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제사 왜 지내야하나...

ㅇㅇ20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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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8월인데 벌써 추석 스트레스받는다.

친정은 제사없고(외가, 친가 모두 독실한 카톨릭이라 기일에 미사로 대신) 명절은 여행가거나 친척들이 모여도 포트럭파티? 느낌으로 누군 전 부쳐오고, 누구는 불고기 해오고, 누군가는 과일을 돌리고 설거지는 서로 하겠다는 분위기였음.

결혼해보니 시골에서 지내던 제사를 시어머니가 서울로 가져옴.그동안 남편이 운전해서 내려가는게 안쓰러웠나 봄. 친척들이 상경하기 시작했는데, 시어머니는 가져온 체면치레인지 시골에서는 통째로 시키던 제사상을 정성들여 하자고 주장. 막상 해본적이 없어 아무것도 못하고 인터넷보고 훈수만 둠.

시아버지는 제사는 무조건 지내야한다고. 남편은 싫다고 명절마다 싸우고. 난 주방에만 쳐박혀있는데 전날부터 음식하고 치우고 무한반복. 누구한테 절하는지 친척이 몇명이나 온지도 모르겠다. 여자들은 오자마자 다 주방에 모이고, 남자들은 거실 쇼파에서 티비보고있고. 역겨워죽겠음.

누군가 왜 애는 안낳냐, 사촌에게 결혼은 안할거냐 이딴 얘기들 하길래 잔소리메뉴판 찾아서 들이대며 돈 내시라고했더니 나에게 뭐라하진않는데 명절마다 벌어지는 촌극이 너무나 싫다. 매번 데자뷰같이 돌아옴.

본적도 없는 이름도 모르는 몇 대 조상한테 홍동백서는 대체 뭔 소용인가. 그것도 맨날 두부를 작게 자르네 크게 자르네 싸워가며

명절이 제사핑계대고 대가족이 모이는 날이라고들 하지만, 요새 시대에는 차라리 고인을 추모하려면 생일과 기일 정도에 생전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 차려두고 함께 먹으며 고인에 대한 추억 얘기하는게 나은거 아닌가. 해외에서 누구 탄생 몇 백 주년 이런거 하는 거 처럼. 평생 술 한 방울 안마셨다는 시조모 제사상에 술은 왜 올리나 참

이게 예가 아니고 70년대에 세뇌된거라고 말해봐야 어른들은 듣지도 않고. 며느리 들였음 이 정도는 받아먹어야한다고 생각하니 원.. 저 얘기했더니 시어머니 웃으며 자기도 시아버지 못이긴다며 자기 제사상엔 치킨이랑 피자랑 맥주만 올려달랜다.

처음 몇년차엔 울며겨자먹기로 꾸역꾸역했는데. 요샌 다 때려치고싶다. 그 놈의 도리는 다 뭐냐. 남편은 날 정말 사랑해주신 내 외할아버지 산소에도 한번 안가봤는데. 명절 다가올 수록 남편이 미워져서 하소연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