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이십대 초중반의 대학생 여자고 ㅈㄴ 안 믿기는 연애해봤다고 글 올린.. 판녀얌 사실은 이 연애에 대한, 이 사람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나는데 딱히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내가 힘들때 많은 도움이 되어주었던 판에 들어와서 글을 쓰게 되었어 뒤늦은 추억 회상이기도 하고 내 추억이 단지 꿈이 아니었다는 방증으로 남기는 기록이기도 해
이 글을 누군가 읽는다면;
1. 내 말투 ㅈㄴ 오글거리니까 양해부탁 아 말투 일관성도 없음 그것도 양해부탁여
2.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믿지 않을거임. 괜차늠 믿기 싫다면 읽지 말거나 그냥 재밌는 인소구나 하면서 보렴 주작이다 뭐다 하는 애들 하나하나 반박하고 인증할 생각은 없으니까
3. 쓰다보니 티엠아이 대방출에 엄청엄청 길다 하지만 내용을 줄이고 싶진 않으니 조금씩 나눠서 장기연재^^하게씀
난 글솜씨도 전개 능력도 부족하기에 번호를 붙여서 쓰겠어요
1. 나는 이십대 초반에 미쿡으로 교환학생을 한 학기 동안 다녀왔어. 학창시절에 딱히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공부하고 친구들이랑 놀고 덕질하고 (외국 배우들 덕질했어) 하다 보니까 좋은 대학에 입학은 했는데 성인 되면 좀 생길 줄 알았던 꿈이나 학문에 대한 열정이나 그런거 안 생기더라. 그냥 고딩처럼 공부, 친구랑 놀기, 덕질만 반복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약간 인생에 슬럼프가 왔어. 당장은 충분히 즐겁고 재밌게 살고있긴 한데, 앞으로 인생을 계속 이렇게만 산다고 생각하니까 사는 의미도 잘 모르겠고, 이 일상의 반복도 좀 우울하게 느껴지더라고. 공부도 뭣도 딱히 하기 싫고. 그래서 교환학생 어차피 가려고 했던거 그냥 일찍 가자 하고 무작정 떠났어. 일부러 혼자 가기로 했어 혼자 부딪혀보면서 이런저런 경험 쌓고 현지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하려고. 날씨 좋고 풍경 좋은 곳으로 골라 갔어.
2. 날씨가 좋은 곳에서 돈 쓰면서 여행하면 기분도 좋아질 줄 알았어 근데 약간 그냥 한국에서의 나를 어딘가 날씨 좋고 럭셔리한 곳에 툭 던져놓은듯한 이상한 기분이더라고. 딱히 우울한 건 아닌데 멍했어 평소에 여행가고싶다, 미국가고싶다 노래를 부르던 나인데 그만큼의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거같아 답답하기도 하고 여행하는 이 시간이, 돈이 너무 아깝더라. 그래서 개강보다 2주 일찍 와서 자유롭게 여행하려고 했던 계획, 그냥 다 접고 숙소나 미리 들어왔어. 금같은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나 자신이 한심하고 내 기분이 이해되지 않아서 많이 울었어. 그래도 날씨는 진짜 좋아서, 어차피 하루종일 멍때릴거 바닷가 찾아가서 모래사장에 앉아서 멍때렸어. 기분이 좋아지는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좀 차분하고 잔잔해지더라.
3. 그렇게 일주일을 넘게 보냈어. 그냥 멍했고 내가 타지에 와있는게 실감도 나지 않았고 앞으로 6개월을 이렇게 보낸다고..? vs 이렇게 생각없이 6개월 보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싸웠음. 아무 생각 하기 싫어서, 그냥 움직이자, 하고 경치 좋은데 찾아가서 음악 들으면서 걷고 매일 새로운 식당 찾아가서 먹고 그랬음. 그러다가 너를 만났어.
