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에 대해 툭툭 털어놓기

ㅇㅇ2020.08.05
조회107
노키즈존같은 민감한 이야기 하면 대충 핀트가 두개로 나뉘는데
1. 니들은 어릴때 안 그랬냐2. 방임도 작작해야지
1번 2번 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니들은 어릴때 안 그랬냐 하면 반박할 도리가 없는데 사실 1번과 2번을 동시에 관통시키는 문장이 있습니다.
"라떼는 어릴때 식당에서 지랄하면 처맞았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아이를 반려견으로 치환시켜보면 비슷한 답이 나옵니다.남의 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서 실례를 하거나 정신산만하게 하는 행동을 하면 견주가 와서 잡아야합니다.
공동육아의 전통 이제 없어. 옆테이블 아저씨 아줌마가 한소리만 해도 우리애한테 왜그래요! 가 되는 세상이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건 '우리애는 특별해!' 교육이 끼치는 해악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여기까지 다룰 정신머리는 없으니 뭐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자구요.

제가 머릿속으로 정리해보자면 노키즈존은 1세대-2세대-3세대간 다툼의 현장이 되어버립니다. 사업주분들의 이야기는 살짝 접어둘게요.
1세대
1세대는 직접 통제(공동육아)의 성향을 띄지만, 2세대중 일부가 아이의 훈육을 달갑지 않아합니다. 일부에게 데여본 1세대는 점점 공동육아를 꺼리고 2세대가 온전히 책임져주기를 바랍니다.여기서 3세대도 2세대가 육아에 대한 책임을 홀로 져주기를 바라는건 같은데 결이 다릅니다. 진짜 '남남'이라 개인적 영역에서 안 엮이길 바라는거에요. 애를 배척하는걸로 보일겁니다. 실제로도 비슷하고요.
2세대
2세대는 이 공기 속에서 양쪽 모두에게 온정적 시선을 받기 어렵습니다. 2세대는 2세대대로 자신의 아이를 '온전히' 본인이 책임져야하는데, 애를 돌보기가 쉽지 않죠. 예전에는 엄마가 집에 없으면 윗집 아랫집 초인종누르고 막 놀러가서 밥먹고 간식먹고 둥기둥기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게 문제죠(저도 윗집 아랫집 놀러가서 밥 얻어먹고 재롱부리고 놀았다고 합니다. 기억은 안 나지만…).본인도 본인의 훈육방식에 맞지 않는 것으로 남이 입을 대면 이것도 이것대로 껄끄럽겠죠, 제 짐작이긴 하지만요.그리고 육아방식도 트렌드가 있는 모양인데 지금 트렌드가 방임주의인가요? 확실히 전보다 아이를 자유롭게 풀어놓는 분들이 많이 보이는데, 부디 그러지 말아주세요.애와 개가 어떻게 같냐고 하겠지만 사회의 기초상식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1. 식당에서는 뛰지 말 것2. 기물(식탁, 소파) 위로 올라가지 않기(발 대지 않기…).3. 잘못했으면 사과할 것, 사과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것4. 사고가 났다면 부모에게 알리고 부모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5. 통제되지 않는 울음의 경우는 다수의 사람이 있는 곳에서 아이를 데리고 잠깐 벗어났다가 돌아올 것(비행기, 지하철 등 이동 상황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통제하는게 힘드시겠지만 이것만 지켜주셔도 귀한 아이가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1세대
마지막으로 1세대는 냉정/온정 따지기 이전에 진짜 '남'의 개념으로 아이를 보고있기때문에 '남'의 개념에 해당하는 '어른' 상태를 디폴트로 생각합니다. 남에게 피해 안 주고(즉 울지 않고, 귀찮게 와서 건드리지 않는) 서로에게 관심없는, 딱 그정도가 디폴트입니다.저출산으로 아이를 접할 환경도 많지 않고, 오히려 아이가 다가오면 사건이 생겼을 때 엮이기 싫으니까 피합니다. 그다지 호의적인 감정을 품기 어렵습니다.
1세대의 사람이 낯선 사람의 아이에게 스스럼없이 대해주는건 정말 성격이 좋거나, 집에 아이가 있어본 경험이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이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결과물입니다. 전부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대체로 그런 경향을 보여요.
정리
결국 노키즈존은 업주의 손해배상/아이 배척 이전의 문제라고 보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벽을 세워가는 도중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 봤을때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해결책으로는 서로간의 아량 베풀기 정도가 끝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대체로 팍팍해지는 인심 특성상 더더욱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호의를 가져야 하는 것이지요. 실천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우는 아이의 부모를 노려보지 않기 같은 것 말이에요.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의 호의에 조금 더 기대자면 아이의 옆에 가까이 서서 도리도리 잼잼, 까꿍놀이등으로 놀아주세요. 아이도 낯선 사람의 등장에 놀라서 금방 울음을 그치기도 하고, 놀랍도록 사람들의 시선이 분산됩니다.
아이가 조용해지면 첫 말문을 열어봐도 좋아요. 몇 개월인지 같은 정형화된 말이라도 좋습니다. 아이의 양육자는 아이를 키우며 바깥에서 언어적 교류를 매우 적게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분께도 도움이 될 지도 모릅니다.
주의점으로는 씻지 않은 손으로 아이를 직접 만지는 것은 금물. 요즘은 소독제를 들고다니는 분들이 많으니까 혹시 소독제를 들고 다니신다면 알콜스왑/알코올용액 사용 후 쓰다듬어봐도 될까요? 물어보세요.
글을 마무리하며
사실, 저도 잘난 듯 주절주절 글을 늘어놓았습니다만 경험이 일천한 1세대일 뿐입니다. 다만 언젠가 지하철에서 울기 시작한 아이 엄마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그리고 글을 쓰면서 저도 어느정도 생각의 정리가 되었기에 사이트에 남겨 흔적을 보존해두고자 합니다. 장문이라면 장문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날을 세우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