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바람핀거 알았어요

ㅇㅇ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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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ann.nate.com/talk/351352173
이 글 썼던 사람인데요..저때 싸운거는 제가 글 썼던 그 주? 토요일에 어쩌다 화해하게 되었어요.그렇게 아무 일 없던 것 처럼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졌어요.
그런데 어제 아빠 갤러리 보다가 바람핀거 알게됐어요.
아빠가 퇴근해서 샤워하려고 화장실 간 사이에 정말 그냥 진짜로 아무 이유없이 궁금해져서 아빠 휴대폰 갤러리에 들어갔는데요..휴지통에 빨간색 표시로   N    이게 떠있어서 뭘 지웠나? 하고 들어갔어요.별 사진 없었는데 밑으로 쭉 내리니까 여자 사진을 찍어둔게 여러장 있었어요.아빠가 찍힌 사진도 있었는데 서로 찍어준 것 같았어요...이게 어디지? 이게 뭐지? 하는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그 서로 찍어준 사진이랑 가평역 검색하고 캡처한 사진, 열차 시간표 캡처한 사진을같이 지웠더라구요?
그때부터 심장이 벌렁벌렁거리고 손이 달달달달 떨렸어요.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올 것 같아서 급한대로 빨리 제 휴대폰으로 갤러리 사진 찍어두고아빠 휴대폰 화면을 껐어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고3이라서 중간고사가 중요해서요..이걸 당장 밝히면 집안이 시끄러워질거고 아직 더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일단 저만 알고 있기로 했어요. 그리고 다시 그 사진이 찍힌 날짜를 확인해보고 싶었고 여러 증거를 확보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당장 엄마한테 알리지 않았어요.
제가 토요일 오전에 국어 학원이 있는데 시험 직전이라 오늘은 학원에 안갔어요.또 제가 아침에 미숫가루 한잔 마시고 밥을 안먹는데요 오늘 학원도 안가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미숫가루 한잔 먹고 공부하니까 배고파서 9시 넘어서 저도 같이 아침 밥을 먹기로 했어요.그런데 밥이 부족한거에요. 원래 제가 아침을 안먹고 오전에 학원이 있었는데오늘만 갑자기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한거니까 미처 밥이 준비가 안되어있었던거에요.
아빠가 장난식으로 계속 밥이 없는데 밥을 해야지 왜 그것도 모르냐고 징징거렸어요.아빠가 생활 습관을 많이 지적당해서엄마 또는 제가 작은 실수를 하면 그걸 엄청 놀린단말이에요.어제 본 사진때문에 저는 평소보다 아빠의 말에 더 짜증이 났어요.그리고 엄마가 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면서 반찬 뚜껑 열라고 했는데 아빠가 유튜브 보면서 계속 앉아만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미 짜증이 난 상태였어요..
결국 저랑 아빠가 먼저 밥을 먹게됐어요.
갑자기 뜬금없이 아빠가 
"하.. 아빠는 나라가 걱정된다..."
라면서 진지하게 한숨을 쉬는거에요.저는 솔직히 기가찼어요.집에서 안쓰는 콘센트 하나 제대로 안끄면서 누가 뭘 걱정한다는건지 이해가 안갔어요.오늘 아침에도 침대 머리맡에 있는 콘센트 안꺼서 제가 데리고가서 끄게 했거든요.
이어진 대화는 다음과 같아요
나 - "집에있는 전기코드 하나 제대로 안끄면서 뭘 걱정한다는거야. 지구온난화랑 환경오염은 걱정 안돼?"
아빠 - "사실 지구온난화는 없어~ 지금 지구가 해빙기라서 그런거야. 미국이 탄소 배출권 거래 (?) 거기서 왜 탈퇴했는지 알아? 미국은 이미 지구온난화가 없다는 걸 알고 있어"
예.. 저도 이번에 국어 수능특강 풀면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두가지 상반된 입장으로 저 얘기를 접한적이 있었는데 일단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는 콘센트 안끄는 생활 습관에 초점을 두고 말한거잖아요.그런데 저런식으로 대답하니까 진짜 짜증이 났어요. 누가 지구온난화를 논하자고 했나요..??