4. 너를 만난 건 해변가의 한 레스토랑에서였어. 레스토랑보다는 약간 럭셔리한 브런치카페 정도..? 내가 그 날로 3일 연속 걸으러 왔던 해변이었는데, 그렇게까지 멀리는 걸어와본 적이 없었어. 좀 앉았다갈까, 하고 바다에서 언덕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까 바로 앞쪽에 그 식당이 있더라.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어. 해변 쪽으로 뚫려있는 구조였는데 방금 관광객들이 떠난건지 직원들은 테이블 정리하느라 분주하고 발코니 자리가 싹 비어있더라고. 운좋다, 하고 가서 가장 끝쪽 자리에 얼른 앉았어. 음식을 바로 주문했는데 웨이터가 시간이 좀 걸릴거같은데 괜찮겠냐고 하길래, 여유 있으니 오래 걸려도 좋다고 말하고 그냥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었어. 매일 보는데도 너무 예뻤어.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좋아서 이어폰도 안 끼고 조용한 거기서 바다만 쳐다봤어.
5. 5분이었는지 10분이었는지, 시간이 좀 지나고 손님 한 명이 더 들어왔어. 발코니 반대쪽 바닥에는 누가 음료를 쏟아서 직원이 대걸.레질을 하고 있어서, 그 사람은 내 바로 옆자리까지 와서 앉았어. 고개는 안 돌리고 소리로만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남자 혼자 왔고, 직원과 대화하는걸 들어보니 영국 사람인듯 했어.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했어. 직원이 간 후 고개를 딱 돌렸는데 너와 눈이 마주쳤어. 그 순간 든 생각 1번, 눈이 정말 파랗고 예쁘다. 2번, 이 사람 어디서 봤더라? 내가 한 1초 정도 쳐다본거같아. 그러고는 바로 정신차리고 Hi, 하고 인사했어. 인사를 안 하기엔 자리가 너무 가까웠고 너도 나처럼 바다를 보고 앉아서 의자가 나란했으니까.
6. 너도 웃으면서 Hi, 하고 인사하고는 어색했는지 잠시 머뭇거리더니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요? 하고 물어봤어. 난 맞다고, 너무 좋다고, 여기는 항상 이렇게 날씨가 맑은가봐요, 하고 대답했어. 그러자 너는 나에게 관광객이냐고 물어봤어. 나는 교환학생이다, 어디 대학교로 교환학생 왔고 온지 얼마 안 됐다, 대답했어. 너는 웃으면서 나도 온 지 얼마 안 됐다, 나는 휴가로 온거다라고 말했어. 나는 이 모든 대화를 하는 중에도 계속 1번, 눈이 정말 파랗고 예쁘다, 2번, 이 사람 어디서 봤더라?를 반복했고. 그러던 너의 다음 말을 들었을때 심장이 떨어지는거같던 기분을 아직도 기억해.
7. 너한테는 별거 아니었겠지. 너는 손을 내밀며 너의 이름을 말했어. 그 순간 무의식 어딘가에 쳐박혀 있던 기억들이 한번에 확 물밀려들어오면서, 너는 내가 좋아하던 배우라는 사실이 머리에 쾅하고 들어왔어. 웃기지, 이거 때문에 안 믿길 거라고 한거야. 나도 그 순간 얼마나 안 믿겼는데. 물론 유명한 배우는 당연히 아니었어. 지금은 영화 하나 덕분에 좀 유명해졌는데, 그때까지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어. 그닥 유명한 작품이 없었고, 무슨 영화/드라마에서 무슨 배우의 상대역 정도로만 알려져있었어. 특히 한국에서는 정말,, 너의 이름을 한국어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이 뜰 정도로 인지도가 없었어. 배우 덕질하는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배우 덕질하면서 필모 타고 타고 들어가보면 진짜 뜬금없고 안 알려진 작품들도 보게 돼. 그렇게 다른 배우의 필모를 뒤지다가 너를 알게 됐고, 너의 외모에, 목소리에, 특유의 말투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너무너무 잘 소화하는 너를 보고 어린 나이에 소위 덕질을 했어. 너의 필모 다 보고 몇 개 없는 인터뷰 영상 다 찾아보면서 너무 귀엽다, 잘생겼다, 어쩜 이리 완벽할까, 하면서 덕질했었어. 물론 ‘떡밥’이 많지 않아서, 그리고 내가 워낙 잡덕이었어서 오래 덕질은 안 했어. 그래도 처음 봤을때 당연히 기억했어야 하는게 정상인데, 아직도 신기해. 왜 너를 그렇게 가까이서 보고도 널 떠올리지 못한거지? 가까이서 보니까 더 달라보여서 그랬었나. 너는 화면빨을 못 받아.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최적으로 설계된 각도와 장면 속에서 보이는 너보다, 아무렇게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고 셔츠는 대충 걷어올린 채 햇빛에 한쪽 눈을 살짝 찡그린 너가 훨씬, 정말 훨씬 잘생겼거든.
