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흥이 안나요

큰일이군2020.08.06
조회24,753
안녕하세요
신혼 딱 일년차에 신생아를 둔 초보맘입니다.
요즘.. 하 우울인지 뭔지 그냥 넉두라 좀 하고싶어서요

남편하곤 10살차이. 대학때만나 오랜 연애끝에 결혼했어요
술도 안하고 여자문제로 속썩인적도 없구여
오히려 연애때 제가 술을 너무 좋아해서 싸웠지만
결혼하고 임신 ㅡ출산하면서 체질이 바뀐건지
같이 마셔줄 사람도 없기도하고해서 저도 이젠 술 안마시구여

남편은 이혼가정에서 자라
좋은 아빠가 되는게 꿈이었다고해요
그래서인지 저는 비교도 안되게 아이를 잘보고 좋아해줍니다
칼퇴근해서 아이 목욕시키고 재우기도 다 하구여
주말은 저보고 잠깐이라도 바람쐬고 오라고 자기가 애보겠다고 해주는 착한 남편입니다.
남편은 요즘 너무너무 행복하대요.
아들바보도 그런 아들바보가 없을정도로 눈에서 꿀이 떨어져요.

근데 전 왜 하나도 안행복할까요
애가 이쁘긴한데... 그냥 좀 무덤덤해요
남편은 애가 울면 바로 안아주는 타입이라면
전 1-5분은 지켜보고 토닥정도 해주는 편이에요.
잘때빼곤 거의 안아주지 않는데
남편은 애가 되집기 못해서 울면 안아주고
칭얼대면 안아주고 기저귀갈고 안아주고 뭐 이런식이에요
애착형성에는 좋을거 같은데
말끝마다 아이구 우리아들~ 하며 안아주는게
왜 꼴배기싫어보이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아기하고도 대화를 많이 하는게 좋다는데 ..
아이구 일어났쪄여~ 뭐뭐 할까? 아이구 그랬쪄영
이런말 잘 못하겠고... 애랑 둘이 있으면 딱히 할말도 없어서
동요 틀어주고 쭈그려앉아 바운서에 앉아있는거 쳐다보는게 다에요. 제 밥차리는게 너무 귀찮고 무의미해서 눈물이 날때도 있구여.
모유수유하려면 엄마가 잘 먹어야된단 얘기를
여기저기서 너무 들어서 짜증도 나네요
나는 인간쿠쿠인가 싶기도하고..
순한 아기이지만 밤수는 해줘야해서 새벽에도 먹이고..
수유텀이 아직 3시간 정도인데 영유아 검진에서
키로수 키 머리둘레 다 하위권 나온거보고
남편이나 시댁 다 이제 분유 먹이라고 하는데
애가 기똥차게 젖병은 뱉어버리는 통에 .. 혼합수유도 못하고
그냥 다 제탓인것 같네요.

저와 아이는 안방에서 자고
남편은 거실에서 자는데 음..
애기 씻기고 재울때까지 아이관련해서 몇마디 나누고
밥먹을때도 그냥 앉아있는 아이만 쳐다보며 밥먹고
아기 재운뒤에 저는 안방 남편은 거실에서 각자 폰만 하네요
그래도 부부간에 대화는 좀 있어야 할거 같아
제가 거실에서 있으려고 하지만
애기 재운뒤론 남편은 자기좋아하는 프로그램 + 폰만 보고 저한테 말시키는것도 없어서.. 저도 그냥 이젠 별말 안하고 방에 들어와 누워있기만 해요.

남편은 나중에 돌지나면 어디어디 여행가자 캠핑가자 이러는데
왜 상상만해도 재미가 없죠..
저 여행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무료함이 권태기인가요 우울증일까요
마사지 받으러 갔는데 명치에 화가 너무 많다는데 ㅋㅋ
미세먼지같이 짜치는 서운함들이 쌓이고 있는걸까요..

몸도 아프고.. 만사 무력하네요
새삼 결혼전 생글했던 제 사진보니 더 싱숭생숭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