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자 또 없습니다.

ㅡㅡ2020.08.12
조회4,355

 

 

 

2005년 가을


한 남자가 차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망치질을 하고 기름도 묻히고 그렇게 정비를 끝냅니다. 모든 정리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데 승용차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버스를 탑니다. 근데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인상을 씁니다. 남자는 미안한 마음에 구석에 가서 서지만 기름냄새가 계속 나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는데 애인이 두 팔을 벌리며 다가옵니다.

"오빠! 수고 많았어!"

남자는 기겁을 하며 손사래를 칩니다.

"미정아! 나 기름 투성이야! 오지 마!"

그러나 애인이 다가와 껴안아 줍니다.

"우리 오빠 땀냄새 정말 좋다."

결국은 애인도 기름이 묻어서 같이 샤워를 합니다. 요리를 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그렇게 애인은 남자의 품에 안겨 tv를 봅니다. 웃고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애인이 남자의 손을 잡아 끕니다.

"왜?"

"이리 와!"

남자는 여자의 손에 이끌려 욕실에 갑니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체 손과 발을 떠운 물에 담그고 있습니다. 10분 정도 지나자 애인이 끄덕입니다.

"오케이! 이리 나와서 앉아!"

애인은 손톱을 깎아줍니다. 그리고 발 뒤꿈치에 굳은 살도 다 벗겨줍니다.

"이게 사람 발이야? 곰이 친구하자고 그러겠다."

애인의 잔소리에 남자는 머리만 긁적입니다. 애인은 그날밤 침대에서 남자를 끌어안고 속삭입니다.

"오빠! 나 어렸을 때 아빠가 그러셨다. 노가다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감사하라고 그러셨어. 그 분들이 있기 떄문에 우리가 따뜻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거라고, 그러니 미안해 하지마!"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합니다.

"미정아! 넌 정말 요즘 여자가 아닌 거야?"

애인이 살짝 꿀밤을 때립니다.

"요즘 년은 어떤 년이야!!!!!"

애인은 웃으며 품안에 있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어딜가나 누구를 만나든 거친 발과 손톱 조심해. 나니까 이해하지 다른 여자들은....."

남자가 정색을 하며 묻습니다.

"다른 여자들을 왜?"

애인이 당황합니다.

"아니....혹시라도....."


다시 현재 유원지


성준은 멍하니 승용차 문에 기대어 도장이 있던 자리를 쳐다봅니다. 그 혹시나가 현실이 되어 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딩동"

성준은 전화기를 봅니다.

(내일 상견례인 거 아시죠? 제가 골라준 옷 꼭 입고 오셔야 돼요.)

현정이입니다. 성준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그리곤 전화를 합니다.
011 xxxx 6473.....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니 다시 확인하시고...."

세월이 지나도 그녀의 전화번호를 절대 잊지 않습니다.이제 내일이 지나면 더이상 그녀를 기다릴 수 없습니다.
주변을 둘러봅니다. 유원지는 안양 예술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다시는 여기 올 수 없을 거야! 미안해 미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