뭐 이런식으로 대화가 계속 오고갔는데요.저는 아빠한테 듣기 싫다고 계속 큰소리로 떽떽거렸어요. 말이 좋게 나가지 않았어요.집에서 지켜야할 사소한거 하나하나 안지키면서 그런거 박식하게 알고있다-이렇게 얘기하는게 듣기 싫었고 그 순간 짜증이 엄청나게 폭발하기 시작했어요.그래서 어제 제 휴대폰으로 찍어둔 사진을 엄마한테 보냈어요.정말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었어요. '아 나도 몰라. 보내' 라는 생각과 함께 엄마한테 사진을 보내고 모르는 척 다시 밥을 먹었어요.
밥을 다 먹고 저는 공부하러 방에 들어왔고 잠시 후에 엄마가 저를 크게 불렀어요.
"00 아~~ " 
하고 부르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어요.엄마가 휴대폰 확인하는 중이라는걸 짐작으로 알고 있었고 이제 사진을 봤구나- 싶었거든요.
저는 모르는 척 "어?" 하고 대답했어요.
엄마가 이거 보낸 사진 뭐냐고 두번이나 거실에서 큰소리로 물어봤는데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대답을 안했어요.
그리고 엄마가 아빠한테 이 사진 뭐냐고 물어봤고 아빠는 모른척 하더라구요상황이 순서가 기억이 안나는데 아빠가 모른척하는 말소리가 들렸고 방에서 듣는데도 당황한게 다 티가 났어요.목소리 엄청 떨고 막 헛기침하고..
결국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저한테 물어봐서 어제 아빠 갤러리에 있는 사진을 본거다, 그걸 내 휴대폰으로 찍은거다 하고다 말했어요.
아빠가 "나는 교회도 안다니지만 하나님 이름을 걸고 (.......웃겼어요 솔직히) 우리 아버지 어머니 이름을 걸고 아니야 진짜로 "
이런식으로 말했어요. 손도 잡은 적 없다 뭐 이런 말도 안돼는 변명을 했고, 아무일도 없었다..그리고 엄마가 누구냐고 묻기 시작한 초반에 갑자기 쓰지도 않던 >>자기<< 라는 호칭을 엄마한테 쓰면서 
"어.. 그때 자기랑 안좋았을때..말도 안하고 그랬을 때 있잖아.. 그때야"
이랬는데요 아니 웃긴게 그 사이 안좋았던 때라고 하면 뭐 잘못이 없어져요?
심지어 처음에는 회사 엠티라고 했어요. 저희 아빠 저번 글에서 댓글에 제가 쓴 적도 있는데요.아빠가 공무원이에요. 공무원 직장에서 코로나 떄문에 난리인 이 시점에엠티를 갈 리가 없잖아요.그래서 엄마가 코로나로 반박하면서 단체사진 내놓으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저렇게 답한거에요.
계속 누구냐고 엄마가 물어봤고 저는 정말 심장이 철렁하고 공부하는데 집중도 안되고공부는 해야겠고... 알아서들 해결하라는 마음으로 귀마개를 꼈는데 다 들려서 다 들었어요.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여자래요. 엄마가 정말 엄청 크게 소리질렀어요.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여자를 왜 이제와서 만나냐 번호는 어떻게 알았냐 왜 만났냐...
이 이후로 엄마아빠가 밖에 나가서 싸워서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못들었어요.엄마가 먼저 집에 들어와서 제가 "뭐래?" 하고 물어봤어요.
엄마가 "저번에 촉이 있다고 한적 있지? 그때 그여자야"라고 하는거에요. 2018년 1월 엄마가 저한테 오피스 와이프 얘기하면서 촉이 왔다고 얘기한적이 있었는데요. 그 여자였던거에요.
17년 여름방학때 당일치기로 그냥 놀러다녔던 적이 있는데 그날 차에서 이동하다가 갑자기 아빠한테 전화가 왔었는데 그게 그 여자였구요.엄마가 18년 1월에 그때 얘기 해주면서 통화 소리가 옆에서 다 들렸었는데여자가 와이프랑 있냐고 물어보는걸 들었대요.그 여자가 사무실 사람인데 일 이야기만 주고받으면 되는데 왜 와이프 옆에 있냐고 물어봤겠냐고요. 아빠가 먼저 가족끼리 놀러왔다고 말했나? 암튼 그래서 옆에 있냐고 물어본거에요.옆에 있다니까 일 얘기만 하고 전화 끊었던거에요.
