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을 잃은 신랑이 문제입니다.

대장금2020.07.09
조회327,533
안녕하세요..
뭐 결시친에 올라오는 수많은 막장 사연들에 비하면
좀 별거 아닌 사연이긴한데 나름대로 고민입니다..
결혼한지 4달 조금 넘었고요
저는 사무직 직장인이고 남편은 디자인쪽인데
외주 프리랜서라서 집에서 근무합니다.
바쁠땐 바쁘기는 한데 시간조율이 자유롭다보니
남편이 대부분 식사를 준비하는데요
진짜 정말로 심각하게 맛이 없어요....
이 세상 맛이 아닙니다..
근데 본인은 그걸 몰라요...뭐가 맛있는지 맛없는지를 몰라요....
진짜 미각을 잃은거같아요..
연애할때는 뭐든 잘 먹는거 보고 그냥 좋다 생각했는데
보통 연애때는 제가 만들어준 음식이나
밖에서 외식을 해서 몰랐어요
저 정도로 심각한줄...
일단 대충 몇개 예를 들어드리자면

 

감바스랍시고 만들은건데


손질도 안하고 수염도 안떼고 껍질채로 올리브유도 아니고 식용유에ㅠㅠ


그리고 마늘이 없다고 집에 있던 간마늘을..넣어서.. 밑에 간마늘이 다 타서 가라앉았어요..


거기다가 새우가 짤거라고 생각해서 소금간을 안했대요.. 결국 초장 찍어 먹었어요..


 떡볶이인데요...


진짜 이건 無맛이었어요.


고추장맛+멸치육수 비린맛 말고 맛이 전혀.. 


설탕이나 물엿도 안넣고 오로치 고추장+멸치육수+간장으로 간을 했대요


그 와중에 어디서 봤다고 냉장고에 있던 멸치육수로 했는데 우웨엑.... 떡이 비리더라고요...


 

저 아프다고 해준 단호박 스프였는데...


호박+물+간장+우유+메이플 시럽+닭고기로 만드셨습니다...


호박이랑 메이플 시럽이 잘 어울린다는 블로그 기사를 보셨대나...


진짜 상상 이상의 맛이었어요......


간장과 메이플 시럽과 우유가 만나서... 형용할 수 없는 맛입니다.


진짜 10명 불러다가 먹이면 10명 모두 이게 뭔 맛이야? 라고 설명 못할 맛이예요 진짜로


심지어 단백질 섭취해야한다고 닭고기를 같이 갈아넣었는데


생닭도 아니고 자기 먹던 닭가슴살... 그 냉동 닭가슴살 녹인거..ㅠㅠ


 

이게 뭐냐면 그 통인시장 기름떡볶이+마라샹궈 콜라보레이션이래요


티비에서 나오는거 보고는 마라샹궈소스를 사다가 만든건데


ㅠㅠ 마라샹궈 소스가 없어서 마라탕 소스를 사온거예요....


같은 맛이라고... 근데 또 마라탕 소스는 진짜 미친듯이 짜고 기름져서..


먹으니까 진짜 혀를 고문하는 그런 맛... 맵고 얼얼한데 짠맛이


혀를 후드러 패는 맛...


 이건 돼지고기 두부찌개인데


보기엔 멀쩡해보이죠..


전날 먹다 남은 소곱창을...심지어 깻잎 한 팩을 전부 꼭지도 안떼고 통으로..


그리고 국물에 상추도 넣었어요...


신기하게도 온갖 재료의 맛은 나는데 맛은 없는 이 기현상...


진짜 너무 억울한게..


사진찍어서 보여주면 다들 맛있어보인다고ㅠㅠ


남편 요리 잘한다고...


근데 진짜 생긴거랑 맛이랑 매치가 전혀 안돼요....


무슨 맛이 나올지 예상이 안가요


그리고 본인은 이게 맛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요


짜건 싱겁건 비리건 그냥 그대로 먹어요 재료의 맛 그대로 


매운거도 잘 모르고 


그리고 자꾸 방송같은데에 달인 비법 이런거나


인터넷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는데


그럴거면 그 레시피만 보고 똑같이 따라 해야지


자기가 자꾸 뭘 더 넣거나 빼거나 재료를 대체하고


불은 늘 그냥 맨날 뭘 하든 지옥불 마냥 활활 타는 센불에다가


찌개나 뭐 끓이면 95%의 확률로 바닥은 타고 위는 안 익어요


본인이 뭐가 맛있고 맛없고 주관이 없으니까


걍 주는대로 다 먹는데..


제가 예민한 사람 같이 느낄까봐 뭐라고 자꾸 하기도 뭐하고..


자기도 저 챙겨주려고 나름 그래도 하려고 하는데


결과물이..


심지어 지난번에 카레할때는 어디서 보니까 사골육수로 끓이면 진하다고그래서


그걸 물에 희석해서 끓여야하는데


친정어머니가 주신 사골곰탕 5키로를 전부 녹여서 카레육수로ㅠㅠ


어우 세상에 카레가 느끼한건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김치볶음밥을 하면 진짜 김치 햄 김치국물만 넣고..


오뎅탕은 오뎅+간장+무+멸치육수 끝


매일 저녁 밥상이 놀라워요.. 무슨 맛이 날지 1도 예상이 안가서...


이걸 어떻게 해야 고칠까요....








댓글 287

흐컄오래 전

Best레시피가 암살용인데..?

