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직장인 여자예요.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던 열등감 있는 친구 얘기를 써볼까 해요.
친구가 많지 않아서 어디 말할 곳도 없고, 이곳에는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아 꺼내봅니다.
저에겐 대학교 동기로 처음 만난 동성친구가 있어요. 제가 먼저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데, 그친구는 저에게 먼저 다가와줬고, 여기 가자 저기 가자 하며 저를 많이 챙겨줬던 친구였어요.
대학생땐 대외활동, 유학 등 저보다 앞서 행동했던 친구여서 배울 점도 많았죠.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학업, 진로, 교우관계에 있어선 똑부러지고 신념있는 멋진 친군데, 연애만큼은 잘 안 풀리더라고요. 외모가 좀 쎄보이고 전형적인 미인형은 아니어서 그런지 항상 쓰레기들만 만나서 상처받고 차이고.. 그래도 꿋꿋하게 새로운 사람을 꾸준히 만나서 연애는 줄곧 하더라고요.
반면 저는 얌전해 보이는 인상이어서 연애는 큰 탈없이 무난했던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이 친구는 20대 초반부터 종종 저를 깎아내리는 말을 해왔어요. 내가 만만해보여서 나에게만 그러는 건지, 모든 친구들에게 그러는건진 모르겠어요. 학교 동기들 여러명 모인 자리도 함께 했었는데 적어도 제가 아는 선에선 저에게만 그런 말들을 하는 것 같았어요. 사례를 들어볼게요.
1. 성형사실 아우팅
20대 초반에 쌍수를 했어요. 첫 번째 수술이 너무 티나게 돼서 첨 보는 사람들도 알 정도여서 스크레스를 너무 받았던 시절. 남녀 모인 자리에선 꼭 제 성형 얘길 하더라고요.
“얘 쌍수했어”
“얘 눈썹문신도 했다? ㅋㅋㅋㅋ”
라며 제 성형사실이 개그소재인 것처럼 웃으며 말하더라고요. 남녀 미팅 자리에서도 저러길래 저는 엄청 충격을 받았고, 그 자리 사람들도 분위기 싸해져서 불편한데 지혼자 신나서 눈썹문신도 아우팅하고..
저때 너무 바보같아서 기분 나빴던 걸 제대로 말도 못했었네요. 그 이후로도 비슷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됐어요.
2. 내로남불
저를 꼭 가르치려 들어요. 얘랑 있으면 남자 얘기를 하게되는데, 이 친구가 이남자는 어떻고 저떻고 실컷 얘기하다 제 차례가 됐어요. 제가 이번에 썸타는 사람은 외모가 내스타일이 아니고 이 부분은 어떻고 이런 말을 했더니
“너 사람 외모갖고 평가하지마. 그거 안 좋은 거야”
“ 너 너무 남자 조건 보지마. 안 좋게 보여”
신나서 떠들땐 언제고 정색하면서 갑자기 저러니 벙찌더라고요.
3. 갑분 정색
위랑 비슷한 일화예요. 이 친구랑 공통적으로 아는 대학 동기가 있어요. 쌍수하고 예뻐졌더라고요.
제가 사진 보며 “와 예뻐졌다!” 이러면서 감탄했더니 갑자기 정색하면서
“야. 너 왜그래? 걔 원래 예뻤어! 쌍수하기 전에도 예뻤다고. “ 이러면서 제가 마치 여자동기의 외모를 비하라도 했다는 듯이 화내더라고요. 못생겼는데 예뻐졌다고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정말 예뻐졌다! 라고만 했는데 이친구가 대신 열폭해서 황당했어요.
4. 내 아픔을 즐거워 함
제가 최근에 썸타던 남자가 질이 안 좋은 사람이었어요. 사귀지 않았던 게 다행이었죠. 그 얘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넌)꼭그런애를 만나게 된다?”
“다음번엔 신중하게 만나자 ㅋㅋㅋㅋ”
내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그런 남자만 만난다는 듯이, 나를 위로해주진 못할 망정 저렇게 비아냥 대는 거 있죠..
