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얼어붙는 한반도…"경색 장기화 대비, 장기적 안목 필요"

ㅇㅇ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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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한을 적으로 보고 통신선부터 끊었다…당혹스러운 정부

모든 통신연락선 차단 조치, 정부 예상치 못한 듯
정부 '신중 모드' 유지…향후 남북협력 사업 차질 예상

전문가 진단…"대북전단 금지한다고 풀릴 문제 아냐"
일각선 "대남압박 나서지 않은 김정은이 모든 것 번복할 수도"

 

 

 

북한이 9일 결국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비롯한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하면서 남북관계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대남 압박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와 이 과정에서 제한적이었던 남측의 역할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남 메시지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입에서 나오고 북한 주민에게도 알려진 만큼 지금의 경색 국면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가 대북전단 문제를 넘어 남북관계를 장기적 안목으로 보고 우선순위를 정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우려스러운 부분은 북한 내부에 지도부의 대남 동향을 보도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모두 공개해버리면 앞으로 남북대화를 통해 유화적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백두혈통의 두 지도자가 나서서 2018년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뤘는데 북한 입장에선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일 것"이라고 대남 압박에 나선 배경을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자신들의 구도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내부의 불만을 남쪽으로 돌리기 위해 경색 국면을 조성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을 '뒷배'로 확보해 대남 압박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중국의 편에 서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냈는데, 북미·남북관계 경색이 길어지더라도 중국이 도와준다면 장기적으로 버텨볼 만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반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전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중요한 건 김정은이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대남압박을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김정은이 나서 모든 걸 번복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측에서 아무런 파격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이 상태로는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정부는 통일·외교·국방부와 조율해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 협상, 군비 통제 등 여러 정책 중에서 어떤 것을 우선 해결할지 순서를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으로 둔다면 북한의 요구대로 군사훈련을 멈춰야 할 것이고, 평화 주도권을 확보하고 싶다면 주변의 잠재적 위험 변수 등을 고려해 무기 도입이나 전시작전권 전환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도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남북관계가 모두 막혀있는 상황인 만큼 지금의 행보가 단순히 우리를 압박해 유화적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든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좀 더 넓고 깊게 대북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