ㅇㅇ오래 전

Bestㅋㅋㅋㅋㅋㅋ남편도 노력은 하는거 같고 시도는 하는거 같은데 ㅋㅋㅋ 쓰니도 남편 맘 상할까봐 말 못하고 꾸역꾸역 먹고는 있고 ㅋㅋㅋ 나름 심각하신거 같은데 귀엽고 웃기네요ㅋㅋㅋ

ㅡㅡ오래 전

Bestㅋㅋㅋㅋㅋ 그런데 글에서 진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ㅋㅋㅋ 어쨌든 미각치는 방법이 없어요. 시각장애인한테 왜 똑바로 보고 못다니냐고 하는 것 같음. 쓰니가 해줘도 자기가 한 거랑 똑같다고 할 걸요? 이혼할 거 아니면 하향평준화 밖에 없어보임다.

ㅇㅇ오래 전

Best저도 지능문제에 한표 던집니다. 식용유에 새우 넣는건 단순히 요리 못한다는걸로 납득이 안됨.

ㅇㅇ오래 전

ㅋㅋㅋ아 뭔가 귀여워ㅜ

ㅇㅇ오래 전

울 엄마 같다 ㅋㅋ 디자인 회사 다니신다면서요 창의력이 넘치셔서 그래요 그러다 미슐랭이 언급되는 대작이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 두 분의 즐거운 생활을 응원합니다♡

ㅇㅇ오래 전

귀엽닼ㅋㅋㅋㅋㅋ

오냐오냐오래 전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다고 다 받아주면 안됨. 넣을것만 넣고 정량을 넣어야됨. 요리고자들 특징이 너무 오감이 발달되서 정량을 무시함.

ㅇㅇ오래 전

저... 미안한데 보기에도 안멀쩡해요ㅋㅋ너무 관대해지신 듯ㅋㅋㅋ

김기민오래 전

2편보고 1편 본 사람인대 미각치, 요리치는 있습니다. 제 둘째 외숙모님이 그런분이에요. 외할아버님 모시고 살 때 음식 맛 없다는 소리에 한식 조리사까지 따셨지만 결과는 보기는 좋아졌는 데 맛은 그대로다가 평이셨습니다. 큰 외숙모님이 손맛이 워낙 좋으셨던 분이라 상대적으로 더 했죠.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정격 계량된 요리책을 사주세요. 책에 나온레시피대로 계랑컵으로 계량하고 양념도 계량 스폰으로 일일이 계량 하는 수 밖에 없어요. 그럼 최소한 레시피대로의 먹을만한 음식이 나올겁니다. 그리고 한식이랑 양식 조리사를 따게 하세요. 직장인반이라고 정부지원 받아서 자부담 조금만 받고 학원에서 딸 수 있는 거 있어요. 딴 건 몰라도 위생, 식재료 다듬기, 알맞은 크기로 썰기, 재료나 양념 계량하기, 불 조절하기 만큼은 제대로 배우실거에요. 평생 그리 먹고 사실 수는 없잖아요?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건데. . 잘 설득하셔서 배우게 하세요. 나중에 애기 낳으면 저런 정체 불명의 음식을 먹여 키울 순 없잖아요. 님이야 사랑으로 참으실 수 있다쳐도 말이죠.

ㅇㅇ오래 전

니가와서해라 라고 하는 것 같다

흐음오래 전

두가지 설에 의하면... 하나는... 진짜 일부러 그러는겁니다. 너무 너무 맛없게 만들어서 님으로 하여금 앞으로 다시는 음식하지마...내가 할께! 라는 소리를 듣기 위함이 목표이지요. 그래서 내가 세상천하의 몹쓸 요리꽝이다라고 알리기 위한 쑈~! 입니다. 시어매나 주변장가일찍간 남정네가 미리 언질을 해주고 동조한것일 가능성 높습니다. 두번째는... 진짜 못하는건데... 고칠수는 있습니다. 글쓴이인 내가 두번째에 속하는 경우인데.. 태어나서 결혼한날까지 진짜 설거지 한번..라면한번 끓여본적 없었습니다. 위로 언니들과 남동생이 주로 했음.;;; 여튼 그런 내가 지금은 모든 음식을 다 뚝딱하고 맛나게 만들수 있게 된 이유는... 남편이 계속 처묵처묵하면서 조언아닌 조언을;;; 이건 소금을넣어야 한다. 이건 고추장대신 고춧가루를 넣는다. 고추장은 텁텁하다. 설탕이 부족한듯 하다. 뭐잦은 조언에 스트레스 받아 인터넷 레시피를 정독;;; 그렇게 10년의 길을 한결같은 요리를 하던결과... 지금은 웬만한건 그냥 다 만들수 있는 경지에 올랐지요.. 맛도 뭐 보장;; 부작용은 요리를 갈고 닦으면서 남편도 갈아 엎고 싶은 충동을 수없이 했다는것;;; 그결과가 나를 어디가서 식당 하나 차려 밥먹고 살정도로는 만들어놨다는;;; 아리송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오래 전

레시피를 일일이 알려줘보시는건..ㅠㅠ 감대로 절대 하지말고 언제 뭘 몇스푼 뭐 이런식으로요 ㅠㅠㅠㅠ

ㅇㅇ오래 전

처음에 새우 삶은건줄 알고 들어왔는데 감바스래 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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