비슷한 얘길 다른 절친들에게도 했는데, 그친구들은 진심으로 속상해하며 위로해줬거든요. 니잘못 아니고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거라고요..
5. 내 연애를 ‘금사빠’로 폄하
(생각나서 추가해봅니다)
저는 솔로일 때 소개팅이나 헌팅이 종종 들어오는데요, 최근에 했던 연애들은 3-6개월 정도로 오래가지 못했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괜찮다고, 아직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거라고 위로해주는데 이 친구는 걱정을 가장해 제 연애를 깎아내려요.
“내 친구중에 니가 제일 걱정이야. 너 금사빠잖아!”
(금사빠라는 말은 금시초문. 전혀 금사빠 아니고 오히려 사랑에 잘 빠지지 않는 이성적인 스타일이에요)
“내가 왜 금사빠야?”
“너 남자 많잖아”
아니라고 설명했더니 “아 그래?” 이러고 말고요..
—
이런 크고작은 일들 때문에, 바보같은 저는 그자리에서 바로 말도 못 하고 이친구랑 서서히 거리 두는 방법을 택했었어요. 제가 먼저 선톡 안 하고 1-2년 정도 안 본 적도 있어요.
그러다 이친구가 드디어 제대로된 남자를 만나서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자존감도 높아졌나 싶어서 다시 연락하고 작년부터 가끔씩 봐오고 있어요. 남자 때문인지 아님 나이가 들어서 독기가 빠진건지, 갑자기 정색하는 일은 잘 없길래 그친구한테 상처받은 과거는 잊나 싶었는데 최근 4번 일을 겪고 나니 이 친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게 맞나 고민돼요.
매번 이러는게 아니라 정말 잊을만 하면 한번씩 크고작게 실망감을 안겨주네요.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한동안 또 거리를 두는게 맞는지.. 이친구 왜 이러는지 알려주실 분..? 그리고 어떻게 하는게 맞나요..
==
(9/1 추가)
하루 지나고 들어오니 오늘의판에 ...!
소중한 시간 내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저랑 비슷한 경험 했다고 하신 분들도 있고 끊어내라는 의견이 가장 많네요. 그래도 위로 받고 갑니다..
가장 많이 댓글 주신 부분 설명할게요.
(1) 왜 끊어내지 못하냐
마지막 남은 대학 동기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친구랑 20살때부터 찍은 사진들도 많고, 대학시절, 취준생 시절... 서로 위로해주고 챙겨줬던 기억들이 있어요. 내 20대 시절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 같아서 모질게 끊어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항상 연락은 이 친구가 먼저 했었어요. 잘 지내냐, 보고싶다 등등 ... 그래서 친구땜에 상처 받았다가도 먼저 연락오면 안 좋은 기억은 잊고, 다시 만나게 되고 그랬었나봐요.
추억은 사진으로만 기억하고 이제 정리해야 겠네요.
(2) 쓰니가 친구를 더 무시하는 것 같은데?
어느 부분에선 맞아요. 이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연애가 불행해서 그랬는지, 저는 이친구 앞에서 한 번도 남자친구 자랑, 행복한 얘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친구는 남자 땜에 울고 우울해하는데 제가 그앞에서 그런 얘길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저 나름의 배려였던 거죠. 보통은 친구 고민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토닥토닥 했던 것 같네요..
이 친구가 절 무시하는 것 같다는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제가 할말 제대로 못 하고 쭈굴.. 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이친구가 뭐라 하면 그냥 반격 못 하고 상처받고 끝내고 이런 관계가 지속됐던 것 같아요. 휴..이제야 관계가 객관적으로 보이네요.
(3) 친구 결혼식 후로 관계 정리될 것 같다
저도 그럴 것 같아요. 저는 당연히 10년 넘은 친구니까 결혼식도 가고 축의금은 얼마 정돈 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친구가 내 결혼식에 올까? 라고 생각해 봤을때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더라도 엄청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게 아닌.. 마지 못해 오는..?
ㅎㅎㅎㅎ 현타 오네요.