8. 놀랍게도 이 모든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는 한 2초 안에 이루어진것같아. 아니,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몰라. 너가 악수를 청하며 내민 손을 살짝 내렸거든. 나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손을 잡고, 악수하면서 내 이름을 말해줬어. 내 영어 이름을 말해줬기 때문에 너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조금 혼란스러운데 혹시 국적이 어디냐고, 미국인이냐고 물어봤어. 난 아니라고, 난 한국인이고 그냥 영어로 날 소개할때 영어 이름을 쓴다고, 원래 이름은 ㅇㅇ이라고 말해줬어. 그랬더니 넌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ㅇㅇ, 하고 천천히 내 이름을 따라했어. 내가 살짝 웃으면서 다시 한번 내 이름을 발음해줬더니 너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면서 다시 ㅇㅇ,를 따라했어. 그 미소를 머금은 목소리를, 그때 너의 표정과 눈빛을 난 아직도 너무나도 잘 기억해. 만약에 이전에 덕질하면서 반했던 누군가에게 다시 반한다는게 말이 된다면, 딱 그 순간이었어. 너에게 반한거.
자
사실 첫 만남 얘기가 많이 길게 남아있지만 오늘은 충분히 많이 쓴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하게씀니다..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맙고 다음 글은 내일 올리도록 할게요
썰 #1) 나 ㅈㄴ 아무도 안 믿을 연애 해봄
안녕안녕
난 지금 이십대 초중반의 대학생 여자고 ㅈㄴ 안 믿기는 연애해봤다고 글 올린.. 판녀얌 사실은 이 연애에 대한, 이 사람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나는데 딱히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내가 힘들때 많은 도움이 되어주었던 판에 들어와서 글을 쓰게 되었어 뒤늦은 추억 회상이기도 하고 내 추억이 단지 꿈이 아니었다는 방증으로 남기는 기록이기도 해
이 글을 누군가 읽는다면;
1. 내 말투 ㅈㄴ 오글거리니까 양해부탁 아 말투 일관성도 없음 그것도 양해부탁여
2.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믿지 않을거임. 괜차늠 믿기 싫다면 읽지 말거나 그냥 재밌는 인소구나 하면서 보렴 주작이다 뭐다 하는 애들 하나하나 반박하고 인증할 생각은 없으니까
3. 쓰다보니 티엠아이 대방출에 엄청엄청 길다 하지만 내용을 줄이고 싶진 않으니 조금씩 나눠서 장기연재^^하게씀
난 글솜씨도 전개 능력도 부족하기에 번호를 붙여서 쓰겠어요
1. 나는 이십대 초반에 미쿡으로 교환학생을 한 학기 동안 다녀왔어. 학창시절에 딱히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공부하고 친구들이랑 놀고 덕질하고 (외국 배우들 덕질했어) 하다 보니까 좋은 대학에 입학은 했는데 성인 되면 좀 생길 줄 알았던 꿈이나 학문에 대한 열정이나 그런거 안 생기더라. 그냥 고딩처럼 공부, 친구랑 놀기, 덕질만 반복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약간 인생에 슬럼프가 왔어. 당장은 충분히 즐겁고 재밌게 살고있긴 한데, 앞으로 인생을 계속 이렇게만 산다고 생각하니까 사는 의미도 잘 모르겠고, 이 일상의 반복도 좀 우울하게 느껴지더라고. 공부도 뭣도 딱히 하기 싫고. 그래서 교환학생 어차피 가려고 했던거 그냥 일찍 가자 하고 무작정 떠났어. 일부러 혼자 가기로 했어 혼자 부딪혀보면서 이런저런 경험 쌓고 현지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하려고. 날씨 좋고 풍경 좋은 곳으로 골라 갔어.
