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알려주는) 출산,육아의 장점

아줌마2020.07.30
조회68,014
출산과 육아의 단점이라면 조금만 뒤져봐도 수많은 글이 나옵니다. 
그리고 저도 전부 동의하는 바 이고요. 
실제로 출산,육아의 단점은 아주 직관적이고, 설명하기 쉽고 미혼 분들께 쏙쏙 박힙니다.(경단, 망가지는 몸, 내 삶이 없어짐..)
그에 비해 육아의 장점은............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인 부분이라 설명하기도 어렵고, 사람에 따라 못 느낄 수도 있고..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애매~한 것들도 많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나고 보면 '아~ 애 낳길 잘했다' 싶은 어마어마한 장점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줌마들이 첫째 낳고 힘들다고 울고불고 하다가, 몇년 후에 슬그머니 둘째를 임신하는 겁니다..ㅎㅎ

선 1줄 요약 : 본인의 남편( 또는 아내 ) 이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도 권장할 만한 인생입니다. 



1. 영혼의 반려자가 생깁니다. 
사람들은 흔히 가장 완전한 사랑을 '어머니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춘기를 거쳐 이미 성인이 된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 본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조건없고 완전무결한 사랑은 "아이가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 입니다. 
흔히 얘기하죠. 아이에게 엄마는 우주 라고요.
아이는 온 몸으로 엄마의 모든 것을 필요로 합니다. 
엄마가 범죄자이든, 알콜중독자이든, 학력이 짧고 무식한 사람이든. 사회에서 아무리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사람일 지라도.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사람입니다. 
세상에 누가 저를 이렇게 높게 평가하고, 누가 이렇게 저를 완전히 요구할까요.
심지어 부모님마저, 저를 이렇게 필요로 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는 엄마로 하여금 무한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주는 존재입니다. 
(물론 사춘기가 되고 독립의 시기가 다가오면 자기 방 문을 잠그고 엄마와 싸우기 시작하겠죠ㅎㅎ)


2. 부부 사이가 좋아집니다. 
이것은 케바케입니다만,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육아의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끈끈한 동지애가 생깁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2n년 간 살아온 성인이 평생 함께 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취향도 생각도 하나하나 다 다르고, 대립하기 일쑤죠.
하지만 아이를 낳고, 부부를 둘 다 초주검으로 만드는 신생아 시절을 거치면
마치 전쟁을 함께 이겨낸 전우와 같은 깊은 우정이 생깁니다. 
(이것은 남녀가 둘 다 육아에 적극적으로 임했을 경우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없을 때는 
남녀가 서로 각자의 방에서 각자 취미생활을 하거나, 핸드폰이나 하거나, 혹은 같이 영화나 한 편 보면서 노는 것이 일상입니다. 
물론 이것도 나름 평화롭고 좋은 나날이지만, 몇 년간 계속되다 보면 매일 할 만한 얘깃거리도 없고 다소 지루해 지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둘 다 혼신의 힘을 다해 키우고 있는 결정체가 나날이 성장해 가기 때문에 
어떤 단어를 처음 말했다, 몇 걸음을 걸었다, 소변을 잘 가리더라 등등..
남들이 보기에는 별 거 아닌 일이라도 부부끼리는 늘 뿌듯해 하며 이야기할 거리가 생기지요.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남녀가 둘 다 훨씬 철이 들기 때문에, 
이전이라면 싸웠을 문제들도 이후에는 슬기롭게 대화로 풀어나가는 요령도 생깁니다.  



