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2순위였다.

ㅇㅇ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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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소중한 사람들 중에 내가 1순위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존재치 않았다.아빠와 이혼한 엄마는 나보다 남동생을 택했고 혼자 심심하게 집에 남아있는 나보다 아빠는 일을 택했다.좋아하는 사람에서조차 나는 1순위였던 적이 없었다.별 볼 일 없는 외모에, 별 볼 일 없는 성적에.. 아무리 노력한다한들 나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있어 어려운 사람이 돼본 적이 없었다.쉬운 사람이었다 언제나..

중학교 때 친구를 사귀었었다.너무나도 행복해서 그 친구가 너무 소중했다.처음 느끼는 기분, 외롭지 않아 어렸던 나는 작은 호의에도 눈물을 흘리곤 했다.그 친구가 비 오는 날 내게 우산을 씌워 줬을 때, 너무 고마워서 그 친구 몰래 우산 밑에서 울었다.그래놓고는 우산 밖으로 잠깐 나갔다 다시 들어와서 안 울었다고 거짓말을 쳤다.그 친구가 너무 좋고 소중해서그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오해가 생겼다.아주 작은 오해.나도, 그 친구도 잘한 건 없었다.그때의 나는 친구 한 번 생겨봤다고 기고만장해서 그 쉬운 사과를 먼저 하려 하지 않았다.그래서.. 졸업할 때까지 사과하지 못했다.사과하려 편지를 써서 한 번은 학교에 일찍 와 편지를 그 친구 서랍에 넣어뒀다.촌스럽고 아날로그 스러우면서, 나에게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점심 시간이 됐을 때 그 친구 서랍에 있던 반듯했던 편지는내 책상 위에 꾸깃꾸깃 구겨져서 쓰레기마냥 놓아져 있었고아이들은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 내 편지를 돌려 읽었다.
미치도록 화가 났다.그리고 그 날 뒤에 나는 반 아이들의 입에 가십거리로 담겨 져야 했다.유치한 중학생의 장난에도 나는 미치도록 상처 받고 울어야 됐다.
그 뒤로 나는 사람에 대한 공포가 생겼다.그렇지만 나는 늘 외로워서 너무 외로워서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친구를 사귀려 애썼다.

웃긴 일이다.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더니 나는 만만한 아이가 돼있었다.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그때 제일 불행했던 건그래도 아이들이 내게 지나가는 말이라도 던져줘서미치도록 행복했단 거다.상처 받고 울면서도 그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감동 받아 급하게 흉터를 메꿨다.그 상처 받던 순간에도...괜찮아? 하는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나는 온갖 의미를 부여하고 미치도록 행복해했다.

내가 첫 순위가 된 게 아니었는데도..자격지심에 찌들어 있던 나에게 잠깐의, 5초의 1순위가 되는 기분은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이... 죽도록 행복했다.

죽도록 행복한 이 때에마지막 기억은 행복하게지금 마무리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늘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