그 말에 공감갔어요. 제 어머니는 뇌출혈 이후 많이 달라졌냐고 묻는다면 글쎄, ……. 같은 느낌으로 달라지셨거든요.
예전 저희 엄마는 다혈질에 예민하시고, 꼼꼼하시고 저와 나이차이가 있어도 본인이 과거에 놀아보셔서 그런지 (?) 저와 생각이 달라도 이야기를 잘 나누시는 분이세요. 앞서 다혈질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타인이 큰 실례를 저지르면 막연한 친구나 제가 아니면 무척 정중히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시구요.
그런데 사고 후 주의깊게 관찰해보니 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공감 능력이나, 지각능력, 그리고 계산능력이 부족해지셨어요.
심하게 말하자면 사람에게 치매 초기단계가 있다면 지금 엄마의 상태가 아닐까 생각하곤 해요.
예를들면 엄마랑 말다툼을 하다가 엄마가 저에게 심한 말을 했다고 가정할게요.
저는 엄마에게 "그런 말은 서운하고 상처가 된다"고 말하죠. 예전의 엄마라면 제가 입은 상처에 대해 이해하거나, 적어도 "자신은 괜찮아도 딸에겐 상처될만한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가 들어도 괜찮은 말인데 왜 네가 상처를 받는지 이해할 수 없어."라고 대답하시고 계세요. 여러 번 엄마는 괜찮아도 다른 사람은 아닐 수 있다고 알려주지만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시구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이해할지, 어떻게 들릴지 공감하는 것이 몹시 서툴러졌고, 감정 조절도 많이 못해서 짜증이 많아지셨어요.
한 번은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커튼을 설치하시려고 했는데 설명서를 이해하지 못하셔서 상담원에게 도움을 구하셨어요. 상담원께서는 다양한 질문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려 하셨고, 엄마는 계속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시더라구요.
그 대화를 30분가량 하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돌아온 제가 설치를 도와주고 마무리 짓지 않았으면 아마 계속 그런 대화를 했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아찔하네요...
그 밖에도 주의력이 부족해서 제 이야기를 듣지 못하거나, 반복적으로 말해도 잊는 등의 변화가 있었구요. 위의 일화는 극히 일부분이고 앞으로 비슷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겠죠.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지만 자잘한 일들이 엄마를 조금씩 달라보이게해요.
저만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했지만 아빠나, 엄마 친구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 착각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엄마 주변 사람들도 변하기 시작했어요.
평일에 자주 집에 놀러오셔서 엄마랑 이야기하고, 장을 보러가는 친구가 한 분 계셨는데 엄마의 변화가 어색하고 이상하다 느끼셨는지 처음에는 "직장 동료가 퇴근 후 계속 놀자며 데려간다"고 하면서 약속이나 만남을 취소하시더니 이젠 연락도 없으시고, 만나면 피하는 눈치를 대놓고 보이시며 급한 볼일이 생겨서 쌩 가버리시더라구요.
다행히 다른 친구분들은 엄마가 조금 달라지셨더라도 평소처럼 대해주세요. 다만 엄마가 자기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겨서 연락빈도가 뜸해지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아빠도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셨어요.
평소엔 별 말 안하다가도 가끔 "말을 똑바로 해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라던가 (사고 이후 엄마는 다급해지시면 자기 중심적인 화법으로 말씀하셔서 다른 사람이 들으면 이해하지 못 할 때가 있어요.) 술만 마시고 오면 저에게 곧잘 "너희 엄마 이상한거 알지, 너 잘 해야한다." 라고 하시거든요.
저는 아빠가 엄마 근처에서,또는 엄마가 없는 자리라도 그렇게 말할 때 마다 속상해요.
아니, 그냥 엄마가 아픈 뒤 주변이 달라지면 그게 저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와요.