2. 날씨가 좋은 곳에서 돈 쓰면서 여행하면 기분도 좋아질 줄 알았어 근데 약간 그냥 한국에서의 나를 어딘가 날씨 좋고 럭셔리한 곳에 툭 던져놓은듯한 이상한 기분이더라고. 딱히 우울한 건 아닌데 멍했어 평소에 여행가고싶다, 미국가고싶다 노래를 부르던 나인데 그만큼의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거같아 답답하기도 하고 여행하는 이 시간이, 돈이 너무 아깝더라. 그래서 개강보다 2주 일찍 와서 자유롭게 여행하려고 했던 계획, 그냥 다 접고 숙소나 미리 들어왔어. 금같은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나 자신이 한심하고 내 기분이 이해되지 않아서 많이 울었어. 그래도 날씨는 진짜 좋아서, 어차피 하루종일 멍때릴거 바닷가 찾아가서 모래사장에 앉아서 멍때렸어. 기분이 좋아지는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좀 차분하고 잔잔해지더라.
3. 그렇게 일주일을 넘게 보냈어. 그냥 멍했고 내가 타지에 와있는게 실감도 나지 않았고 앞으로 6개월을 이렇게 보낸다고..? vs 이렇게 생각없이 6개월 보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싸웠음. 아무 생각 하기 싫어서, 그냥 움직이자, 하고 경치 좋은데 찾아가서 음악 들으면서 걷고 매일 새로운 식당 찾아가서 먹고 그랬음. 그러다가 너를 만났어.
4. 너를 만난 건 해변가의 한 레스토랑에서였어. 레스토랑보다는 약간 럭셔리한 브런치카페 정도..? 내가 그 날로 3일 연속 걸으러 왔던 해변이었는데, 그렇게까지 멀리는 걸어와본 적이 없었어. 좀 앉았다갈까, 하고 바다에서 언덕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까 바로 앞쪽에 그 식당이 있더라.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어. 해변 쪽으로 뚫려있는 구조였는데 방금 관광객들이 떠난건지 직원들은 테이블 정리하느라 분주하고 발코니 자리가 싹 비어있더라고. 운좋다, 하고 가서 가장 끝쪽 자리에 얼른 앉았어. 음식을 바로 주문했는데 웨이터가 시간이 좀 걸릴거같은데 괜찮겠냐고 하길래, 여유 있으니 오래 걸려도 좋다고 말하고 그냥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었어. 매일 보는데도 너무 예뻤어.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좋아서 이어폰도 안 끼고 조용한 거기서 바다만 쳐다봤어.
5. 5분이었는지 10분이었는지, 시간이 좀 지나고 손님 한 명이 더 들어왔어. 발코니 반대쪽 바닥에는 누가 음료를 쏟아서 직원이 대걸.레질을 하고 있어서, 그 사람은 내 바로 옆자리까지 와서 앉았어. 고개는 안 돌리고 소리로만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남자 혼자 왔고, 직원과 대화하는걸 들어보니 영국 사람인듯 했어.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했어. 직원이 간 후 고개를 딱 돌렸는데 너와 눈이 마주쳤어. 그 순간 든 생각 1번, 눈이 정말 파랗고 예쁘다. 2번, 이 사람 어디서 봤더라? 내가 한 1초 정도 쳐다본거같아. 그러고는 바로 정신차리고 Hi, 하고 인사했어. 인사를 안 하기엔 자리가 너무 가까웠고 너도 나처럼 바다를 보고 앉아서 의자가 나란했으니까.
