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2녀 중 장녀, 남편은 3남 중 장남이에요.
그런데 저희가 연애를 좀 오래 해서(10년) 결혼을 좀 일찍한 편인데
그러다보니 동생들이 전부 고등학생~대학생이었어요.
나이는 막내(?) 시동생 고등학생 >> 제 여동생 >> 첫째(?)시동생 순.
현재는 제 여동생과 첫째 시동생은 직장인이에요.
이번 여름에 제가 이사를 가게 됐는데 제 동생이 가전을 선물로 준다고 하더라고요.
언니가 일찍 결혼하는 바람에 자기가 학생이어서
하나뿐인 언니 결혼하는데 아무 것도 못챙겨줘서 미안하다며.
한 달동안 안받는다 하다가 그냥 본인 결혼할 때 돌려달라며
자기도 적금들었다고 생각할테니 편히 받아달라길래 알겠다고 했어요.
남편한테 말했더니 "처제가 회사 다니더니 어른이 됐나보네"하고 말길래
나중에 동생들 결혼할 때 챙겨주기로 했던 돈 외에
추가로 얹어서 돌려주자고 했더니 계산적이라면서 화를 내네요.
다 똑같이 주는 거지 더 받았다고 더 챙겨주면 우리가 마이너스 아니냐고.
전 제 동생이 안챙겨주고 시동생이 주더라도 같은 생각이에요.
원래 다 똑같이 챙겨주려던 건 챙겨주는 거고, 별도로 고마운 마음 얹어서 주는 거.
그리고 우리가 더 챙겨주면 마이너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계산적인 거 아닌가요?
사실 제가 주고받는 거에 칼같이 하고싶은 건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가 식구들때문도 있어요.
일단 그 상대가 누구든,
저는 받은만큼 감사히 생각하고 갚는 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시가 식구들은 주는 것 없이 받는 것만 익숙한 사람들이에요.
예를 들면, 쪼잔할 수도 있지만
저희 부모님은 부부의 날이니 무슨 데이니, 복날이다, 불금이다 등등
별의 별 의미까지 다 부여하면서 용돈 챙겨주시고
저희 부부가 해외여행을 가거나 아니면 친정에 놀러가도
용돈 챙겨주시고 밥 다 사주시고
김치부터 그릇, 크고작은 생필품까지 시도 때도 없이 택배로 부쳐주세요.
그런데 시가 어른들은 무슨 날인데 용돈 안주냐, 뭐 안사주냐,
너네만 여행가고 우리는 안데려가냐,
시가 놀러가도 밥은 너네가 사겠지 뭐 이런 식.
결혼할 때 동생들 다 학생이었지만 제 동생은 용돈 탈탈 털어
20~30만원 잠옷에 커플옷 등 선물 챙겨줬는데
시동생들은 정장 한 벌씩 얻어입고 신행에서 시계까지 챙기는 남편보고
기가 차서 꾸역꾸역 제가 우겨서 명품까진 아니지만 제 동생 가방 하나 쥐어줬어요.
형수로서 시동생들 옷 한 벌씩은 해줘야된다던 시어머니 말에
아, 그럼 내 동생 원피스 한 벌도 해주시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끝끝내 저희 집, 제 동생한테 돌아오는 건 하나 없었어요.
명절이나 어버이날 그럴 때 몇 푼 안되는 용돈 챙겨드려도
친정 부모님은 "너네가 무슨 돈이 있니, 너네 잘 살면 그만이다"라는데
시어머니는 꼭 받자마자 돈 다 세어보시며
"너넨 둘이 버는데 이거밖에 안주나"고 핀잔만.
시작부터 받을 생각만 잔뜩 하고 계셨던 시어머니는
결혼한 이후 줄곧 바라기만 바라시고
친정에서 이것저것 사주고 보내줄 때마다 너무 미안해서
저도 모르게 비교하고 계산하긴 했어요.
이런저런 이유때문에 제가 진짜 계산적으로 바뀐 걸까요..
이번 이사 때마저도 제 동생이 챙겨준다고 하니 맘이 불편하고,
또 한편으론 동생이 아닌 그 누구였어도 그 이상으로 돌려주는 건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저더러 계산적이라며 화내는 거 이해가 안돼요.
친정에서는 자꾸 저희 챙겨주는데 시가 식구들은 받으려고만 하니까
친정 식구한테 미안하고 그냥 아무도 저희 안챙겨줬으면 좋겠어요.
아무튼 제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 받은 것만큼 얹어서 돌려주고싶어하는 걸까요?
보통은 누가 더 해주고 덜 해줘도 똑같이 그냥 줘버리나요?
저 챙겨준 사람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으로 포장된 피해의식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