베프라 믿었던 친구.. 이거 열등감인가요?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던 열등감 있는 친구 얘기를 써볼까 해요.
친구가 많지 않아서 어디 말할 곳도 없고, 이곳에는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아 꺼내봅니다.
저에겐 대학교 동기로 처음 만난 동성친구가 있어요. 제가 먼저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데, 그친구는 저에게 먼저 다가와줬고, 여기 가자 저기 가자 하며 저를 많이 챙겨줬던 친구였어요.
대학생땐 대외활동, 유학 등 저보다 앞서 행동했던 친구여서 배울 점도 많았죠.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학업, 진로, 교우관계에 있어선 똑부러지고 신념있는 멋진 친군데, 연애만큼은 잘 안 풀리더라고요. 외모가 좀 쎄보이고 전형적인 미인형은 아니어서 그런지 항상 쓰레기들만 만나서 상처받고 차이고.. 그래도 꿋꿋하게 새로운 사람을 꾸준히 만나서 연애는 줄곧 하더라고요.
반면 저는 얌전해 보이는 인상이어서 연애는 큰 탈없이 무난했던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이 친구는 20대 초반부터 종종 저를 깎아내리는 말을 해왔어요. 내가 만만해보여서 나에게만 그러는 건지, 모든 친구들에게 그러는건진 모르겠어요. 학교 동기들 여러명 모인 자리도 함께 했었는데 적어도 제가 아는 선에선 저에게만 그런 말들을 하는 것 같았어요. 사례를 들어볼게요.
1. 성형사실 아우팅
20대 초반에 쌍수를 했어요. 첫 번째 수술이 너무 티나게 돼서 첨 보는 사람들도 알 정도여서 스크레스를 너무 받았던 시절. 남녀 모인 자리에선 꼭 제 성형 얘길 하더라고요.
“얘 쌍수했어”
“얘 눈썹문신도 했다? ㅋㅋㅋㅋ”
라며 제 성형사실이 개그소재인 것처럼 웃으며 말하더라고요. 남녀 미팅 자리에서도 저러길래 저는 엄청 충격을 받았고, 그 자리 사람들도 분위기 싸해져서 불편한데 지혼자 신나서 눈썹문신도 아우팅하고..
저때 너무 바보같아서 기분 나빴던 걸 제대로 말도 못했었네요. 그 이후로도 비슷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됐어요.
2. 내로남불
저를 꼭 가르치려 들어요. 얘랑 있으면 남자 얘기를 하게되는데, 이 친구가 이남자는 어떻고 저떻고 실컷 얘기하다 제 차례가 됐어요. 제가 이번에 썸타는 사람은 외모가 내스타일이 아니고 이 부분은 어떻고 이런 말을 했더니
“너 사람 외모갖고 평가하지마. 그거 안 좋은 거야”
“ 너 너무 남자 조건 보지마. 안 좋게 보여”
신나서 떠들땐 언제고 정색하면서 갑자기 저러니 벙찌더라고요.
3. 갑분 정색
위랑 비슷한 일화예요. 이 친구랑 공통적으로 아는 대학 동기가 있어요. 쌍수하고 예뻐졌더라고요.
제가 사진 보며 “와 예뻐졌다!” 이러면서 감탄했더니 갑자기 정색하면서
“야. 너 왜그래? 걔 원래 예뻤어! 쌍수하기 전에도 예뻤다고. “ 이러면서 제가 마치 여자동기의 외모를 비하라도 했다는 듯이 화내더라고요. 못생겼는데 예뻐졌다고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정말 예뻐졌다! 라고만 했는데 이친구가 대신 열폭해서 황당했어요.
4. 내 아픔을 즐거워 함
제가 최근에 썸타던 남자가 질이 안 좋은 사람이었어요. 사귀지 않았던 게 다행이었죠. 그 얘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넌)꼭그런애를 만나게 된다?”
“다음번엔 신중하게 만나자 ㅋㅋㅋㅋ”
내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그런 남자만 만난다는 듯이, 나를 위로해주진 못할 망정 저렇게 비아냥 대는 거 있죠..
