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땅

럽이2006.11.15
조회20

엄마의 땅

공영구



얼마나 그리움에 젖어
다져 온 마음인지
생각만 해도 늘 편안하다.

내가 세상에서 태어나 탯줄을 묻은 땅
크면서, 기어다니고 걸어다니며
지렁이와 강아지와 함께 놀던 땅
이땅에서 누나는 파초도 장미도
접시꽃도 심었다.

감나무에 까치밥만 달려 있던 가을날
국화 향기만이 지독하게 깔려 있는 이곳에서
누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시집을 갔다
다음 해에 형님은 싱글벙글거리며
장가도 들었다
그 대는 이땅이 읍내 장터보다 더 좋아 보였다.

세월을 삼키며 잡초를 토해 내던 이곳에서
아버님께서는 쓰러지셨고
만가가 무겁게 울려 퍼지며
지신을 밟아 죽이듯 빈 마당을
몇 바퀴 돌며 상여가 뜨던 날에도
나는 땅속 깊이 스며드는 눈물 자국을 보며
손톱으로 흙의 체온을 내어 보았다

엄마의 손을 잡고 이사 나오던 날
나는 엄마의 애틋한 눈물을 보았다
손때 묻은 문설주와 이땅을
악착같이 지키시려던 가녀린 정성으로
잡귀를 물리치고
액운도 쫓아내려고
대문 앞에 소금을 뿌리시며
헷쉐- 헷쉐- 하시던 땅
가족의 무병 장수를 기원하며
귀신을 찾아 음복을 나누어 주시던
고씨네- 고씨네- 하시던 땅.

마당은 바로 고향의 품이요
언제 보아도 넓고도 포근한
엄마의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