마치 엄마가 달라졌다는 걸 알지만 내심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속으로 계속 "아냐, 엄마는 원래 성격이 급했어. 원래 나랑 말이 잘 통하지 않았어. 내가 여유가 없고 엄마도 여유가 없어서 그래." 하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엄마 주변 사람들의 변화가, 그리고 아빠의 행동이 저에게 말하는 거죠.
"아니. 네 엄마 이상해진거 맞아. 절대 예전의 엄마로 돌아가지 못 할 거니까 포기해."……
사실 남말 할 처지는 아니에요. 저는 엄마의 행동을 예전부터 그랬다는듯이, 또는 그럴 수 있다는 듯이 굴고 있지만 그래도 은연 중에 엄마가 제가 알던 엄마가 아닌 듯이 행동할 때 짜증냈을 거예요.
왜냐하면 저도 다 알고 깊게 담아두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상처받을 때가 있고, 제 삶을 지켜야 하는데 계속 엄마에게 신경이 쏠리고, 엄마의 성격이 달라진건 둘째치더라도 반신마비 환자를 옆에서 간호하는 딸의 위치는 지치니까요. 이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물음표가 따라오는 거죠.
만약 저희 엄마가 늙어가면서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달라졌다면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누구나가 겪을 일을 저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겪는 걸까요?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언제든 성격이나 행동이 바뀔 수 있는거고, 엄마도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게 좋을까요?
하루는 엄마가 묻더라구요. "□□아, 엄마 혹시 바보같지 않아?" 하고…
그 질문이 제가 엄마를 대하는 행동 때문에 그런 걸까봐 긴장해요.
엄마가 스쳐지나가듯 저렇게 물어보면 지금 상태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시켜주는게 좋을까 고민하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엄마의 지금 상태에 대해 좀 더 깊게 자문을 구하고 싶은데 엄마도 옆에서 같이 듣고 크게 상처 받을까봐 말하지 못하겠어요.
지금은 많이 양호해졌지만 엄마는 퇴원 후에 우울증을 앓으셨거든요. 다시 자극할까봐 두렵고, 저도 엄마가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어요.
저도 엄마도 주변 사람도 괜찮을 방법을 매일매일 고민해야하지 않겠어요.
앞으로 제가 엄마에게 해주는 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할거예요. 의무감 때문만이 아니라 매일 엄마가 어제보다 더 건강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생각만하고 행동은 영 따라오지 못하는 엉망진창인 딸이지만... 아무튼 그래요.
이 글을 쓰게된 계기는 그저께 꿈에서 엄마가 제 옆에서 달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예요. 꿈이지만 엄마가 너무 행복하게 웃더라구요. 반신마비가 온 뒤로 걷는 것도 뒤뚱이게 되니까 달려만 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셨는데, 엄마가 달리니까 저도 너무 좋아서 엄마도 할 수 있었다고, 너무 축하한다면서 한참을 달렸는데 그 꿈이 너무 좋았어요.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깨어나서 한참을 울었어요.
현재의 엄마를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예전의 엄마'를 계속 그리워 하겠죠. 앨범에서 사진 하나 꺼내보듯이...
자는 척 하는 나를 바로 알아보던 엄마, 달릴 수 있던 엄마, 나한테 뜨개질을 알려주던 엄마, 내가 울어도 침착하게 대처해주던 엄마……
3년 전 부터 엄마가 달라졌어요.
안녕하세요. 저희 엄마가 달라질수록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어디에도 풀 곳이 없어서 고민 끝에 이곳에 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두서없이 쓴 글이기 때문에 이상한 부분도 많을 거고 이야기가 껑충껑충 뛸 것 같지만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저희 엄마는 3년 전에 뇌출혈 진단을 받았어요. 제 눈앞에서 쓰러지셨던 날을 아직도 기억해요. 어딘가 이상하다 느끼자마자 신고해서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됐고, 갑자기 간호사님이 오셔서 서류를 건네시더군요.