정말 기가막혔어요. 그럼 몇년을 만났다는거에요? 
그리고 저번에 싸워서 말을 아예 안하던 중에 아빠가 갑자기 30만원 현금을 찾았던 적이 있어요. 방금 공부하다가 생각나서 엄마한테 그때 찾은 돈으로 놀러간거 아니냐 했는데이미 엄마가 그 기록 찾아보고 있더라구요. 
또 아빠가 싸우던 기간에 혼자 중고로 휴대폰을 바꿨는데 전에 쓰던 휴대폰에서 엄마가 그 여자 전화번호 찾아내서 카톡을 보내놨어요.당연히 숫자 1은 안지워졌구요 원래 연락처에 없던 사람이 카톡을 보냈으니까알림 끄기 설정은 당연히 안되어있을거고 미리보기로 다 읽었을거에요.뭐 읽어서 그 여자가 엄마한테 뭐라고 답장 할 말이 있겠어요?
카톡 프사가 딱 아빠가 찍어준 그 사진이더라구요. 둘이 가평가서 아빠가 찍어준 사진.프로필 몇장 넘기니까 제 또래 딸도 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학생인지 화장하고 꾸며서 성숙해보이는 고등학생인지 모르겠지만 그 딸 얼굴을 보는데 그게 종이에 인쇄된 사진이 아니라서 못했지만 갈갈이 찢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프로필 두장 정도 넘기니까 청와대 앞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 아빠가 원래 청와대에서 근무하셨다가 16년도부터 다른 곳에서 근무했는데요.그럼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알았다는 사이라는거잖아요.그 청와대 앞에서 찍은 사진 보는 순간 맥이 탁 풀렸어요.엄마가 그때 말한 그 오피스 와이프인지 뭔지 하는 그 여자 진짜 맞구나그 사진 보니까 이름도 그때 그 여자 이름이었었네 하면서 생각났어요.
하 진짜 둘다 자식 있는 사람끼리 이게 뭐야 하는 생각에 역겹고 토나올 것 같았어요.제가 갤러리에서 본 사진은 썬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얼굴을 다 못 봤었는데프로필 넘기니까 셀카가 있어서 얼굴도 다 봤어요.
기가 찾어요. 말로만 듣던 >>내연녀<< 얼굴을 진짜로 보다니이게 우리 가족 이야기가 될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죠.
번호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뭐라도 나올까 찾아봤지만 못찾았아요. 근데 진짜 이 상황이 너무 황당한데 너무 웃겨요황당의 경지를 넘어섰나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제가 또라이같아요. 이 상황이 웃겨요.아빠를 제가 별로 안좋아하는데요극단적으로 생각해봤는데 진짜로 평생 걸고 넘어질 이야깃거리가 하나 생겼다는 생각에 그런걸까요?
아까 그렇게 들키고 나서 점심먹고 아빠가 자전거 타러 밖에 나갔는데 이 상황에 자전거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게 정상인가요?점심 먹으라고 엄마가 말하니까 또 밥은 나와서 먹더라구요?
저랑 눈 마주치니까 부끄러운건 아는지 피하고 밥먹다가 푸흡- 하면서 밥을 뿜더라구요자기도 웃긴가봐요 저도 이 상황이 엄청 웃긴데.제가 밥이 넘어가냐고 했어요. 계속 웃음이 나오는 것 같길래 뭐가 웃기냐고 했어요.
당연히 대답은 안하더라구요. 부끄러운거 아나보죠. 죽고 못사는 딸한테 그런 사진을 들켰는데 얼마나 부끄럽겠어요
공부하는데 자꾸 생각나고 이 상황을 한번 처음부터 다시 곱씹으면서누군가한테 털어놓으면 그래도 생각이 덜 날 것 같아서 여기에 글 썼어요..
지난번에 어떤 분께서 
이런 고민 누군가 한테 털어놓아봤자 더 상처받을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익명 사이트에 가끔 글 쓰고 마음 털어놔라
라고 댓글 달아주셨었는데 정말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거든요..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 다 쓰고 다시 읽어보는데 아빠 지금 집에 들어오네요. 아빠라고 부르기도 싫어요.엄마가 왜 점심 챙겨줬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평생 기억할 날이에요.아빠 출생신고도 늦게 되어서 서류상 생일이 오늘인데 평생 까먹지 않을 날이 되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