비슷한 얘길 다른 절친들에게도 했는데, 그친구들은 진심으로 속상해하며 위로해줬거든요. 니잘못 아니고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거라고요..
5. 내 연애를 ‘금사빠’로 폄하
(생각나서 추가해봅니다)
저는 솔로일 때 소개팅이나 헌팅이 종종 들어오는데요, 최근에 했던 연애들은 3-6개월 정도로 오래가지 못했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괜찮다고, 아직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거라고 위로해주는데 이 친구는 걱정을 가장해 제 연애를 깎아내려요.
“내 친구중에 니가 제일 걱정이야. 너 금사빠잖아!”
(금사빠라는 말은 금시초문. 전혀 금사빠 아니고 오히려 사랑에 잘 빠지지 않는 이성적인 스타일이에요)
“내가 왜 금사빠야?”
“너 남자 많잖아”
아니라고 설명했더니 “아 그래?” 이러고 말고요..
—
이런 크고작은 일들 때문에, 바보같은 저는 그자리에서 바로 말도 못 하고 이친구랑 서서히 거리 두는 방법을 택했었어요. 제가 먼저 선톡 안 하고 1-2년 정도 안 본 적도 있어요.
그러다 이친구가 드디어 제대로된 남자를 만나서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자존감도 높아졌나 싶어서 다시 연락하고 작년부터 가끔씩 봐오고 있어요. 남자 때문인지 아님 나이가 들어서 독기가 빠진건지, 갑자기 정색하는 일은 잘 없길래 그친구한테 상처받은 과거는 잊나 싶었는데 최근 4번 일을 겪고 나니 이 친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게 맞나 고민돼요.
매번 이러는게 아니라 정말 잊을만 하면 한번씩 크고작게 실망감을 안겨주네요.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한동안 또 거리를 두는게 맞는지.. 이친구 왜 이러는지 알려주실 분..? 그리고 어떻게 하는게 맞나요..
==
(9/1 추가)
하루 지나고 들어오니 오늘의판에 ...!
소중한 시간 내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저랑 비슷한 경험 했다고 하신 분들도 있고 끊어내라는 의견이 가장 많네요. 그래도 위로 받고 갑니다..
가장 많이 댓글 주신 부분 설명할게요.
(1) 왜 끊어내지 못하냐
마지막 남은 대학 동기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친구랑 20살때부터 찍은 사진들도 많고, 대학시절, 취준생 시절... 서로 위로해주고 챙겨줬던 기억들이 있어요. 내 20대 시절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 같아서 모질게 끊어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항상 연락은 이 친구가 먼저 했었어요. 잘 지내냐, 보고싶다 등등 ... 그래서 친구땜에 상처 받았다가도 먼저 연락오면 안 좋은 기억은 잊고, 다시 만나게 되고 그랬었나봐요.
추억은 사진으로만 기억하고 이제 정리해야 겠네요.
(2) 쓰니가 친구를 더 무시하는 것 같은데?
어느 부분에선 맞아요. 이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연애가 불행해서 그랬는지, 저는 이친구 앞에서 한 번도 남자친구 자랑, 행복한 얘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친구는 남자 땜에 울고 우울해하는데 제가 그앞에서 그런 얘길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저 나름의 배려였던 거죠. 보통은 친구 고민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토닥토닥 했던 것 같네요..
이 친구가 절 무시하는 것 같다는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제가 할말 제대로 못 하고 쭈굴.. 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이친구가 뭐라 하면 그냥 반격 못 하고 상처받고 끝내고 이런 관계가 지속됐던 것 같아요. 휴..이제야 관계가 객관적으로 보이네요.
(3) 친구 결혼식 후로 관계 정리될 것 같다
저도 그럴 것 같아요. 저는 당연히 10년 넘은 친구니까 결혼식도 가고 축의금은 얼마 정돈 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친구가 내 결혼식에 올까? 라고 생각해 봤을때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더라도 엄청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게 아닌.. 마지 못해 오는..?
ㅎㅎㅎㅎ 현타 오네요.
(급마무리)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