환자의 치료 중 사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음에 대해 동의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그저 절차라고 생각하며 태연하게 이름을 적었는데, 그 때 저희 어머니가 정말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발견이 빨라서 운 좋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살아만 있어도 기적이지만, 어머니께선 반신마비가 오셔서 몸의 한쪽은 마음만큼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입원기간 동안 열심히 재활운동을 다녔는데 시기가 마침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러 온 시기였거든요. 그 때 재활과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걸 지나가면서 듣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어요. 몸이 크게 다치면 신체에만 이상이 있는게 아니라 반드시 머리. 뇌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저는 그 말에 공감갔어요. 제 어머니는 뇌출혈 이후 많이 달라졌냐고 묻는다면 글쎄, ……. 같은 느낌으로 달라지셨거든요.
예전 저희 엄마는 다혈질에 예민하시고, 꼼꼼하시고 저와 나이차이가 있어도 본인이 과거에 놀아보셔서 그런지 (?) 저와 생각이 달라도 이야기를 잘 나누시는 분이세요. 앞서 다혈질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타인이 큰 실례를 저지르면 막연한 친구나 제가 아니면 무척 정중히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시구요.
그런데 사고 후 주의깊게 관찰해보니 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공감 능력이나, 지각능력, 그리고 계산능력이 부족해지셨어요.
심하게 말하자면 사람에게 치매 초기단계가 있다면 지금 엄마의 상태가 아닐까 생각하곤 해요.
예를들면 엄마랑 말다툼을 하다가 엄마가 저에게 심한 말을 했다고 가정할게요.
저는 엄마에게 "그런 말은 서운하고 상처가 된다"고 말하죠. 예전의 엄마라면 제가 입은 상처에 대해 이해하거나, 적어도 "자신은 괜찮아도 딸에겐 상처될만한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가 들어도 괜찮은 말인데 왜 네가 상처를 받는지 이해할 수 없어."라고 대답하시고 계세요. 여러 번 엄마는 괜찮아도 다른 사람은 아닐 수 있다고 알려주지만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시구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이해할지, 어떻게 들릴지 공감하는 것이 몹시 서툴러졌고, 감정 조절도 많이 못해서 짜증이 많아지셨어요.
한 번은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커튼을 설치하시려고 했는데 설명서를 이해하지 못하셔서 상담원에게 도움을 구하셨어요. 상담원께서는 다양한 질문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려 하셨고, 엄마는 계속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시더라구요.
그 대화를 30분가량 하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돌아온 제가 설치를 도와주고 마무리 짓지 않았으면 아마 계속 그런 대화를 했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아찔하네요...
그 밖에도 주의력이 부족해서 제 이야기를 듣지 못하거나, 반복적으로 말해도 잊는 등의 변화가 있었구요. 위의 일화는 극히 일부분이고 앞으로 비슷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겠죠.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지만 자잘한 일들이 엄마를 조금씩 달라보이게해요.
저만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했지만 아빠나, 엄마 친구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 착각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엄마 주변 사람들도 변하기 시작했어요.
평일에 자주 집에 놀러오셔서 엄마랑 이야기하고, 장을 보러가는 친구가 한 분 계셨는데 엄마의 변화가 어색하고 이상하다 느끼셨는지 처음에는 "직장 동료가 퇴근 후 계속 놀자며 데려간다"고 하면서 약속이나 만남을 취소하시더니 이젠 연락도 없으시고, 만나면 피하는 눈치를 대놓고 보이시며 급한 볼일이 생겨서 쌩 가버리시더라구요.
다행히 다른 친구분들은 엄마가 조금 달라지셨더라도 평소처럼 대해주세요. 다만 엄마가 자기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겨서 연락빈도가 뜸해지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아빠도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셨어요.
평소엔 별 말 안하다가도 가끔 "말을 똑바로 해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라던가 (사고 이후 엄마는 다급해지시면 자기 중심적인 화법으로 말씀하셔서 다른 사람이 들으면 이해하지 못 할 때가 있어요.) 술만 마시고 오면 저에게 곧잘 "너희 엄마 이상한거 알지, 너 잘 해야한다." 라고 하시거든요.
