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남자친구.. 이별이 이렇게 어려운건가요.

쓰니2020.07.02
조회2,272

 

저 좀 말려주세요.

20대때는 공부하고,집에 있던 빚을 갚느라 연애를 거의 못하고 살았습니다.

30대가 되어, 하고있는 개인 사업이 잘 되기 시작했고.

현재 제 이름으로 집도 계약해서 부모님을 모시기 시작했습니다.(물론 아직 대출이 많네여)

 

조금은 여유가 생겨서 현재의 남자친구를 만나 10개월쯤 연애를 하고있어요.

남자친구는 저랑 동갑인 36살에 직장인 이에요.

거의 더치페이 또는 제가 좀 더 내기도 했고요- 

나중에는 제 주도하에 연애통장도 만들어서 데이트 비용 함께 충당했습니다.

성격도 너무 잘 맞고, 항상 저한테 맞춰주고, 정말 잘해줬습니다.

그 전에 만난 남자들과 말이 잘 통한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거의 매일 제 매장에 와서 기다려주고, 어딜 가든 저에게 맞춰주는 자상한 사람이에요.

 

연봉 3200정도 버는 걸로 알고있어요.

연애를 하면서 중반쯤 부터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해서, 

설레이는 맘으로 미래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연애 중에 모아놓은 돈이 정말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학자금 대출과 부모님이 필요하다고 하시면 드린 부분들이 있었구요.

(결혼을 하면 절대적으로 저한테 모든 돈을 맡기고 용돈만 받고 살겠다고 약속은 했어요)

 

저 만나면서.. 한달에 무조건 80만원씩이라도 모으라고 해서 현재 800정도 모았네요.

(물론 확인은 못했습니다.)

부모님 사업이 고등학교때 쯤 망했는데..

만나면서 얼마전까지도 차압 딱지가 붙을 수도 있다.

차가 경매에 넘어갈 것 같다. 집에 식탁도 없어서 책상에서 밥을 먹는다.

등등 계속 그런 말 들을 하더라구요.

 

현재 부모님이 무직이시고

 기초생활수급 받으시며, 아버지는 그 돈으로 술사드시고, 일도 안하신다고 하더라구요..

 어머니는 가끔 하시는 일을 하신다고..

연애 초반 때는 여행 다니신다는 이야길 들어서- 은퇴하시고 여유롭게 보내시는구나 했었거든요..

 

저희 부모님도 사업이 망하신 적이 있어서..

지금까지도 하실 수 잇는 만큼 매장 열심히 운영하고, 노후를 위해 공부도 하고 계시거든요.

 

만날 수록 결혼 이야기는 하는데,

제 머리로는 계산이 안되서.. 

어떻게 시작하냐고 물어보니 전부 대출로 시작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니면 본인이 살림이랑 육아를 할테니.. 사업을 같이 키워보자고..


남친 주변 친구들은 어떻게 결혼했냐고 물어보니..

300+300씩 모아서 결혼한 친구도 있고. 마이너스에서 시작한 친구도 있다고..

저희 언니도 3년전에 결혼을 해서.. 그 말들이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만날 수록

너무 자주 여러 이유로 반차를 내고,

잠깐이라도 보려고 점심시간에 제 매장까지 오는데..

이게 처음에는 좋고, 자상해 보이다가

 

회사도 요즘 힘들다는데.. 구조조정이야기도 나온다는데..

회사를 그렇게 자주 비우면 자리가 위태롭지않나.. 라는 생각과

책임감이나 일에 대한 비전이 아예 없나 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남자친구를 너무 우습게 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제 일에 욕심이 많아서.. 앞으로 사업도 더 확장하고 싶고

열심히 대출금 갚아나가야 한다는 생각과..

결혼 자금도 모아야한다는 생각에 매일 사람쓰는거 아껴가며 

밤까지 일 하고 있어서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미안하지만

짜증도 많이 내고.. 싸움도 잦아지긴 했습니다.

 

몇번의 이별 통보도 했지만..

결국 다시 만나게 되었고,

 

미래를 생각하며,

남자친구와 제 사업을 같이 이끌어 나가볼까 

또는 작은 음식점이라도 차려줄까.. 여러가지 생각도 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상황듣고 반대를 엄청 심하게 하셨지만..

제가 너무 힘들어 하니..

같이 벌면서 해보라고 응원을 하셨지만..

너무 속상해하십니다.

 

 

아무 일도 안하시는 남친 부모님.. 일에 열정도 비전도 없는 남친..

 

자상하고 착한 남친.. 정말 답이 안보이기도하고..

20대부터 빚청산을 위해 너무 일만 보고 달렸던 터라..

 

결혼을 하면 왠지 그 집 빚도 제가 갚게될꺼같아서

무서워지기도 하더라구요.. 결국 싸우다가 이번엔 정말로 

이별하기로 했고, 3일째 입니다.

 

 

30대 후반에 제대로 된 연애를 거의 처음 해서

너무 힘들고, 

결혼도 하고싶고 정말 따뜻한 가정도 이루고 싶은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요동쳐서 너무 아픕니다.

 

제가 연애 경험도 너무 없고..

이렇게 마음 준 친구가 처음이라.

주변 사람들은 다 말리면서..정신차리라고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했을때,

절대 결혼까지는 아니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제 나이도 이제 어리지 않다보니.. 또 이런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가 또 있을까..

돈이 그렇게 중요한가..

계속 보고싶고, 마음 아프고 감정 조절이 잘 안되네요..

 

이별 후, 사람 잊는법..

그리고 제가 정말 정신 차리도록 호되게 혼내주셔도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