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과 입시 준비하는데 글 괜찮은지 봐주라

쓰니2020.08.16
조회232
아주 비판적으로 헐뜯어주면 고마울거같애
개연성이나 문체, 억지스러운거 암튼 좀 이상하다 싶으면 다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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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죽었다. 어린 시절 꽃을 따 내 머리에 꽂아주던 아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아빠와 나는 주말마다 산으로 가서 예쁜 꽃들을 따곤 했다. 식물학자였던 아빠의 영향에 나도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노력한거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을때나 안좋은 일이 생기면 아빠는 늘 나를 자신의 연구실이 있는 숲으로 데려다 주었다. 엄마가 죽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빠와 단 둘이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며 낮잠을 자거나 네잎클로버를 수집하며 시간을 보내면 온갖 걱정은 없어지고 그 자리를 알록달록한 꽃들이 대신했다.
“하영아, 아빠가 연구에 꼭 필요한 꽃이 하나 있는데 그게 아프리카에만 있어. 그 꽃을 수집하고 돌아오는데 시간이 좀 걸려도 괜찮을까?”
“응. 괜찮아. 나도 할거 있어.”나는 아빠가 부담스러워할까봐 흔쾌히 허락해준다고 했다. 그때 가지말라고 조금만 더 고집을 부려볼걸.
아빠는 세 달 동안 아프리카에 갔고 난 아빠가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온건 아빠가 아니라 아빠의 유언장이였다. 경찰은 아빠가 전염병으로 죽었다고 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버거운 아픔이였다. 엄마와 아빠를 둘 다 잃고 나는 세상의 짐을 나 혼자만 가지고 살아가야했다.
나는 아빠의 유언대로 시신을 연구실이 있는 숲에 두고 풍장시켰다. 머리를 쓰면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어서 나는 그 날 이후 거의 매일 책과 함께 잠이 들곤 했다. 몇 달이 지나 나는 서울에 있는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에 합격했고, 아빠의 시신을 놔두고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내려갔다.
서울 생활에 적응하며 차차 그리움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가던 중 한 뉴스를 봤다.
“강원도 00에있는 00산에 규모가 큰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아직 사상자는 없으며.....”
아빠를 풍장시킨 산이였다. 나는 다음날 아침 짐을 싸 숲을 찾아갔다. 다행이 불은 진압되어있었고 나는 소방대원들에게 허락을 받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아빠, 제발......”
연구실 앞을 도착하자 아빠의 시체는 많이 부패되어있었지만 불에 타진 않았다. 나는 무릎을 꿇고 그 자리에서 넋놓고 울었다. 서울에서 참아왔던 눈물샘이 아빠를 보니 폭발했다. 내 앞에 있는 시신은 더 이상 아빠같지 않았다. 검게 변해버린 몸뚱아리와 구린내는 누군지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해졌다. 이미 예측은 했지만 실제로 보니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았다. 술에 취해 쩔어있는 며칠이 생각났다. 갓 대학에 입학해 친구들과 놀러 다니느라 아빠를 신경쓰지 못했다. 아빠의 뼈 밖에 안남은 손 위엔 낙엽 하나가 떨어져있었다. 바람에 날려왔는지 아빠의 뼈 틈새에 끼어 있는 낙엽은 마치 아빠가 나를 위에 주운 것 처럼 모양이 아주 예뻤다. 가방에서 늘 가지고 다니는 노트를 꺼내 낙엽을 꽂았다. 그리곤 서울로 돌아갔다. 나는 인쇄소를 찾아 그 낙엽을 코팅해서 책갈피로 사용했다. 아빠가 죽고나서 주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