3. (강제로) 철이 듭니다. 
-이것은 과연 장점인가 단점인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상상 그 이상으로 힘 든 일입니다. 
신생아를 키우는 것은 4달 동안 잠도 거의 못 잡니다. 그냥 피곤하다는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거의 못 잡니다. 
만신창이 좀비 수준으로 키워야 하지요.
아가씨 때는 자기 집 변기조차 더럽다고 잘 안 건드리며 살았는데 
아이를 키우면 똥이랑 토 같은 온갖 배설물들을 몸으로 받아내는 일상이 시작됩니다. 
신생아 트름 시킨답시고 토닥거리고 있는데 내 몸에다 우웨엑 토한다거나,
아기가 변비라서 다 벗겨놓고 항문 마사지 해 주고 있는데 갑자기 부와악 싼다거나
각종 멘붕 상황들이 자비없이 닥쳐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화를 낼 수도 없죠. 아기는 잘못이 없으니까요. 
잠도 못 자서 최고치의 예민하고 피로한 상태로, 얼굴에는 억지로나마 미소를 띄면서, 
찢어지는 듯한 신생아의 울음소리를 생 라이브로 들으면서 자애롭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똥 오줌 배설물들을 치워가며 버텨야 합니다. 
그렇게 1년 쯤 버텨서 애를 돌 까지 키워낸 아줌마들은, 다시 사회에 복귀해 보면 
'어쩐지 보살같은 기운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여기서 마인드컨트롤에 실패하여 루트 잘못타면 산후 우울증이 오거나,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가  될 수도 있음 주의)
아가씨 때라면 벌컥 화 냈을 일도 허허허...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허허 저런 일로 싸우네 거참 아직 팔팔하고 젊구만 허허
남편이 좀 열받는 실수를 해도 허허.. 인간이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마음가짐이 되어 
좀 더 평화로운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건 남편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밤새 신생아 우는소리에 시달리고 출근하기를 4달정도 반복. 
그렇다고 주말에는 쉬지도 못하고 육아 바톤터치 하여 
똥오줌 맞아가며 애를 어르는 극한육아를 반복.. 체력은 한계인데 더 초췌해진 마누라를 보면 엄살도 못 피우는 일상을 1년 정도 하다 보면
마찬가지로 준 보살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4. 먼 미래를 자연스럽게 그려보게 됩니다.
회사에 나가는 성인의 일상은 어제같은 오늘, 오늘같은 내일의 반복입니다. 
5년 뒤, 10년 뒤를 그려보고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부부는 아주 자연스럽게 5년 뒤, 10년 뒤를 그려보게 됩니다. 

5년 뒤에는 이 아이가 유치원에 가겠지. 그때까지는 돈을 바짝 모으는 게 낫겠다. 
8년 쯤 뒤에는 해외를 두어 달이라도 한번 다녀오고 싶은데 가능할까? 요즘 영어를 교육시키는게 대세라는데, 나는 영알못이지만 이 애는 좀 잘 했으면 좋겠다~
10년 뒤에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겠지. 그때 쯤에면 동네 친구들도 생길텐데 한 동네에서 자라면 좋을텐데. 집을 살 수 있을까? 요새 집값이 워낙 비싸야지. 10년 동안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다. 맞벌이를 하면 모을 수 있으려나? 아니면 한 곳에 장기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이의 성장을 기준으로 미래 계획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부부 간에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저는 아이를 낳고 어마어마하게 힘든 시간을 지나 왔지만 
막상 지나고 보니 장점들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되어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육아의 단점들, 저도 다 겪었죠. 
경력단절.. 늘어진 뱃살.. 확 맛이 가버린 피부에다 갑자기 엄청나게 늘어난 책임감..만성적인 변비와 불면.. 시댁의 지나친 손주사랑으로 귀찮아진 면도 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것 같아요.
특히 그냥 친구같이 대면대면하던 부부사이가 전우 수준으로 확 친밀해 졌다는 점이 고무적인 것 같고요. 
남편도, 그리고 저 스스로도 철이 좀 든 것 같아서 뿌듯한 면이 있습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옆에 있는 동반자가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면 
아이를 한둘 정도 낳고 같이 키우면서 더욱 끈끈한 관계가 되는 것도 나름 보람찬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