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하게도 만났다.

실친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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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을 끝없이 반복하며 지겹게도 만났다. 그리고 결국은 헤어졌다.

 

아직 실감하지 못 하지만 결국엔 헤어지고 말았다.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부둥켜안고 끙끙거리던 시절을 잠시나마 함께했다.

 

니 옆을 지켜오며 난 상처 투성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렸고,

 

니가 날 통해서 니 상처를 추스리는 동안, 나는 너를 통해 너무 많이 다쳐버렸다.

 

난 그런 너를 나 자신보다 사랑했다.

 

모두에게 너를 자랑했고 그런 자랑스러운 네가 사랑스러워서 매일매일이 봄이었다.

 

너와 보낸 모든 날들이 맑음이었다.

 

다투다가도 네 말 한마디에 세상이 무너졌고 억장이 무너졌다.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내 세상이지 않을까 싶어 언젠가 네게 부탁했다.

 

꼭 나를 아내로 맞아달라고, 우리 언제까지나 함께하자고.

 

이제야 행복이 뭔지 알거 같다던 니말.

 

그말에 앞으로 평생 너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했었어.

 

그런데 시간이 참 무섭더라.

 

아주 잠깐은 나를 위해 네 이기심을 거두었던 것 같은데 잠깐 뿐이었다.

 

그 잠깐이 흐른 뒤로부터는 넌 늘 이기적이었다.

 

오래간의 외로움이 사라지니 잠시 들떴을 뿐이라는 걸 사랑이 아니었음을 눈치챘다.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이 널 사랑했다.

 

 

지독히도 이기적인 너에게 사랑받으려 한참을 홀로 속앓이했고 홀로 울었다.

 

일에 받은 스트레스부터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까지 내게 풀어대는 너에게 그래도 좋다며 웃었다.

 

나를 사랑하긴하는 걸까 의구심이 치미는 밤엔 애써 니 흔적을 찾아 그 흔적에 취해보려 애를 썼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다.

 

영영 내 아픔을 몰라줄 것 같던 네가 미안하다며 나를 안아주던날은 내 모습이 이렇게 비참할 수가 없지 싶었다.

 

너에게 이제와 이러지 말라며 밀어냈지만, 결국은 아직 어린 내 마음은 그리 모질지 못 해 또 한번 너를 받아들였다.

 

다시 만난 넌 지나치게 내게 친절했고, 난 그 친절함에 또 다시 너를 사랑했다.

 

애써 비워낸 마음에 또 다시 너를 채워냈다.

 

내 안에 가득 찬 니가 내 가슴을 아리게 찔러대기에 너를 흘러보냈는데 너는 또 다시 내 안에 가득 차올랐다.

 

참 우습더라. 수 많은 밤을 울어대며 널 원망하던 내 아픔들이 네 작은 친절에 사그라들었다는게 더없이 우스웠다.

 

그리고 무서웠다. 언제 또 니가 변해 나를 찔러댈지 몰라 두려운 마음에 애써 마음을 닫으려 애쓰고 또 애를 썼다.

 

너를 사랑하지만 그 전에 니가 두려웠다.

 

그렇게 마음을 다 열어주지 않는 내게 넌 다시 마음을 열어달라 부탁했다.

 

난 나로인해 속상해하는 너를 보며 이전의 나를 보았다.

 

우리는 그 후로부터 변했다. 매일 지치지도 않고 다퉜고 서로를 쏘아대고 밀어붙였다.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만 골라 뱉어내고 참 어렸다.

 

우린 그렇게 매일 헤어졌고 또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만나고도 난 너를, 넌 나를 만족하지 못 했고 그게 우리를 매일매일 갈라 놓았다.

 

겨울이 암만 길어야 봄은 오겠지 하며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결국은 우리에게 봄은 오지 않았다.

 

넌 작은 일에도 언성을 높여 짜증을 내고 윽박질렀다.

 

너는 내게 입 다물고 옆에서 네 노리개가 되길 원했다.

 

네가 원할 때 웃고, 니가 원할 때 자고, 니가 원할 때 입 다물고 화풀이 상대가 되고, 네가 원할 때 사랑을 속삭이는 너만을 위한 내가 되길 원했다.

 

나는 그런 네 바람에 점점 말라갔다. 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서 내게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몰아붙이는 너에게 숙였다.

 

그렇게 나는 너에게 더이상 사랑받기를 포기했다.

 

그렇지만 나는 널 사랑했다. 안간힘을 다 해서 사랑하려고 애를 썼다.

 

난 아주 작은 잘못에 너의 온갖 윽박을 듣지만 넌 너의 작고 큰 실수에 진심으로 미안해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천천히 사랑 없는 이기심과 헌신뿐인 이 관계에 마음을 비워냈다.

 

진작 예상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또 한번의 봄은 오지 않을거라고.

 

여전히 이 사랑이 말라간 것에 니 잘못따윈 없다고 확신하는 너에게

나 잘 살아보겠다고 안부 한 번 전해보려고

 

나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안면 없는 사람들에게 응원 좀 받아보고 싶어서 써본다.

 

 

헤어진 뒤 매일 네 연락을 기다렸다. 혹여나 울리는 카톡 알림이 전화벨이 너일까 애타게 기다렸다.

 

그런데 넌 오지를 않더라 올 기미가 보이질 않더라. 그래서 너무 비참해서 눈물도 나질 않더라.

 

그저 니가 정말 날 사랑했던가 의구심이 치밀더라.. 그래서 네가 참 괘씸하더라.

 

그래서 이  속 끓는 기다림에 끝을 내려고 한다.

 

네가 내게 안부 없이 가고자 하는 길로 홀로 가버렸듯이 나 역시 내가 가고자하는 길로 나 홀로 가보려 한다.

 

나는 이제 너와의 추억에 얽메이지 않으려고 한다.

 

넌 내게 이 긴 사랑에 안녕도 안부도 남기지 않았지만 난 남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네가 조금은 그리운 마음에 애가 타지만 그래도 더는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정말이지 죽어라 열심히 사랑했다. 행복하지 말아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