저는 아빠가 엄마 근처에서,또는 엄마가 없는 자리라도 그렇게 말할 때 마다 속상해요.
아니, 그냥 엄마가 아픈 뒤 주변이 달라지면 그게 저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와요.
마치 엄마가 달라졌다는 걸 알지만 내심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속으로 계속 "아냐, 엄마는 원래 성격이 급했어. 원래 나랑 말이 잘 통하지 않았어. 내가 여유가 없고 엄마도 여유가 없어서 그래." 하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엄마 주변 사람들의 변화가, 그리고 아빠의 행동이 저에게 말하는 거죠.
"아니. 네 엄마 이상해진거 맞아. 절대 예전의 엄마로 돌아가지 못 할 거니까 포기해."……
사실 남말 할 처지는 아니에요. 저는 엄마의 행동을 예전부터 그랬다는듯이, 또는 그럴 수 있다는 듯이 굴고 있지만 그래도 은연 중에 엄마가 제가 알던 엄마가 아닌 듯이 행동할 때 짜증냈을 거예요.
왜냐하면 저도 다 알고 깊게 담아두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상처받을 때가 있고, 제 삶을 지켜야 하는데 계속 엄마에게 신경이 쏠리고, 엄마의 성격이 달라진건 둘째치더라도 반신마비 환자를 옆에서 간호하는 딸의 위치는 지치니까요. 이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물음표가 따라오는 거죠.
만약 저희 엄마가 늙어가면서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달라졌다면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누구나가 겪을 일을 저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겪는 걸까요?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언제든 성격이나 행동이 바뀔 수 있는거고, 엄마도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게 좋을까요?
하루는 엄마가 묻더라구요. "□□아, 엄마 혹시 바보같지 않아?" 하고…
그 질문이 제가 엄마를 대하는 행동 때문에 그런 걸까봐 긴장해요.
엄마가 스쳐지나가듯 저렇게 물어보면 지금 상태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시켜주는게 좋을까 고민하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엄마의 지금 상태에 대해 좀 더 깊게 자문을 구하고 싶은데 엄마도 옆에서 같이 듣고 크게 상처 받을까봐 말하지 못하겠어요.
지금은 많이 양호해졌지만 엄마는 퇴원 후에 우울증을 앓으셨거든요. 다시 자극할까봐 두렵고, 저도 엄마가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어요.
저도 엄마도 주변 사람도 괜찮을 방법을 매일매일 고민해야하지 않겠어요.
앞으로 제가 엄마에게 해주는 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할거예요. 의무감 때문만이 아니라 매일 엄마가 어제보다 더 건강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생각만하고 행동은 영 따라오지 못하는 엉망진창인 딸이지만... 아무튼 그래요.
이 글을 쓰게된 계기는 그저께 꿈에서 엄마가 제 옆에서 달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예요. 꿈이지만 엄마가 너무 행복하게 웃더라구요. 반신마비가 온 뒤로 걷는 것도 뒤뚱이게 되니까 달려만 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셨는데, 엄마가 달리니까 저도 너무 좋아서 엄마도 할 수 있었다고, 너무 축하한다면서 한참을 달렸는데 그 꿈이 너무 좋았어요.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깨어나서 한참을 울었어요.
현재의 엄마를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예전의 엄마'를 계속 그리워 하겠죠. 앨범에서 사진 하나 꺼내보듯이...
자는 척 하는 나를 바로 알아보던 엄마, 달릴 수 있던 엄마, 나한테 뜨개질을 알려주던 엄마, 내가 울어도 침착하게 대처해주던 엄마……
돌아갈 수 없다는게 사무치도록 슬플 때가 있어도 제가 너무 사랑하는 엄마.
ㅎㅎ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제 글은 여기서 끝이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