6. 너도 웃으면서 Hi, 하고 인사하고는 어색했는지 잠시 머뭇거리더니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요? 하고 물어봤어. 난 맞다고, 너무 좋다고, 여기는 항상 이렇게 날씨가 맑은가봐요, 하고 대답했어. 그러자 너는 나에게 관광객이냐고 물어봤어. 나는 교환학생이다, 어디 대학교로 교환학생 왔고 온지 얼마 안 됐다, 대답했어. 너는 웃으면서 나도 온 지 얼마 안 됐다, 나는 휴가로 온거다라고 말했어. 나는 이 모든 대화를 하는 중에도 계속 1번, 눈이 정말 파랗고 예쁘다, 2번, 이 사람 어디서 봤더라?를 반복했고. 그러던 너의 다음 말을 들었을때 심장이 떨어지는거같던 기분을 아직도 기억해.
7. 너한테는 별거 아니었겠지. 너는 손을 내밀며 너의 이름을 말했어. 그 순간 무의식 어딘가에 쳐박혀 있던 기억들이 한번에 확 물밀려들어오면서, 너는 내가 좋아하던 배우라는 사실이 머리에 쾅하고 들어왔어. 웃기지, 이거 때문에 안 믿길 거라고 한거야. 나도 그 순간 얼마나 안 믿겼는데. 물론 유명한 배우는 당연히 아니었어. 지금은 영화 하나 덕분에 좀 유명해졌는데, 그때까지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어. 그닥 유명한 작품이 없었고, 무슨 영화/드라마에서 무슨 배우의 상대역 정도로만 알려져있었어. 특히 한국에서는 정말,, 너의 이름을 한국어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이 뜰 정도로 인지도가 없었어. 배우 덕질하는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배우 덕질하면서 필모 타고 타고 들어가보면 진짜 뜬금없고 안 알려진 작품들도 보게 돼. 그렇게 다른 배우의 필모를 뒤지다가 너를 알게 됐고, 너의 외모에, 목소리에, 특유의 말투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너무너무 잘 소화하는 너를 보고 어린 나이에 소위 덕질을 했어. 너의 필모 다 보고 몇 개 없는 인터뷰 영상 다 찾아보면서 너무 귀엽다, 잘생겼다, 어쩜 이리 완벽할까, 하면서 덕질했었어. 물론 ‘떡밥’이 많지 않아서, 그리고 내가 워낙 잡덕이었어서 오래 덕질은 안 했어. 그래도 처음 봤을때 당연히 기억했어야 하는게 정상인데, 아직도 신기해. 왜 너를 그렇게 가까이서 보고도 널 떠올리지 못한거지? 가까이서 보니까 더 달라보여서 그랬었나. 너는 화면빨을 못 받아.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최적으로 설계된 각도와 장면 속에서 보이는 너보다, 아무렇게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고 셔츠는 대충 걷어올린 채 햇빛에 한쪽 눈을 살짝 찡그린 너가 훨씬, 정말 훨씬 잘생겼거든.
8. 놀랍게도 이 모든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는 한 2초 안에 이루어진것같아. 아니,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몰라. 너가 악수를 청하며 내민 손을 살짝 내렸거든. 나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손을 잡고, 악수하면서 내 이름을 말해줬어. 내 영어 이름을 말해줬기 때문에 너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조금 혼란스러운데 혹시 국적이 어디냐고, 미국인이냐고 물어봤어. 난 아니라고, 난 한국인이고 그냥 영어로 날 소개할때 영어 이름을 쓴다고, 원래 이름은 ㅇㅇ이라고 말해줬어. 그랬더니 넌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ㅇㅇ, 하고 천천히 내 이름을 따라했어. 내가 살짝 웃으면서 다시 한번 내 이름을 발음해줬더니 너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면서 다시 ㅇㅇ,를 따라했어. 그 미소를 머금은 목소리를, 그때 너의 표정과 눈빛을 난 아직도 너무나도 잘 기억해. 만약에 이전에 덕질하면서 반했던 누군가에게 다시 반한다는게 말이 된다면, 딱 그 순간이었어. 너에게 반한거.
자
사실 첫 만남 얘기가 많이 길게 남아있지만 오늘은 충분히 많이 쓴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하게씀니다..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맙고 다음 글은 내일 올리도록 할게요
안녕 좋은 하루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